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를 만들어야 했다. 하나투어는 ‘초개인화’에 주목했다. 감염 위험으로 거리 두기가 성행하던 당시 여행객들은 단체 여행보다 개인 여행을 선호했다. 하나투어가 선보인 ‘하나팩 2.0’은 이런 변화를 정확히 읽은 상품이었다.
‘하나팩 2.0’(프리미엄, 스탠다드)의 주된 특징 중 하나는 추가 비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이드나 운전기사 추가 경비는 물론 팁 또한 일절 받지 않는다. 만약 일정과 다르게 움직이거나 팁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 하나투어가 마일리지로 100% 보상한다.
‘하나팩 2.0’에 고객도 호응했다. 지난해 하나투어가 실시한 ‘하나팩 2.0’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프리미엄 패키지 만족도는 88점, 스탠다드 패키지 만족도는 86점을 기록했다. 하나투어는 여행의 새 트렌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공정거래위원회 주관 소비자중심경영(CCM)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뿐만 아니다. 하나투어는 불특정 다수와 어울려야 했던 기존 패키지 여행 공식을 깨고, 가족이나 친구 등 4명 이상이 모이면 소그룹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한 ‘우리끼리’를 선보였다. 가족여행, 우정여행 등이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자 내놓은 상품이다. 자유 여행처럼 현지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일정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으며, 일정별 책정된 시간도 여유롭다.
하나투어는 초개인화 상품들을 핀셋 식으로 쏟아냈다. 패키지 특성상 여럿이 하는 만큼 테마나 콘셉트를 구분해 비슷한 취향 사람들끼리 모일 수 있도록 했다.
과거 패키지 여행이 개인을 단체에 맞추는 것이었다면 하나투어는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끼리 여행을 즐기도록 맞춤형 상품을 고안했다. 여행도 맞춤형으로 즐기는 ‘비스포크(bespoke)’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 같은 하나투어의 도전은 실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매출 6146억원을 기록했던 하나투어는 코로나 이후 2020년 1096억원, 2021년 403억원, 2022년 1150억원 등으로 급전직하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만 165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본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팩 2.0’ 초개인화 패키지 대박이 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도 깨끗하게 비워냈다. 2020년 -1149억원, 2021년 -1273억원, 2022년 -1012억원에 달했던 적자는 올 1분기 53억원 흑자전환했고 상반기 97억원으로 흑자 폭을 늘렸다. 이대로라면 올해 매출액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절반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투어 출국자 수는 올 상반기에만 100만명대를 기록했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코로나 기간 하나투어로 해외여행을 간 출국자 수는 2020년 64만명대에서 2021년 4만명대까지 바닥을 쳤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514만3867명과 비교하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이었는지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분위기는 반전됐다. 올 상반기에만 하나투어로 해외여행을 간 출국자 수가 112만1882명을 기록하면서 여행업계 1위 자신감을 되찾았다.
송미선 대표도 그간의 구조조정에서 경영 정상화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2021년 10월 전 직원 정상근무체제로 전환했고, 지난해에는 3년 만에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했다”라며 “자유 여행과 단체 여행의 장점을 섞은 ‘하나팩 2.0’으로 사업을 끌어가겠다”고 했다.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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