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부동산 PF 리스크와 해외투자건 추가 부실화 위험이 여전히 상존해 증권사의 실적 개선에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KB증권의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211억원으로 전년 동기(455억원)보다 줄어드는 등 충당금 이슈도 성공적으로 방어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의 경우 상반기 당기순익은 36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19억원)보다 65.3% 늘어났다. 2분기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2204억원, 1826억원으로 시장 전망치(1900억원, 1409억원)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오스템 임플란트 인수금융 단독 주관 등 패키지 딜 수행으로 수수료 수익이 300억원 이상 반영됐으며 삼성 데이터센터, 여의도 MBC 부지 리파이낸싱 등 다수의 딜을 수행했다”면서 “우려했던 충당금은 부동산 PF 관련 200억원, CFD 관련 100억원 등 크지 않았던 점도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그룹(회장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자회사 신한투자증권(대표 김상태닫기김상태기사 모아보기)의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한 241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8.5% 늘어난 2566억원이다.
반면 하나증권(대표 강성묵)과 하이투자증권(대표 홍원식닫기홍원식기사 모아보기)은 올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역성장을 기록했다.
하나증권은 올 2분기 329억원의 영업손실과 함께 순손실 489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CFD 충당금 518억원, 펀드 보상 관련 530억원 등 총 1051억원의 충당금을 쌓았으며 400억원대의 IB 자산 평가손실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2분기 IB 금융 자산 등과 관련한 충당금이 증가했다”면서 “향후 다양한 신규 서비스와 신상품 출시로 손님 기반을 확대하고 영업 체질 개선을 통해 시장 안정화에 따른 수익 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 비중이 높은 하이투자증권은 상반기 영업이익 352억원, 당기순익 291억원을 거둬들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2%, 54.8% 줄어들었다. 지난 1분기 309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데 이어 2분기 125억원을 추가로 쌓은 영향이다.
증권사의 하반기 실적도 실물경기 둔화와 해외 상업용 부동산 불확실성 등으로 개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올해 들어 주식거래대금이 다소 회복됐지만, 금리가 과거 대비 높아진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며 CFD 사태로 인해 신용공여 한도에 CFD 익스포저가 포함되도록 규제가 강화될 예정인 점 등은 위탁매매부문의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라면서 “대손 비용 발생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 PF와 해외투자건 추가 부실화 위험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CFD 사태로 발생한 미수채권 관련 충당금 적립, 투자상품의 손상차손, 유가증권 평가손실 가능성 등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증권사 실적 개선에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초대형사의 경우 해외 익스포저를 중심으로,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경우 브릿지론, 후순위 등 고위험 부동산 PF 익스포저를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 여부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면서 “실물경기를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저하된 건전성이 개선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건전성 저하 폭이 크고 계열지원의 제한 등으로 재무적 대응능력이 열위한 증권사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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