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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동결' 8월 금통위원 "성장 하방리스크·금융불균형 확대 상충관계 심화"

기사입력 : 2023-09-1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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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연속 동결' 2023년 8월 한은 금통위 의사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7인체제 금통위 모습.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3.08.24)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7인체제 금통위 모습.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3.08.24)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동결한 지난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통위원들은 물가는 대체로 당초의 전망경로를 유지할 것이나 성장의 하방리스크가 커진 반면 금융불균형은 확대됨에 따라 정책목표간 상충관계가 심화된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은행(총재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은 12일 이 같은 내용의 '2023년도 제16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을 공개했다. 지난 8월 24일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0.5%까지 낮췄던 기준금리를 지난 2021년 8월을 기점으로 전환해 1년 반 가량 총 3.00%p 올린 뒤 2월, 4월, 5월, 7월, 8월 금통위에서 5연속 유지했다. 금리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일치였다.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위원별 의견에 따르면, A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3.5% 수준을 유지하는데 동의하며 "세계경제는 그간 누적되어온 고금리 정책의 여파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고, 대부분 국가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지났으나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지난 수십 년 세계는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을 누렸다"고 진단했다.

A 위원은 "값싼 물건을 대량으로 공급하면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 경제가 앞으로도 그러한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며 "저물가를 동반한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교역 확대와 세계화 추세 또한 국제정치·경제 환경 변화로 그 모멘텀이 다소 주춤한 상황으로, 금리를 현재의 3.5% 수준으로 동결하고 그동안 지속해온 고금리 정책의 효과를 점검하면서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경제의 체질 개선에 노력해야 할 시기"라고 제시했다.

B 금통위원도 기준금리 3.5% 유지를 동의하며 "우리 경제는 수출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비스소비가 약화되면서 향후 성장경로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었으나 반도체 수출물량이 5월 이후 증가로 돌아서고 중국 여행객의 방한 여건이 개선된 가운데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액이 2분기에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점 등은 일부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며 "다만 중국 수출을 중심으로 수출부진의 개선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고령화에 따른 소비성향 약화, 부채누적으로 인한 소비 및 투자 여력 감소, 고용의 질적 악화 등 구조적 성장 제약요인이 심화됨에 따라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제시했다.

B 위원은 "성장과 물가가 완만하나마 점차 균형수준으로 접근해 갈 것으로 예상되나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민간부채 증가세 지속, 수도권 주택가격의 상승세 확대 등으로 실물과 금융간 불균형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 물가는 대체로 당초의 전망경로를 유지할 것이나 성장의 하방리스크가 커진 반면 금융불균형은 확대됨에 따라 정책목표간의 상충관계는 심화된 것으로 판단돼, 이러한 경제 금융 상황 변화를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금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앞으로 성장 및 물가경로, 금융안정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및 경기변동 등 대내외 여건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C 금통위원도 현행 3.5% 기준금리 동결이 적절하다고 보며 "최근 국내경제 상황을 보면 성장세 개선 흐름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으로, 반도체 부진 지속, 중국경제 회복세 약화 등으로 수출 감소세가 다시 확대된 가운데 설비투자도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민간소비도 기상여건 악화, 펜트업 소비 약화 등으로 회복세가 둔화되었다"고 판단했다.

C 위원은 "향후 물가 오름세는 등락을 보이겠으나 둔화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근원인플레이션율의 하락 속도는 좀 더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누적된 비용상승 압력의 영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가 관건이라고 하겠다"고 꼽았다.

이어 C 위원은 "디레버리징 지연으로 가계부채 누증이 재개될 가능성에 유의해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성장경로 및 물가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고, 금융불균형이 확대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는 상황 등을 고려하여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D 금통위원도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하는 의견에 동의하며 "국내경제는 경기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있고 앞으로 IT경기 개선,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에 따라 경기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개선 폭은 중국경제 부진 탈피와 반도체 단가 회복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제시했다. 이어 D 위원은 "7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하락과 지난해 기저효과 등으로 25개월 만의 최저치인 2.3%를 기록하였으나 8월 이후에는 다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근원물가도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향후 물가경로 상에는 국제유가 추이, 지하철·버스 등 공공요금 인상 정도, 기상여건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곡물 및 식품가격 동향 등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다"고 지목했다.

D 위원은 "금융권 가계대출이 4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져 향후 경제운용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금융안정을 위협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금년 들어 아파트매매 거래량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하고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있어서 앞으로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올라가지 않도록 보다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E 금통위원도 3.5% 기준금리 동결이 적절하다고 보며 "최근 미국의 견조한 고용상황이 서비스업 물가 하락의 제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미국 경제의 높은 서비스업 비중을 고려할 때 향후 추가적인 물가 상승률 하락 가능성에 불확실성이 큰 상황으로,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긴축 기조가 기존 예상보다 더 길게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강화되고 있다"며 "중국의 경우 대외 수요 부진에 따른 수출 둔화 등의 요인으로 회복세가 약화되고 있고 부동산시장 부진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큰 폭으로 확대되었다"고 설명했다.

E 위원은 "국내경제는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 회복세가 둔화되고 투자도 부진을 지속하면서 그간 유지되어왔던 경기 회복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미국의 금융상황이 상당 기간 긴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한미 금리동조화로 인해 국내 금융상황도 상당 기간 긴축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계부채의 단위당 위험은 증가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F 금통위원도 기준금리 3.5% 동결을 지지하고 "국제유가는 OPEC+의 감산 연장조치 등으로 상승하였고, 주요 선진국의 인플레이션은 둔화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목표수준대로 안정되기 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며 "주요국 통화정책의 추이에 따른 외환시장의 움직임,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의 목표대로의 안정 경로 등에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으므로 향후 필요시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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