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자와 매수자 사이 희망가격 격차가 평행선을 달리며 거래량이 줄자, 서울 아파트 매도물량이 역대 최대치인 7만7000건을 돌파하며 쌓여가고 있다.
9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25일 기준 3327건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직전 달인 8월의 3845건과 비교하면 500건가량 줄었다. 계약일 기준이므로 10월 말까지 취합된 결과에 따라 소폭 늘어날 수 있지만, 4월 이후 가장 부진한 거래량이 기록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지난해 미국을 필두로 한 세계 금융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급속도의 긴축에 들어갔다.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4차례 연속 0.75%p 올렸고, 한국은행 역시 0%대였던 기준금리를 3%대 중반까지 밀어 올렸다. 그 결과 지난해 집값은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정책 영향으로 하락하던 전국 집값은 5월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남3구나 광명 등 수도권 인기 지역에서는 이미 전고점 수준으로 회복된 단지들이 등장하는 등 하향안정을 찾던 집값이 다시 상승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최근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특례보금자리론 축소를 단행했다. 오를 대로 오른 집값에도 불구하고 수요층의 매수심리를 떠받치던 정책금융 상품이 힘을 잃으면서 매수자들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마포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 가격 물어보는 전화는 거의 매일 오다시피 하지만 거래를 하겠다는 사람은 없고 매물 내놓는 사람도 별로 없다”고 귀띔했다. 사실상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희망가격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당분간 고금리 상황이 해소되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국내 경기도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줄다리기 판세가 펼쳐질 것”이라며, “매수자와 매도자들 중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에 나서자니 이미 너무 많은 카드를 써버렸고 총선 정국이라 움직이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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