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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LH 전관예우’ 부실공사로 이어져…건설업 “전관사무소에 의견내기 힘들어”

기사입력 : 2023-08-02 09:18

(최종수정 2023-08-0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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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준 LH 사장./사진제공=국토교통부이미지 확대보기
이한준 LH 사장./사진제공=국토교통부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에서 '철근 누락'이 무더기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LH의 전관 예우로 이어진 '부실 관리·감독' 문제가 수면위로 올랐다.

2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이번 철근 누락 단지의 근본적인 원인에는 ‘LH 퇴직자’가 있다. 이에 LH 출신들이 설계, 감리 업체에 다시 취직하는 구조에서 빚어진 전관예우의 잘못된 예시라고 평가받는다.

새로운 사장이 취임할 때마다 LH 혁신 방안으로 전관예우 차단을 내세웠으나, 관련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이한준 사장도 취임 직후인 지난해 12월 '국민신뢰 회복을 위한 LH 혁신 선포식'을 열고 '전관예우 차단'을 8개 세부 추진 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에 부실시공이 드러난 15개 LH 공공아파트 단지 중 감리업체 대다수는 LH 퇴직 직원이 재취업한 전관 업체였다. 설계 또한 대부분 LH 전직 임직원이 몸담은 업체가 맡았다.

경실련은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전관 영입 업체의 설계, 감리 단계에서 생긴 문제 때문이라며 이들 업체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

이한준 LH 사장은 이번 사태가 터지자 'LH의 전관예우'에 대해 다시 한번 강한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LH가 설계, 감리 등 발주처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모든 업체에 전관 명단을 사전에 제출하도록 하겠으며 허위 명단 제출 시 입찰 제한, 계약 취소 등의 제재를 가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실련은 2015∼2020년 LH 설계용역 수의계약 536건, 건설사업관리용역 경쟁입찰 290건에 대한 수주 현황 분석 결과 LH 전관 영입업체 47곳이 용역의 55.4%(297건), 계약 금액의 69.4%(6582억원)를 수주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LH에서 퇴직하고 재취업한 곳에 '몰아주기'가 있었다는 주장이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LH 퇴직자가 통상 설계사무소를 차리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발주처의 눈치를 봐야하는 입장에서, 전관이 있는 사무소가 설계를 마음대로 바꾸더라도 시공사 입장에선 어떠한 의견을 내지 못하고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 있다”며 “이번 사태에서 억울한 건설사들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안형준 건국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철근이 빠진 책임은 설계·시공·감리·발주 등이 모두에게 있지만, 감리·설계사들은 유야무야 넘어가고, 또다른 건설현장에서 비슷하게 일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들의 이름을 공개함으로써 건설업계에 발을 들일 수 없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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