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이 중구의회의 2024년도 예산 삭감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지 하루 만에 이번에는 길기영 중구의회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구청의 의회 무시 처사’라며 맞불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구가 밝힌 삭감 내역은 구민 실생활에 유용한 정책을 전하는 소식지 예산, 어린이집 개·보수비, 보육 교직원 연수지원비, 의류패션지원센터의 위탁사업비, 주민을 위한 건축 컨설팅 지원비, 시설공단의 경상위탁비 등이다.
이에 중구의회는 다음날인 14일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삭감 당위성을 설명하는 한편, 구청이 의회의 고유 권한을 무시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은 직전 8대 의회의 본예산 삭감액인 2019년도 85억 원, 2020년도 732억 원, 2021년도 526억 원, 2022년도 602억 원 그리고 현 9대 의회, 2023년도 190억 원과 비교한다면 역대 최소 삭감액이라고 설명했다.
중구 의원들은 “고물가·고금리의 장기화와 연일 악화일로를 걷는 현 경제 상황에서 의회는 고심 끝에 구민의 복리증진과 지역 발전을 위한 예산안이 의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다. 1.39% 삭감률이 이를 증명하는 이유”라며, “어려운 세입 여건 속에서 반드시 필요한 예산만을 편성했다는 집행부의 뜻을 각고의 고심 끝에 최대한 반영한 결과”라고 전했다.
중구청은 이번 예산안 의결을 놓고 또다시 재의요구 카드를 꺼내 들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중구 전역에는 의회가 민생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으로 매도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게시된 상태다. 정확히 1년 전과 똑같은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의원들은 “불필요한 정쟁을 유발하고 대립을 자초한 결과는 결국 주민 피해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부디 유념하길 바라며 지금이라도 상생과 진정한 협치를 위한 대화의 장에서 함께 해줄 것을 바란다”고 전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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