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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3.5% 8연속 동결…"금리인하 논의 시기상조"(종합)

기사입력 : 2024-01-1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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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3%대 5개월째 지속…'라스트마일' 대응
1년 만에 통방문에서 '추가인상 필요성 판단' 삭제
금통위원 전원일치…'점도표' 5명 전원 3개월 동결
태영건설 PF 사태, 이창용 "한은이 나설 때 아니다"
美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자산 가치·안정성 시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4.01.11)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4.01.11)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8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다.

한은은 0.5%까지 낮췄던 기준금리를 지난 2021년 8월을 기점으로 전환해 1년 반 가량 2023년 1월까지 총 3.00%p 올린 뒤 이후 정지하고 1년째 동결을 유지해오고 있다.

물가, 가계부채, 대외환경 상황 모두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관망 모드(Wait and See)'로 금리를 유지했다.

물가가 5개월째 3%대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라스트 마일(last mile, 마지막 걸음)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잘 마무리하겠다는 기조로 목표 달성 가시권까지 정책 유지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높은 가계부채 부담도 금리 동결 배경 요인으로 지목된다.

조기인하 기대감이 다소 수그러든 미국 통화정책 등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가 높지만, 거시적 금리정책에서 최우선 변수는 아니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표가 물가안정이라는 점을 강조해온 만큼, 이번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은 예상 부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2% 올랐다. 고유가 등이 반영되면서 5개월째 3%대를 기록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2023년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년대비 10조1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주택담보대출이 45조1000억원 급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4.01.11)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4.01.11)
또 대외적으로 미국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 기류인 가운데, 운신의 폭을 생각하면 한은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기보다 동결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연준은 지난 2023년 12월 12~13일(현지시각)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5.25~5.50%로 유지했다.

현재 미국의 금리인하가 단행되는 피봇(pivot, 통화정책 방향전환) 개시 시기가 주목되고 있다.

국내 채권전문가들도 지난해 12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 공개 이후 기준금리 조기인하 전망이 약화되고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거의 대다수가 동결을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는 2023년 12월 29일~2024년 1월 4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0명 중 98%(98명)가 1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한은 금통위 금리 동결 결정은 전원일치였다.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전망의 불확실성도 큰 상황인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고 밝혔다.

특히 직전 회의까지 1년 가까이 통방문 마지막에 넣었던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이라는 문구가 이번에 삭제됐다.

다만 충분한 통화긴축 기조 지속에 무게를 뒀다.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 총재는 모두발언에서 "섣불리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수 있고 또한 현 상황에서는 금리인하가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보다 부동산가격 상승기대를 자극하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며 "따라서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함으로써 물가안정을 이루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리인하 관련 시장 전망에 대한 개별 질문에서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은 현 상황에서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의 일종의 점도표(dot plot) 상 향후 3개월 간 기준금리 전원 동결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최종금리 관련 지난해 11월 금통위 때는 4명 위원이 3개월 기간 3.75%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놔야 한다고 했고, 2명은 3.50%를 유지해야 한다고 봤는데, 이번에는 금통위원 5명 모두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충분히 장기간에 걸쳐 물가 안정 기반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향후 적어도 6개월은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4.01.11)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4.01.11)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 사태 관련해서 이 총재는 "한은이 나설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태영건설 사태가 부동산이나 건설업의 큰 위기로 번져 시스템 리스크가 될 가능성은 작다"며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가 시장 불안정을 일으키면 한은이 언제든 지 시장 안전판 역할을 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시장이 흔들리는 정도에 따라 저희(한은)가 대포, 소총 다양한 툴(tool)이 있다"며 "지금은 소총도 쓸 정도도 아니라고 본다"고 비유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승인한 데 대해서는 "비트코인이 확실히 하나의 투자재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총재는 "상장됐으니 변동폭 등을 보고 투자자산으로써 가치와 안정성이 있는 지 시험해 볼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올해 첫 한은 금통위는 박춘섭 전 금통위원이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후임자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6인 체제로 실시됐다.

이날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에 따라,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역전 격차는 상단 기준 최대 2.00%p를 유지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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