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서유석닫기서유석기사 모아보기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시장 점유율 상위 5곳에 속하는 자산운용사 대표들은 이날 거래소에서 열린 ‘ETF 100조 달성’ 기념행사에 모여 기쁨을 만끽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다. ‘ETF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배 대표는 2002년 삼성자산운용에서 일할 당시 국내 주식시장에 ETF를 도입한 장본인이다. 그때 만든 브랜드가 지금까지 널리 알려진 ‘KODEX’다.
그는 ETF 성장세가 앞으로 더 가파를 것이라 보고 있다. 30년 안에 300조원까지 돌파한다는 게 배 대표 관측이다.
‘ACE’라는 브랜드를 새로 만든 뒤 에이스 면모를 보여주는 모습이다.
‘ACE’로 브랜드를 바꾼 신의 한 수 통했다
ACE로 브랜드 교체 뒤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테마형 ETF’에서 나오고 있다.
전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대표 일론 머스크)를 담아낸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ETF’는 상장 석 달 만에 순자산액 1000억원을 넘기는 성과를 거뒀고, 지난 3월 처음 내놓은 월 배당형 상품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도 성장세가 멈출 줄 모른다.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를 81거래일 동안 1043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상장 미국 장기채 ETF로 유입된 개인 순매수액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10월, ETF 브랜드 이름을 기존의 KINDEX에서 ‘ACE’로 바꾼 배 대표의 한 수가 시장에 녹아들고 있다 봐도 무방하다. 배 대표는 그동안 ‘변화’와 ‘혁신’을 중점에 두고 ETF 전문가를 대폭 늘리고 ETF 운용본부를 신설하는 등 ETF 시장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공들여왔다.
노력의 결과 굳어진 삼성자산운용(대표 서봉균)과 미래에셋자산운용(대표 최창훈‧이병성) 양강 체제에도 조금씩 흠집을 내고 있다. 아직은 미약한 수준이긴 하나,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가파른 성장세는 충분히 위협적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회장 서유석) 공시에 의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순자산총액(공모+사모)은 4조886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ETF 업계에서 4.89% 비중을 차지한다. 연초(1월 2일) 3.68%였던 점을 비춰보면 1%p 이상 점유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당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2조9088억원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제외한 나머지 상위 6곳 자산운용사의 성장세와 비교해 보면 배재규 대표 성과는 더욱 눈에 띈다.
ETF 시장에서 1~3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대표 이현승닫기이현승기사 모아보기)의 경우엔 시장 점유율을 빼앗겼다. 삼성자산운용은 42.17% → 40.68%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7.76% → 36.73%로 1~2%가량씩 낮아졌다. KB자산운용은 8.85% → 8.34%로 소폭 감소했다.
업계 5위인 키움투자자산운용(대표 김성훈)은 2.29% → 3.01%로, 6위인 한화자산운용(대표 권희백)도 1.83% → 2.30%로 점유율을 키웠으나 한국투자신탁운용만큼 1% 넘게 점유율을 올리진 못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대표 임동순)의 경우엔 오히려 1.84% → 1.64%로 점유율이 낮아졌다.
17년간 베트남 사랑이 만들어 낸 ‘1조2000억’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베트남 투자 펀드 6종 운용 순자산액이 1조2000억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6종 펀드는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 펀드(6758억원) ▲한국투자 베트남 주식혼합형 펀드(2633억원) ▲한국투자 차이나베트남 펀드(343억원) ▲한국투자 베트남IPO 펀드(101억원) 등 공모 펀드 4종과 △ACE 베트남VN30(합성) ETF(2001억원) △ACE 베트남VN30선물블룸버그레버리지 ETF(80억원) 등 ETF 2종이다.
국내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한 지 17년 만에 거둔 성과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베트남에 진출한 것은 배 대표가 오기 한참 전인 2006년부터였다. 당시 호찌민에 사무소를 열고 리서치(Research‧연구) 업무를 시작한 뒤 ‘한국투자 베트남펀드’를 출시했다. 이후 2000년 현지 리서치 사무소를 베트남 법인으로 전환했고, 올해 2월 말 기준 운용 및 리서치 인력 30여 명이 베트남 공모 펀드를 운용 중이다.
배재규 대표는 잘 굴러가던 베트남 사업에 속도를 한층 더 높였다. 올해 초부터 ‘Revisit Vietnam’(재방문 베트남)이란 이름의 프로모션(Promotion‧판매촉진 활동)을 진행했다. <왜 베트남 시장인가>의 저자 ‘유영국 작가’가 베트남의 유통·부동산 시장 등을 소개하는 유튜브 콘텐츠(Contents·제작물)다.
현재 베트남이 중국을 대체하는 새로운 생산기지로 주목받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 베트남 투자 매력을 널리 알리기 위한 프로모션이었다. 이 유튜브 영상 시리즈는 최대 조회 수 12만회를 기록하는 등 투자자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는 상태다.
앞서 지난해 연말엔 직접 베트남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현지에 가서 윤항진 베트남 법인(KIM VIETNAM FUND MANAGEMENT) 법인장과 국내 투자자들에게 베트남 성장 잠재력을 알릴 방안을 논의한 것이다.
출장에서 돌아온 뒤엔 베트남 투자 정보가 실린 유튜브(YouTube) 영상에 출연하고 베트남 투자 세미나(Seminar·연수회)를 여는 등 더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올 2월 ‘재방문 베트남’ 영상의 일환으로 개최한 기관투자가 대상 ‘한투 베트남 투자 세미나’는 업계 관심을 끌어냈다. 당시 세미나에서 배 대표는 “지난해 베트남 출장 이후 고객이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앞으로 배재규 대표는 ACE 브랜드를 앞세워 ETF 시장 잡기에 가속도를 붙일 계획이다. 물론 17년간 지속한 베트남 사랑도 끊임없이 진행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ACE로 브랜드명을 바꿀 때부터 고객을 위한 혁신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반도체 ETF, 월 배당 ETF, 테슬라 ETF 다양한 ETF를 내놓으면서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투자자 수익률을 높이고 상품 선택지를 늘리고자 힘쓴 결과 시장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베트남은 경쟁국 대비 낮은 고급 정보통신 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 인력의 임금 수준과 외국인에게 우호적인 정부 정책 등으로 중국을 대체할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중국 이후)로 각광받는 1순위 신흥국”이라며 “앞으로도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 상반기 주력으로 내세웠던 베트남 ETF 등 신흥국에 투자하는 ETF 등 특색 있는 상품을 지속해서 출시할 것”이라 덧붙였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