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는 고금리와 원자재값 고공행진으로 폐업·부도 사례가 급증하는 등 미증유의 위기에 놓여있다. 간신히 공사를 진행하더라도 분양시장마저 얼어붙다 보니 들인 돈을 회수할 가능성도 적어졌다. 10월 기준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호를 넘긴 상태다.
2년 전 톤당 6만7250원대였던 시멘트 가격은 올해 3분기 기준 9만9000원선까지 올랐고, 레미콘 가격 역시 루베당 6만8000원대에서 8만6000원대까지 급상승했다. 전기료 역시 한전의 적자 압박에 우상향하고 있어 현장의 어려움을 키우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22년 229.7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건설수주는 2023년에 전년 대비 17.3% 감소한 190.1조원을 기록한 이후, 2024년에도 1.5% 감소한 187.3조원으로 전망했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정권이 넘어가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지난 정부에서 했던 사업 얘기가 이번 정부로 넘어오면서 완전히 흐지부지되는 것들은 건설사들의 생존에 엄청난 악영향을 준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더더욱 그게 심각하다”며, “정권 바뀔 때 그러는건 그러려니 하지만, 요즘은 장관만 바뀌어도 아예 다른 소리들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모르겠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견사 한 고위 관계자는 “예를 들어 새만금신공항같은 경우 입찰심의를 앞두고 예산이 78%가량 확 줄어서 아예 사업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 됐다”며, “정부를 믿고 심의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이행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중대재해법과 관련한 이슈도 거론됐다. 또 다른 중견 건설사 한 관계자는 중대재해법 전면시행과 관련해 “예를 들어 안전관리자가 50억 이상 현장에 가게 되어 있는데, 그 기준에서 벗어나는 51억짜리 현장은 안전관리자 두면 오히려 인건비 손해가 막심하다”며, “안전관리자 양성교육 활성화로 소기업이 합리적인 가격에 안전관리자를 둘 수 있도록 조치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중견사 관계자 역시 “최근 지방 현장은 공사비도 공사비지만 각종 분쟁에 대한 소송비용도 늘어나면서 점점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덕분에 아직 부도나 폐업은 안됐지만 한계치에 다다른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물가통계나 원자재값 얘기도 꾸준히 나오지만 이런 통계들조차 현장을 못따라가고 있어서 일선이 느끼는 어려움은 훨씬 더 크다”고 털어놨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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