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한국GM, KG모빌리티, 르노자동차코리아 등 중견 국산 자동차 3사가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판매 활로를 뚫을 신차가 없다는 게 원인이다.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신차가 나오는 내년 본격적으로 반격한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3사의 내수 판매량은 KG모빌리티 5050대, 한국GM 3016대, 르노코리아 1875대다. 국산·수입차를 통틀어 점유율은 각각 3%, 2%, 1% 수준이다. 현대차(7만2058대), 기아(5만322대)는 물론 고급형 수입차인 메르세데스-벤츠(7158대), BMW(7032대) 판매량을 넘긴 기업이 없다.
3사는 정부의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연계해 작년보다 할인 규모를 키워 판촉활동에 나섰으나 판매량 방어엔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흥행을 주도할 신차가 거의 없다는 게 문제다. 지난달 판매 1000대를 넘긴 모델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2306대), KG 토레스EVX(1667대), 토레스(1546대), 르노 QM6(1034대)에 불과하다. 그나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토레스EVX가 올해 나온 신차다. 토레스와 QM6는 한때 월 판매량이 5000대 이상을 기록한 적도 있는 볼륨모델이었으나 현재는 판매동력 크게 떨어졌다.
3사는 내년 출시되는 신차를 통해 내수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한국GM은 수입 전기차를 통해 제품 라인업을 강화한다. 다만 최근 전기차 수요 감소 등을 고려해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회사는 당초 올해 하반기에 캐딜락의 리릭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EV플랫폼 얼티엄 기반 전기차 10종을 국내 시장에 들여온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UAW(전미자동차노조) 파업에 따른 물량 확보 어려움 등으로 리릭 출시가 내년으로 밀렸다. 미국 본사에서도 국내 출시 가능성이 높은 이쿼녹스EV 등에 대한 현지 출시를 연기한 만큼, '전기차 전략'은 완급 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은 수출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국산차 생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KG모빌리티는 브랜드 최초 전기 픽업트럭을 내년 하반기경 출시할 계획이다. 이 차량은 'O100'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3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첫 공개된 디자인 콘셉트 모델에 따르면 토레스EVX를 기반으로 한 중형급 전기트럭이다. 지난달 BYD와 차량에 탑재할 배터리 협약을 맺는 등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KG모빌리티는 내년 6월 쿠페형 SUV 신차도 준비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작년 8월 새 대주주를 찾은 회사 사정상 신차는 기존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르노코리아는 2020년 XM3 출시 이후 4년 만에 다시 신차를 내놓는다. 프로젝트명은 '오로라1'로 중형급 하이브리드 SUV 모델이다. 지리그룹의 볼보 CMA 플랫폼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바탕으로 르노코리아가 개발을 주도해 부산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삼성이 보유지분을 완전히 털어낸 이후 지리를 새로운 주주(지분 34%)로 맞았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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