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사장 이순호닫기이순호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베트남 주식 순매수액은 955만3270달러(한화 약 127억5839만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한 달 동안 순매수한 금액인 212만6000달러(한화 약 28억3077만원)의 약 4.5배(+349.35%) 수준이다.
베트남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는 지난 ▲3월(-63만1935달러) ▲4월(-105만8046달러) ▲5월(-1396만2306달러) ▲6월(-532만5441달러)까지 매도세가 강했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가 지난 3월부터 정책금리를 수 차례 인하하자 현지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실제 15일 기준 베트남 호치민VN지수는 1234.05로 연초 이후 18% 이상 올랐으며 지난 8일에는 1246.22까지 상승하며 연고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양상에 베트남 시장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도 덩달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ACE 베트남VN30의 순자산총액은 2614억9200만원으로 연초(1375억2424만원)보다 90.14% 급등했으며 연초 이후 수익률은 27.19%다. ACE 베트남VN30선물블룸버그레버리지(H)의 경우 순자산액은 연초 47억6965만원에서 14일 기준 83억9893만원으로 76.09% 올랐다. 수익률은 49.53%를 기록 중이다.
앞서 중국국가통계국은 지난 9일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보다 0.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부터 0%대에 머무르던 중국 월간 CPI는 6월 0%까지 떨어진 뒤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달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겪은 완다에 이어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과 위안양(시노오션)도 디폴트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 부동산 관련 업체의 연쇄 디폴트 위기가 확산하면서 금융권 전이 위험도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중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신흥국이 대체 투자처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증시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백찬규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 연구원은 “연초 베트남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6.5%로 설정했지만, 1분기 GDP 성장률이 3.3%에 그치자 정책금리 인하, 소비부양을 위한 부가가치세율 인하, 시중은행 신용대출 CAP 상향 등 경기 지원 정책을 시행했다”면서 “이에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며 8월 베트남 증시는 글로벌 주식시장 대부분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강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베트남 시가총액 1위 민간기업인 빈그룹의 2분기 매출액은 사상 최대인 47조동(약 2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2% 증가했다”면서 “또한 시총 상위 부동산 업체의 주가가 동반 상승하며 주식시장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시아 신흥국 주식시장은 매크로(거시경제) 환경과 실적개선 속도에 따라 차별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면서 “정책 전환 및 경기 반등 기대가 높은 베트남과 인도의 주식시장은 다른 국가 대비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설화 메리츠증권(대표 최희문) 연구원은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로 높은 편인데, 현재 중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신흥국 투자에서 초과 수익을 내려는 투자자는 다른 지역의 비율을 높여야 하는데, 그런 흐름 속에서 인도·베트남 등 중국의 공장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지역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흥국은 선진국 대비 정책적 불확실성과 환 변동성이 높다”면서 “그간 신흥국은 중국의 수요가 높을수록 수혜를 입은 만큼 중국의 수요가 부진하면 증시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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