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전일(16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과 관련해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한 산업은행법이 국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며 “해양과 금융 중심지 부산은 우리나라가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치적 유불리, 지역의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 전체의 미래를 위한 길임을 고민해주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본점 소재지를 서울로 규정한 산업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부산 이전에 속도를 낼 수 있다. 한국산업은행법 제4조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여당은 본점 소재지를 부산으로 규정하는 산업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야당 반발로 국회 논의도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제21대 정기국회가 지난달 9일 종료되면서 산은법 개정안은 오는 25일과 다음달 1일 열리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어야 한다. 통과되지 못할 경우 이번 국회에서 산은법 개정안이 폐기돼 제22대 국회로 넘어가며 부산 이전이 불발될 가능성이 더욱 커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석훈 회장은 2024년 신년사를 통해 “국가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산업자본이 풍부하게 축적된 부·울·경 중심의 남부권을 경제성장의 새로운 축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지자체와 손을 맞잡고 전통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미래 신산업 중심으로 탈바꿈시키고 지역에 특화된 혁신창업타운을 조성해 수도권이 아닌 곳에서도 유니콘이 탄생할 수 있도록 지역 벤처 생태계를 키워나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강석훈 회장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국가균형발전의 국가적 아젠다 실현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지점 영업을 총괄하는 중소중견부문을 지역성장부문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부산지역으로 이전했다. 또한 동남권투자금융센터를 신설해 동남권지역 녹색금융, 벤처투자, 지역개발 업무 등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자체, 금융기관 등과 총 1000억원 규모의 ‘동남권 지역혁신 재간접 펀드’를 조성해 동남권 혁신 벤처·중소기업 투자를 추진할 계획으로 지난해 10월 ‘동남권 지역혁신 재간접 펀드’ 중 1호 펀드로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모(母)펀드 기준 1000억원, 자(子)펀드 기준 2500억원 이상 조성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해양금융의 중심지인 부산을 거점으로 해양물류 분야 혁신 및 차세대 친환경선박 도입 등을 지원하는 해양특화금융 서비스도 강화했다. 산업은행은 부산에 해양산업금융본부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 해양산업금융본부 내 해양산업금융2실을 신설해 관련 조직과 인력을 확충했다. 또한 차세대 고부가가치 선박 도입 및 스마트 항만인프라 구축 지원기능을 도입하는 등 해양산업 특화 금융서비스를 강화했다.
금융위원회도 올해 주요업무 추진계획으로 산업은행이 지역개발을 총괄하는 정책금융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산업은행 노조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산은 노조는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시 향후 10년간 7조39억원의 기관손실과 더불어 15조4781억원의 국가적 파급효과 손실이 예상된다”며 기업별 ‘재무 및 자금부서’ 직원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이전을 강행한다면 기업금융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또한 직원들의 이탈도 늘어나고 있다. 지방 이전 소식에 4~5급 실무진들의 퇴사율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찬 한국금융신문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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