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중개·관리 핀테크 기업 핀다는 업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스타트업이다.
경쟁이 치열한 핀테크 시장에서 이와 같은 성장 속도를 기록할 수 있었던 건 이혜민·박홍민 ‘투(two) 민’ 대표의 완벽한 시너지 덕분이다.
하루에도 수십 건의 새로운 안건에 대해 고민, 결정해야 하는 숨 가쁜 스타트업 특성상 보다 빠르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단독 대표가 효과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들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토론 통한 의사결정으로 시작부터 지금까지
핀다의 시작도 두 사람의 토론에서부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VC) ‘500글로벌(구 500스타트업)’에서 인연을 시작한 ‘투 민’ 대표는 핀다 창업 전 여러 비즈니스 모델의 검증 과정을 거치며 토론을 이어갔다. 박 대표는 “서로가 여러 가지 사업 아이템을 던져봤지만 딱 꽂히는 게 없었다”며 “어떤 아이템은 나의 개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그치거나 또 다른 아이템은 내가 경험해 보지 않은 영역인데 선뜻 도전하기가 어려운 분야이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 이 대표가 “대출은 왜 온라인에서 정보를 볼 수 없는 건가?”, “왜 제일 좋은 조건을 온라인에서 찾는 것이 불가능한가?”라며 대출 상담의 어려움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이혜민 대표가 흥분하며 질문하는 데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라며 “현재도 열심히 갚고는 있는데 대출 정보에 대해서 까막눈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라고 출범 당시를 회상했다.
두 대표는 다양한 토론을 통해 대출 과정에서 겪는 공통의 불편함을 확인했고 이는 국내 최초의 대출비교플랫폼 핀다를 탄생시키는 계기가 됐다.
같은 듯 다른 성향이 만나 고속성장 이루다
매번 의견을 함께하는 두 사람이지만 성향은 같은 듯 다르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MBTI(성격 유형 검사)로 두 사람의 사업 성향을 평가해 본다면 이혜민 대표는 ‘E’(Extrovert, 외향) 박홍민 대표는 ‘I’(Introvert, 내향)의 특징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집요하고 추진력이 좋다. 그는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매쉬업엔젤스, 퓨처플레이 대표들과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왔지만 핀다의 비즈니스 모델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투자사 대표들을 꾸준히 만나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질문해 문제점을 자세히 파악했다. 그리고 다음 만남에 그들이 말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미팅을 이어 갔다.
어떤 점에서 문제 해결이 어려워 보이는지, 어떤 점이 부족한지에 대해서 충분히 그 이유를 취합해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은 보완하고, 보완이 어려울 경우 다른 해결 전략들을 찾는 과정을 이어가며 끊임없이 설득했다.
이와 같은 과정을 수차례 반복한 이 대표는 결국 3개월 만에 매쉬업엔젤스, 퓨처플레이로부터 핀다의 첫 투자를 유치해낼 수 있었다.
이 대표는 “평소에도 나와 다른 의견을 귀담아듣고 이야기를 잘 나누는 성격”이라며 “이러한 점이 창업 후 문제에 부딪혀도 차근차근 잘 풀어내며 앞으로 나가겠다는 강점으로 비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섬세하고 꼼꼼하다. 특히 그의 섬세함은 사람에게 향해있다. 고객 중심으로 사고하고, 고객 중심 사고를 바탕으로 일하려면 회사에서 구성원 스스로 그런 마음이 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가 이와 같은 마음을 견고히 다지게 된 데에는 핀다 사내에서 두고두고 전해지는 사업 초창기 시절의 경험이 있다.
박 대표는 “대출비교서비스를 처음 선보였을 당시 하루에 10건 정도의 리뷰만 올라와 고객 리뷰 하나하나가 전부 소중하던 시기가 있었다”라며, “그때 처음으로 고객이 우리가 소개한 대출을 받고, 핀다 덕분에 살았다는 리뷰를 보내줬는데, 그 리뷰를 보는 순간 우리도 울컥해서 눈물이 났던 게 기억이 난다”라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또한 박 대표는 도시계획 석사 과정을 거치며 구조적 설계 관점에서 꼼꼼하게 프로덕트를 구성하는 관점이 뛰어난데 여기에 이 대표의 추진력이 더해지며 서비스 설계와 운영 등 다양한 측면에서 시너지가 발생하고 있다.
핀다는 두 대표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제휴사를 68개까지 확대했으며 지난해에만 4조원에 달하는 대출을 중개했고, 이 가운데 대환대출을 목적으로 실행된 대출 총액이 1조원에 달했다.
현재까지 누적 대출 중개 금액은 7조원을 넘어섰으며 핀다 사용자들이 등록한 대출 관리 총액은 70조원 규모다.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8월에는 JB금융그룹, 500글로벌로부터 470억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 금액은 644억원 규모다.
핀다 통해 ‘현금 걱정 없는 세상’ 꿈꾸다
한국은 경제활동인구 중 75% 이상이 대출을 보유하고 있고 가계대출 시장은 무려 1,800조원을 상회한다. 이에 업계는 대출 비교 플랫폼 서비스 시장 규모도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실제 2021년 7월 기준 저축은행 신규 대출 취급액 중 19%에 육박한 금액이 대출 비교 서비스를 통해 이뤄졌다. 또한 글로벌 컨설팅 기업 BCG에 따르면 2026년에는 대출 비교분석 핀테크 서비스를 통해 발생하는 사회적 후생 효과가 약 1조 9000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21년 기준 8437억원보다 두 배가 넘는 수치인 셈이다.
이와 같은 고성장이 예상되는 대출 비교 플랫폼 서비스 시장에서 ‘투 민’ 대표는 누구도 정보의 불균형으로 불이익을 보지 않도록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핀다를 통해 현금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인생의 굴곡마다 빠듯한 현금 흐름 사정 때문에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대출이 지렛대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렇듯 절박한 심정으로 핀다를 찾는 고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두 대표의 목표다.
박 대표는 “나도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당연히 회사 차원에서나 개인적으로나 현금흐름을 고민하게 되고 그에 따라 포기하게 되는 것들이 많았는데 결과적으로도 아쉬웠고 그 고민의 과정은 특히 괴로웠던 것 같다”라며, “그래서 현금흐름을 사전적으로 잘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고 어쩔 수 없이 닥치게 되는 어려운 상황이 생겼을 때 해결해 줄 수 있는 서비스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대출이 가장 명확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고 가장 좋은 대출을 받고 또 갈아탈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 이상의 혁신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며, “‘1000만의 주거래 은행’이 되는 게 핀다의 장기적인 목표인 만큼, 고객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기관들과 제휴하여 각자에게 가장 좋은 조건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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