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와 맞손을 잡았다. 지역 농가는 대량 폐기 위기에 놓인 상품들을 판매하는 동시에 판로를 확대할 수 있고, 쿠팡은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생’의 의미가 더해진다. 특히 쿠팡은 고연령대인 지역 농가들의 온라인 진출 등을 돕는 것은 물론 ‘못난이 농산물’을 매입해 농가 활성화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의 고령인구비율은 49.8%로, 당해 전국 고령인구 비율 18.0%보다 2.7배 가량 높다. 시간이 지날수록 농촌의 청년층의 비율은 낮아지고, 고령인구 비율은 더 높아진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청년층이 귀한 농촌에서의 새로운 활로 모색은 꿈만 같은 이야기다.
이에 쿠팡은 고연령층이 집중돼 있는 농촌에 새로운 해결책으로 ‘로켓그로스’를 제시했다. ‘로켓그로스’는 농가나 중소상공인이 쿠팡의 풀필먼트 물류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판매자 프로그램이다. 일반 배송으로 2일 이상 걸렸던 마켓플레이스 상품을 로켓그로스를 통해 당일, 익일 배송 서비스로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하지만 쿠팡을 이용할 줄도 모르고, 해당 서비스가 있는지도 모르는 노년층의 농부들도 많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쿠팡은 각 지역과 손 잡고 소상공인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의 농부들과 소통하고 있다.
◆“못생겨도 괜찮아요” 폐기 위기 놓인 농산물 살리다
못난이 채소는 크기와 모양이 규격에 맞지 않거나 흠집이 있다는 점에서 폐기하거나 헐값에 유통되는 게 통상적이다. 이 때문에 각 농가는 한 해 공들인 수확물을 제 값에 판매하지 못해 큰 손해를 입어왔다.
이에 쿠팡은 악천후가 본격화된 지난 여름 이후 농가 지원과 물가 부담 해소 차원에서 ‘못난이 채소’ 370여 톤을 매입했다. 무·당근·오이·파프리카 등 18종의 못난이 채소를 강원 평창·전북 익산·경남 창녕 등 전국 농가에서 지난 3개월(7월~9월) 간 매입했다.
쿠팡에서는 판매하는 못난이 채소는 일반 채소와 비교해 가격이 30% 가량 저렴하다. ‘못생겨도 맛있는 백오이’는 5개 묶음을 4000원대에 판매한다. ‘못생겨도 맛있는 애호박’은 1개에 1000원대에 판매하는 중이다.
쿠팡의 대규모 못난이 채소 매입에 농가들은 한시름 놓게 됐다. 전북 익산의 농업회사법인 ‘지우’ 이재규 대표는 “올해는 폭염과 폭우로 수확량이 평년 70~80%에 그쳤고 못난이 채소 물량도 약 두 배 정도 늘어 걱정이었다”며 “공들여 재배한 수 십 톤의 파프리카를 폐기할 위험이 있었는데 쿠팡의 도움으로 손해를 줄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쿠팡은 악천후로 피해를 입은 사과·배·포도·단감 등 제철 과일을 1주일간 250톤 매입하기도 했다. 올 들어 연달아 발생한 냉해, 우박 같은 악천후로 인한 피해 누적, 추석 이후 수요 급감으로 어려움에 처한 농가의 과일을 대거 사들였다.
쿠팡이 매입한 과일은 ‘산지 직송’을 통해 고객들에게 신선한 상태로 빠르게 배송된다. 상품별 최적의 온도를 갖춘 신선식품 전용 물류센터를 거쳐 주문 다음날 아침 ‘로켓프레시’로 받을 수 있어 농가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계속된 재해로 수확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지역 농가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대량 매입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농가의 미래를 이끌 청년 농가를 포함해 어려움을 겪는 전국 농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