4대 금융지주가 23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실적 발표 기간에 돌입한다.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관련 배상 비용을 1분기에 반영한 만큼 2분기부터는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발표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2분기(4조2813억원)에 비해 5.8% 늘어난 수준이다. 올 1분기(4조2286억원)와 비교하면 7.1% 뛰었다.
KB금융지주는 이날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어 25일 우리금융, 26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금융지주 핵심 계열사인 4대 시중은행은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H지수 ELS와 관련해 지난 4월 자율 배상 절차에 돌입했다. 올 1분기 ELS 배상 금액을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한 규모는 국민은행 8620억원, 신한은행 2740억원, 하나은행 1799억원, 우리은행 75억원 등이다.
이에 따라 4대 금융의 올 1분기 합산 순이익은 1년 전(4조9126억원) 대비 13.9% 줄어든 4조2286억원에 그쳤다.
홍콩 H지수 반등에 따라 ELS 배상 비용이 일부 환입되면서 2분기 영업외손익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 관련 비용이 가장 많았던 KB금융은 환입액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및 구조조정과 관련한 추가 충당금과 NPL 커버리지 비율 상향을 위한 보수적인 추가 충당금 적립 등에도 불구하고 홍콩 H지수 상승에 따라 1분기에 인식된 ELS 손실 비용 일부가 환입되는 데다 시중금리 하락으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민, 신한, 하나은행은 H지수 5100포인트 수준에서 배상액을 반영했는데 현재 6400포인트를 상회하고 있어 최소 30%의 환입금이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회사별 실적 컨센서스를 보면 KB금융은 2분기 1조4749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분기(1조491억원)보다 40.6% 늘었고, 전년 동기(1조4991억원) 대비로는 1.6% 줄어든 수준이다.
신한금융의 2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1조3054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1조2383억원) 대비 5.4%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KB금융의 순이익 컨센서스와 비교하면 1700억원 가까이 격차가 벌어진다. 컨센서스대로라면 올 1분기 탈환한 금융지주 1위 자리를 KB금융에 다시 내주게 될 전망이다.
다만 상반기 기준으로는 신한금융이 2조626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KB금융(2조5240억원)보다 앞설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2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9631억원, 우리금융은 7864억원으로 3, 4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4.8%, 25.8% 증가한 수준이다.
시장은 각 금융지주가 발표할 주주환원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4월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인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 배당을 도입했다. 주당 현금 배당금은 분기별 3000억원, 연간 1조2000억원 규모의 배당 총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지난 2월에 이어 이달 3200억원 이상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7월 자사주 3200억원 이상 매입·소각을 발표할 전망”이라며 “CET1 비율이 2분기에도 13%를 충분히 상회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자사주 매입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주당 배당금을 지난해 1분기 525원에서 올 1분기 540원으로 늘렸다. 1분기 15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소각한 신한금융은 3분기까지 3000억원을 추가로 매입·소각한다. 하나금융도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작년의 2배 규모인 3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최정욱 연구원은 “이번 실적 발표의 관전 포인트는 이익보다도 KB금융의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실시 규모와 하나금융의 추가 실시 여부인데, 시장에서는 이를 주주환원 개선 추세의 척도로 여길 것”이라며 “다만 2분기 CET1 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을 감안하면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 규모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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