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지난해 4대 핵심 사업에 약 8조6000억원을 투자했다. 동시에 투자 기업 가운데 미래 가치가 낮은 곳을 골라 매각을 통한 수익 실현도 추진 중이다. 중국 물류사 ESR, 미국 차량공유 투로, 국내 차량공유 쏘카에 대한 지분을 털어냈다. 지분 매각 검토 중으로 알려진 중국 동박 제조사 왓슨까지 포함하면 약 1조6000억원 차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2021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차량공유 시장에 대한 인기가 사그라들자 이 분야에 대한 비중을 축소하기로 투자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SK㈜는 국내 쏘카 지분 17.9% 전량을 롯데렌터카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매각금액은 내년 9월 쏘카 주가에 따라 최소 1322억원, 최대 1462억원이다. SK는 쏘카 지분을 1090억원에 확보했으니 최대 370억원 차익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SK는 쏘카 기업가치를 8000억원 수준으로 본 셈인데, 한때 3조원대로 평가됐던 쏘카에 8년간 투자한 것 치고는 아쉬운 성적이다.
SK㈜는 2017년 398억원에 매입한 미국 투로 지분 전량도 올해 5월 881억원에 매각해 2배 넘는 차익을 남겼다.
중국 물류기업 ESR에 대한 투자는 비교적 만족스러운 성과를 올렸다. SK㈜는 ESR이 홍콩 증시에 상장되기 전인 2017~2018년 약 49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1% 가량을 사들였다. 2020년 지분 4.6%를 4800억원에 매각하며 원금을 회수한 데 이어, 지난해 3%를 3500억원에 추가로 팔았다.
다만 왓슨에 대한 투자는 배터리 사업과 시너지를 고려한 전략 투자에 가깝다는 점에서 다소 이른 시기에 이익을 실현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동박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로 왓슨은 CATL 등 중국 현지 배터리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SK㈜가 적극적 자금 회수에 나선 것은 그룹 핵심 사업인 반도체(SK하이닉스)와 에너지(SK이노베이션) 부진과 연관있다. 대규모 투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이노베이션에 지난 8월 SK㈜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3800억원을 긴급 수혈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 있다.
한국신용평가 장수명 기업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지난달 진행한 SK그룹 크레딧 이슈 점검에서 “SK는 대규모 투자금 소요로 2018년부터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며 “반도체·배터리 실적이 개선이 늦어진다면 적극적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실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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