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금융권에서의 무료 환전 서비스가 저렴한 수수료를 넘어 다양한 종류의 통화 환전으로 경쟁이 확대되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달러에만 집중한 점도 물음표가 붙는다.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서비스 오너는 “달러는 다양한 외화환전의 기본이 되는 통화”라며 “고객 입장에서 가장 유리하게 환전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달러를 쉽고 합리적으로 소지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은행권 무료 환전 서비스 가운데 국내 ATM 출금도 수수료 없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졌다. 전국 총 5곳의 신한은행 외화 ATM에서 카카오뱅크 앱 내 QR코드를 인식하면 된다. ATM 출금은 회당 최소 100달러부터 가능하며, 하루 최대 600달러까지 인출할 수 있다.
시중은행에 혁신 전파했던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과 동시에 24만명이 계좌를 개설할 정도로 큰 관심을 얻었다. 카카오톡이라는 메가 플랫폼이 주는 친근함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근본적으로 ‘탈 공인인증서’라는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로 고객들을 끌어 모았다. 당시에는 공인인증서가 없으면 계좌 이체와 같은 간단한 금융거래도 불가능했다. 이와 같은 편의성과 혁신을 앞세워 카카오뱅크는 2030 고객 유치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에도 탈 공인인증서라는 금융 혁신을 전파하며 ‘메기 효과’를 일으켰다.
동호회 등의 회비를 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모임통장’을 선보였고, 전월세 보증금의 최대 80%를 대출할 수 있는 전월세보증금대출도 완벽한 비대면으로써 금융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따라서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에 대해 디지털 혁신을 통한 편의성 및 금융 접근성을 높이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에 충분히 부합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트래블 전쟁' 참전은 아니라지만
카카오뱅크는 이번 달러박스 출시에 대해 은행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트래블 전쟁’ 참전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선보인 달러박스는 카카오뱅크가 그동안 이끌어왔던 혁신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하나은행이 지난 2022년 7월 출시한 해외여행 서비스 트래블로그는 2030 고객들의 해외여행에 대한 니즈를 충분히 반영했다는 평가다. 트래블로그를 사용하면 원화를 모바일 앱 안에서 해당 국가의 통화로 수수료 없이 환전할 수 있게 했다. 특히 해외 가맹점과 ATM 출금 이용 수수료 없이 무료로 결제할 수 있다.
이후 인터넷전문은행 막내인 토스뱅크는 17개 외화에 대해 환전 수수료 무료 정책을 내세우며 무료 환전 서비스의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후 KB국민‧신한‧우리은행도 무료 환전 수수료 상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하나카드는 이들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 트래블로그의 환전 가능 통화를 58종까지 확대하며 시장의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뱅크가 달러박스를 출시했지만 기존 은행과 큰 차별점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ATM 출금 수수료 무료 정도가 그나마 눈에 띄는 기능이라는 평가다. 더욱이 경쟁 은행들의 경우 외화로 카드 결제에 있어서도 당행 혹은 자사 카드로 결제가 가능하지만 카카오뱅크는 트래블월렛 카드를 별도로 발급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은행권 관계자는 “사실상 무료 환전 서비스의 경우 이미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라며 “이제 수수료, 재환전 수수료 등의 경쟁이 아닌 어느 국가의 다양한 통화를 저렴하게 환전할 수 있느냐로 경쟁이 전환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가 전 세계 통화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카카오뱅크의 달러박스가 어떠한 부분을 강조하고 있는지 이해는 되지만 경쟁사와 달리 늦게 해당 서비스를 선보였다면 고객이 끌릴만한 혁신적인 기능이나 서비스가 분명히 필요했다”고 첨언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트래블‧여행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외화를 사용하는 트렌드를 만들기 위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달러를 선물하는 서비스도 친구, 가족에게 보낼 수 있다는 점은 타행과 동일하지만 편의성에서는 차이가 존재한다”며 “카카오톡 친구라면 계좌‧전화번호 등 입력하는 번거로운 절차 없이 선물을 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카카오뱅크는 경쟁적으로 출시되는 트래블 서비스를 모방하기 보다 다양한 파트너들과 상생을 이루며 외연을 넓히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이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iyr62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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