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K팝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K푸드는 미국인들 일상이 됐다. 간편식 만두나 냉동피자 등이 미국인들 식탁 단골 메뉴로 올라온 것이다. 여세를 몰아 CJ제일제당은 차세대 먹거리 바이오 공략도 강화하는 쌍두마차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식품사업 매출은 2020년 4조1297억원, 2021년 4조3638억원, 2022년 5조1811억원, 올해 상반기 2조6644억원으로 북미사업 호조로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체 글로벌 식품사업에서 북미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하는 만큼 해외매출 대부분이 미국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J제일제당은 2005년 미국 식품기업인 ‘애니천’을 인수하면서 북미 식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2009년 ‘옴니’ 2013년 ‘TMI’ 2019년 ‘카히키’ 등을 차례로 흡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2016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면서 냉동만두, 냉동간편식 등 K푸드 식문화 전파에 공들여왔다.
CJ제일제당은 슈완스를 인수하면서 미국 전역으로 K푸드를 빠르게 확산시켰다. 미국 대형 유통채널인 월마트와 크로거, 코스트코 등 3만여 점포에 자사 브랜드 비비고와 아시안 푸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슈완스 인수 전 3000여 매장에 입점해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10배나 늘어났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캔자스주 살리나에 있는 슈완스 피자공장에 약 4만㎡를 증설해 총 9만㎡(약 2만7000평) 세계
최대 규모 냉동피자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공장 증설로 CJ제일제당은 연간 1억개 피자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냉동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7대 글로벌 전략 제품을 설정했다. 여기에는 만두, 즉석밥, 치킨, 소스, 김치, 김, 롤이 있다.
특히 만두는 CJ제일제당 역점사업 중 하나다. CJ제일제당은 한식 세계화를 목표로 2010년 ‘비비고’를 만들었다. 이후 해외에서 외식업과 간편식을 병행하다 사업 효율성을 판단해 간편식으로 빠르게 전환했다. 점포 개설에 들어가는 비용을 간편식 개발에 쏟아붓기로 하고, 즉각 만두를 선택했다.
CJ제일제당은 만두가 ‘랩핑푸드’로 세계 어디에서나 거부감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식 만두가 있는 것처럼 베트남에는 춘권이, 이탈리아에는 라비올리가 있다.
비비고 만두는 2010년 미국에 처음 진출했고, 2016년 만두로만 글로벌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이후 2018년 3420억원, 지난해 6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 시장에서 만두 광풍이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일본 등으로 이어진 것이다. 미국에서 비비고 만두 시장점유율은 올해 2분기 기준 49%에 달할 정도다.
CJ제일제당은 현지 시장조사를 통해 우리 입맛이 아닌 미국인들의 입맛을 공략했다. 고수는 그중 대표적인 현지화 사례다. 특유의 향으로 우리 입맛에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미국인에게 인기가 좋기 때문이다. 고수와 닭고기를 결합한 치킨 만두는 미국인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포장재도 미국 현지 도로 상황과 날씨, 소득 수준에 따라 달리했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에만 1000억원가량 투자했다. 최근에는 김치나 소스와 같은 K푸드를 현지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또 그룹 신사업으로 바이오에 방점을 찍었다. 이는 최은석 대표 뚝심이 작용한 것이기도 하다. CJ제일제당은 앞서 지난해초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기업 ‘천랩’을 인수하며 ‘CJ바이오사이언스’를 출범했다.
이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제 신약후보물질이 미국 FDA에서 임상 승인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다 최 대표는 식물 등 생물자원을 원료로 친환경 제품이나 바이오 연료 등을 생산하는 ‘화이트바이오’를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선정했다. 2021년 기준 5조원 규모 글로벌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은 2025년 16조원으로 뛸 전망이다.
최근 CJ제일제당이 연구·개발한 바이오 소재 ‘PHA(polyhydrocyalkano ate)’는 미국 FDA에서 식품접촉물질로 승인됐다. 이 계열로 FDA에서 승인된 제품은 CJ제일제당이 유일하다. CJ푸드빌 뚜레쥬르도 이러한 PHA 빨대를 국내 매장에 도입한다.
이렇듯 CJ제일제당은 한국 식품기업 중에서도 매해 R&D에 가장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2017년에는 4800억원을 들여 한국 최대 규모 식품·바이오 융·복합연구소인 CJ블로썸파크를 개관했다. 여기에는 700여명 연구진이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최은석 대표는 2020년부터 CJ제일제당 그룹 수장에 오른 뒤, 지난 3월 재선임됐다. 그는 CJ GLS 경영지원실장으로 근무하던 중 대한통운과의 합병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후 2017년 지주사로 복귀했다. 이후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CJ ENM을 그룹 3대 축으로 재편했다. 최근에는 인사(HR), 조직을 과감하게 개편했다. 글로벌 기업문화에 맞춰 위계질서를 드러내는 ‘본부’ ‘실’ ‘팀’ 의 명칭을 없앴다. 글로벌 임직원 누구나 부서 기능과 역할을 쉽게 알도록 하기 위해 조직명도 모두 영문으로 바꿨다.
최은석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K푸드를 필두로 바이오, 신사업 등을 추진해 실적으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최 대표는 “식품사업은 글로벌 전략 제품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하겠다”라며 “미국은 비비고 플랫폼 활용을 극대화해 만두 1위 등 아시안 카테고리 내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 사업 관련해 최 대표는 “화이트바이오와 바이오 파운드리, 레드바이오 등 신성장 사업 가속화로 미래성장동력을 조기에 육성하겠다”고 했다.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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