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회장은 지난 18일 프랑스 파리의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세미나' 폐막 연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가 7년 만에 '서든 데스'에 대한 경고를 다시 꺼내든 것은 SK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뜻한다.
그러나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시장 악화로 SK하이닉스는 상반기에만 6조284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4분기 7649억원의 적자를 낸 뒤, 올해 1분기 3750억원 흑자를 냈으나, 2분기 다시 2700억원대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실적악화로 미래 투자를 위한 현금 확보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6월 SK이노베이션은 대규모 배터리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자회사 SK온에 1조18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특히 최 회장은 CEO들에게 "투자 결정 때 매크로(거시환경) 변수를 분석하지 않고, 마이크로(미시환경) 변수만 고려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약 12조원을 들여 미국 인텔로부터 낸드플레시 사업부와 중국 다롄 공장을 인수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부분 D램에 쏠려있는 사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내린 과감한 투자였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정치 갈등이 격화되며 SK하이닉스가 날벼락을 맞았다. 작년 10월 미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한 것이다. 최근 미국이 SK하이닉스의 일부 중국 사업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면서 한숨 돌렸지만 자칫 대규모 프로젝트가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
이날 최 회장도 한국과 SK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며, 미국과 중국 등 경제블록별 글로벌 조직화를 주문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회장, 최재원닫기최재원기사 모아보기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 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의장 등 주요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했다.
CEO 세미나는 상반기 확대경영회의, 이천포럼과 더불어 SK그룹의 3대 전략회의로 꼽힌다. CEO 세미나가 가장 나중에 열리는 만큼 내년도 사업 전략을 최종 점검하는 자리다.
CEO 세미나가 해외에서 열린 것은 14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민간 유치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최 회장이 다음달 개최지 최종 선정을 앞두고, 막판 유치전을 위해 주로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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