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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순환 기반 마련한 한해' 2023 벤처업계 10대 뉴스 [신혜주의 벤처마킹]

기사입력 : 2023-12-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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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순환 기반 마련한 한해' 2023 벤처업계 10대 뉴스 [신혜주의 벤처마킹]이미지 확대보기
벤처투자의 세계는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하지만 알다 보면 재밌는 게 벤처투자입니다. 대한민국 산업의 커다란 물줄기를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도 초기 기업 투자에서 비롯되기 때문이죠. 현재 우리나라 IT를 이끌고 있는 네카라쿠배당토 역시 모두 투자를 받아 성장한 곳이니까요. 여러분이 벤처투자의 세계를 이해하고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그날까지, 신 기자가 매주 수요일 '벤처마킹'으로 찾아오겠습니다. <편집자 주>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벤처산업은 스타트업과 투자자, 정부, 각종 제도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간다. 벤처생태계의 선순환은 벤처기업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에 열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올 한해 벤처업계에는 어떤 큰 변화들이 있었는지 10대 뉴스로 짚어봤다. 10대 뉴스는 벤처업계 전문가와 벤처기업 및 벤처기업협회 회원사 임직원들이 직접 꼽은 이슈들이다.

① 벤처기업법 개정안 통과 및 벤처기업법 상시화
이달 8일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안'(이하 벤처기업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간 한시법으로 운영되고 있던 벤처기업법의 유효기간을 삭제하고 상시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벤처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앞서 개정안은 2007년과 2016년 두 차례 유효기간이 연장된 바 있다. 벤처기업법은 1997년 10년간 유효한 한시법으로 처음 도입됐다. 2007년 법 효력을 10년 연장하면서 오는 2027년 말 소멸을 앞두고 있었다. 벤처기업법은 정부의 정책적 목표 실현에 따라 한시법으로 유지해 왔지만, 시한부 법이라는 점과 벤처생태계 육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개정안에는 벤처기업의 지속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됐다. 벤처기업 우수 인재 유치 및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성과조건부 주식제도' 도입과 벤처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지원할 벤처기업지원전문기관 지정제도 등이 추가됐다.

② 벤처·스타트업 투자 혹한기
올해 벤처투자시장은 혹한기를 겪었다. 금리 인상과 이스라엘 전쟁 등의 요인이 합쳐지면서 투자시장이 위축됐다. 스타트업 생태계 민간 지원기관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 투자 유치액은 지난 9월과 11월을 제외하고 모두 감소했다. 지난 10월에는 294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6.5% 줄었다. 다만 지난달 실적이 재반등하며 벤처투자시장 회복 조짐이 보인다는 분석이다. 11월에는 전년동기 대비 5.1% 증가한 4987억원을 기록했다.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창업자들은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를 46.5점으로 평가했다. 지난해보다 7.2점 낮은 점수다. 창업자의 76.5%는 전년 대비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변화했다고 느꼈다. 정부 역할에 대한 인식도 작년보다 나빠졌다. 창업자들은 정부 역할에 대해 지난해보다 9.6점 줄어든 52.5점을 줬다. 정부가 시급히 개선해야 하는 과제로는 '생태계 기반 자금 확보 및 투자 활성화'(29.5%)와 '각종 규제 완화'(25%) 등을 꼽았다.

③ 복수의결권 주식제도 도입 및 시행
지난달 17일 비상장 벤처기업이 투자유치로 창업주의 의결권 비중이 30% 미만으로 하락하는 경우, 창업주에게 1주당 최대 10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복수의결권 주식제도'가 본격 시행됐다. 비상장 벤처기업의 경우 창업주의 아이디어와 혁신성에 기반한 고위험 사업을 영위하지만, 외부자금 유입이 절실해 대규모 투자유치에 따른 경영권 위협을 감수해야만 했다. 비상장 벤처기업이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창업주이면서 '누적 100억원 및 마지막 50억원'의 투자유치 요건을 갖춰야 한다. 마지막 투자에 의해 창업주의 지분율이 30% 미만으로 하락하거나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해야 한다. 가중된 특별결의(발행주식총수의 3/4 동의)로 정관을 개정한 후, 가중된 특별결의로 복수의결권주식 신주를 발행하게 된다.

