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가계부채, 대외환경 상황 모두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관망 모드(Wait and See)'로 금리를 유지했다.
이번 금통위의 금리 동결은 예상 부합이다. 한·미 물가 여건 완화 및 국내 가계부채 급증 등으로 긴축 정도가 강화될 필요성이 줄고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우세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100)로 전년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석 달 연속 3%대다. 다만 국제유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물가 상방 리스크가 경감된 것으로 간주됐다.
국내 채권전문가 대다수의 동결 전망과도 부합한다. 금융투자협회는 11월 17~22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0명 중 96%(96명)가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다.
통방문은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경로가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통방문은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는 금통위 뒤 기자간담회에서 통화긴축 기조에 무게를 둔 금통위원 '점도표(dot plot)' 의견을 공개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물가 경로가 상향 조정되고 비용 상승 파급 효과의 지속성, 향후 국제 유가 움직임과 관련한 불확실성 등이 남아있다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나머지 금통위원 2명의 경우 물가뿐 아니라 성장과 금융안정 등을 함께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인 2%까지 수렴하는 기간을 내년 말이나 2025년 초반 정도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히 오래 긴축 기조를 가져가겠다"며 "통방문에서 '상당 기간' 등 오해가 있을 수 있는 표현을 없앴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직전보다 소폭 하향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상향했다.
한은은 2024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직전보다 0.1%p 하향 조정했다.
2024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6%로 직전보다 0.2%p 상향했다.
2023년 성장률 전망치의 경우 1.4%로 유지했다. 다만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6%로 직전보다 0.1%p 올렸다.
한은은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3%,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2.1%를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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