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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지 못한 'CB 부메랑'...카카오게임즈, 3700억 조기상환 대책은?

기사입력 : 2024-03-15 07:00

(최종수정 2024-03-1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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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 CB 전환가액 대비 주가 반토막
투자자 74% 조기상환 요구…이달까지 갚아야
“기존 IP 고도화·신작 통해 성장 모멘텀 모색”

사진제공=카카오게임즈 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제공=카카오게임즈
[한국금융신문 이주은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3년 전 대거 발행한 전환사채(CB)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업황 부진과 실적 하락세로 주가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주가가 CB 전환가액보다 낮아지자 투자자들이 대거 CB 조기상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가 2021년 3월 발행한 5000억원 규모의 사 CB에 대해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신청 비율이 74%에 달했다. 원금의 74.17%에 해당하는 3708억5425만원에 대해 조기상환 요청이 들어온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달 중 해당 금액을 투자자들에게 현금으로 갚아야 한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기관들이 풋옵션 첫기간에 전부 청구하지 않고 조금 상황을 지켜볼 겸 자투리를 남긴 것 같다”고 전했다.

해당 CB의 만기일은 2026년 3월 31일이다. 당시 회사가 발행한 CB의 표면이율은 0%, 만기보장수익률도 0%다. 이자가 0%라 주가 상승을 통해서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였는데,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CB 전환가액인 5만2100원 대비 반토막도 훨씬 더 난 상황이다. 14일 종가 기준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2만3550원이다. 3·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모두 3%대 초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또, 실적 부진과 함께 업황 둔화가 지속되고 있어 당장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는 연결 기준 매출 1조241억원, 영업이익 74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과 비교해 약 11%, 58% 하락했다.

게임업계 전반에 깔린 역성장 우려도 존재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시장 규모는 2022년보다 10.9% 감소한 19조700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게임 산업의 마이너스 성장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만기가 2년이 넘게 남았음에도 75% 가까이 되는 투자자가 투자 원금 회수에 나선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하고 있는 자금으로 자체 상환에 나설 것으로 보이나 단기에 현금성자산 유출이 발생하는 터라 상당한 재무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7월 출시한 MMORPG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이후 신작이 부재한 상황이라 올해 1분기 성적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3분기 말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한 금액은 약 7800억원이다.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기존 IP(지식재산권)의 서비스 권역 확장으로 신성장동력을 모색, 기업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정통 MMORPG ‘아키에이지 워’를 올해 2분기 중화권(대만·홍콩·마카오) 지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권에 출시한다. 글로벌 대규모 트래픽을 기반으로 한 볼륨감 있는 경쟁 구도를 조성해 전쟁의 재미를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모바일 전략 수집형 RPG ‘에버소울’은 서브컬처 본고장인 일본 시장에 선보인다. 현지 성우를 기용해 풀더빙을 진행하고 현지 이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서비스 고도화 작업에 한창이다.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IP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국내와 대만에서 쌓은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북미·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아울러 신작 ‘가디스 오더’는 올 하반기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담금질 작업 중이며, 자회사 엑스엘게임즈는 PC MMORPG ‘아키에이지’를 이어 ‘아키에이지2’를 콘솔 및 PC 플랫폼 게임으로 개발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흥행 IP를 활용해 모멘텀을 이어나가는 동시에 플랫폼 및 서비스 권역을 확장할 신작 IP도 선보이며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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