④ 대기업-벤처기업 간 아이디어 탈취 논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기업의 스타트업 아이디어 및 기술 도용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0월 26일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는 최수연닫기최수연기사 모아보기 네이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스타트업 기술 탈취 의혹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앞서 스타트업 뉴러의 김려흔 대표는 네이버 쇼핑에서 도입한 '원쁠딜' 사업모델이 자기 아이디어를 탈취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감사에는 홍은택닫기홍은택기사 모아보기 카카오 대표가 출석해 자회사인 카카오VX와 카카오헬스케어, 카카오모빌리티가 스타트업의 기술을 탈취했다는 의혹을 해명할 예정이었지만, 당일 증인 신청이 철회되면서 증인 채택이 불발됐다.

⑤ 플랫폼 스타트업과 전문직역단체와의 갈등
법률·의료·세무 등 전문영역의 서비스에 대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진입장벽을 낮추는 플랫폼들이 각 분야 전문직업 단체의 반대에 가로막혔다. 대표적으로 법률 플랫폼 로톡'은 대한변호사협회, 세금 신고 및 환급 도움 서비스 '삼쩜삼'은 한국세무사회,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는 대한의사협회, 부동산 중개 서비스 플랫폼 '직방'은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 얽혀 있다. 로톡의 경우 지난 9월 법무부가 변협의 로톡 가입 변호사 징계를 취소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둘 사이의 갈등은 일부 해결됐다.

⑥ 기업형 벤처캐피털 증가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은 투자를 매개로 모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해 기존 사업을 확장하거나 신사업 확장, 시장 확대 등 각자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도록 조정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발표한 '한국의 CVC들 : 현황과 투자 활성화 방안' 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 17조2000억원을 기록한 전체 벤처캐피탈 투자 규모는 2022년 14조3000억원으로 17% 감소했다. 반면 CVC 투자 규모는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4조5000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전체 벤처캐피탈 투자 대비 31%에 달하는 수준이다. 강신형 충남대학교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22년 대기업 CVC 투자는 전체(대기업, 중견·중소기업, 해외기업) 중 43%를 차지한 1조764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1조4999억원) 대비 17.64% 증가한 수치다.

⑦ 쪼그라든 국내 비대면 진료
올해 6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시행됐지만 초진 제한과 약 배송 금지 등의 문제로 사업 영역이 대폭 축소됐다. 1개월 이내 병원을 방문한 영수증이나 만성질환자임을 증빙하는 서류를 제출한 환자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달 15일 야간·휴일에 초진을 허용하는 등의 시범사업 일부가 개선됐지만, 약 배송은 여전히 할 수 없다. 야간이나 휴일에 비대면 진료를 받더라도 환자들이 직접 약을 받으러 가야 하는 문제가 있다.

⑧ 인재 확보를 위한 소리 없는 전쟁
IT 전문인력 영입 경쟁 심화 및 개발자 임금 상승 등으로 중소·벤처기업들이 인력난을 겪고 있다. 지난 10월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스타트업 25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스타트업 애로 현황 및 정책과제’ 조사에서 22.0%가 성장 걸림돌로 '인력 부족' 문제를 꼽았다. 특히 IT 전문인력을 뽑기 위해선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근무지인 강남으로 사무실을 이전해야 하는 등 임차료 증가 부담까지 짊어져야 한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⑨ 챗GPT로 촉발된 생성형 AI 돌풍
2022년 11월 30일 미국 인공지능(AI) 개발 기업 오픈AI의 대화형 AI '챗GPT'가 처음 출시된 이후, 거대 언어 모델(LLM)이 적용된 생성형 AI 시장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후 구글의 '바드'와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등 초거대 AI 서비스가 연이어 출시됐다. 메조미디어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7월 중순 만 15~59세 소비자 1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10대 및 20대 응답자 중 생성형 AI를 사용한 비중은 각각 49%, 46%를 기록했다.

⑩ 얼어붙은 스타트업 M&A
올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국내외 인수합병(M&A) 시장이 위축됐다. 한국 스타트업 투자 데이터베이스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2023년 1월 1일부터 12월 27일까지 M&A 투자 금액은 18조3946억원, 투자 건수는 1757건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8.46%, 27.56% 줄어든 수치다. 앞서 정부는 M&A 활성화를 위한 지원안을 내놓았다. 중기부는 지난 4월 M&A 및 세컨더리 벤처펀드 관련 40% 이상 신주 투자 의무를 폐지했다. M&A 벤처펀드의 상장사 투자규제 20% 한도도 완화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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