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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AI와 차랑용 반도체로 메모리 반등 앞당긴다

기사입력 : 2023-07-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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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상반기 반도체 적자만 15조원
AI향 HBM 및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확대
전기차·자율주행 빠른 전환에 車 반도체 성장 기대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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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삼성전자 뉴스룸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이어가던 메모리 수요가 바닥을 찍고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메모리 기업들의 감산 효과가 본격 반영되고, 챗GPT 등 생성형 AI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까지 15조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전자 DS사업부문이 8조9400억원을, SK하이닉스가 6조3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것이다.

이들 기업의 적자가 커진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메모리 한파 탓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IT 기기를 비롯해 TV, 모니터, 가전 등의 수요가 급증했지만, 엔데믹이 다가오면서 이들 수요가 급감하면서 고객사들이 재고 소진에 나섰기 때문이다. 수요가 급감하면서 가격도 지속 하락세를 이어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제조사들이 D램 감산에 나섰고, 삼성전자도 지난 1분기부터 메모리를 본격 감산을 선언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 공급 과잉 우려가 해소되면서 가격 하락이 둔화됐고,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치는 재고도 2분기 피크아웃(Peak Out, 정점 후 하락)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전날(27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재고는 지난 5월 피크아웃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1분기를 저점으로 이제 회복 국면에 접어드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성능 제품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실적을 개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메모리 수요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긴 어려워 하반기에도 감산 조치는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 모두 선별적인 추가 생산 조정을 진행 중이며, 특히 낸드 위주로 생산 하향 조정 폭을 크게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회복세가 더딘 낸드플래시 생산 규모를 5~10%가량 더 줄이겠다고 했다.

반도체 적자폭 줄여간다…AI향 수요 기대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 개발한 12단 적층 HBM3 24GB. 사진 제공=SK하이닉스 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 개발한 12단 적층 HBM3 24GB. 사진 제공=SK하이닉스
2분기 반도체 적자 폭을 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DDR5,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향 수요 급증이 있다.

챗 GPT 등 생성형 AI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하고, HBM과 DDR5 두 제품군 매출 비중이 전체 D램 매출의 20%를 넘어설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늘어나는 HBM 수요에 대비해 내년 캐파(생산능력)를 올해 대비 최소 두 배 이상 확보 중이고, 하반기 추가 수주에 대비해 생산성 확대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전환 빨라진다…연 평균 30% 성장 기대
AI향 수요와 함께 메모리 회복을 앞당기는 요인으로는 차량용 반도체도 있다.

전기차 전환이 빨라지고, 자율주행 상용화도 다가오는 만큼 차량용 메모리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차 내에서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즐기려는 인포테인먼트 수요가 많아진 만큼, 이와 관련된 잠재 수요도 기대된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사용되는 반도체가 200~300여 개라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는 1000~2000개가 사용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기차로 전환이 빨라지는 만큼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22년 635억달러(약 81조원)에서 2028년 1298억달러(약 166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삼성전자는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 처음 진출한 삼성전자는 2017년 업계 최초로 차량용 UFS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차량용 오토SSD, 오토 LPDDR5X, 오토 GDDR6 등 다양한 차량용 메모리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지난달엔 현대자동차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분야 협력을 맺고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근에는 업계 최저 소비 전력을 가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UFS 3.1 메모리 솔루션을 양산했다. 소비 전력은 전 제품 대비 약 33% 개선돼 자동차 배터리 전력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올해 4분기에는 128GB, 256GB에 이어 512GB 제품까지 공급해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킨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측은 “오토(자동차) 메모리 시장은 향후 금액 기준으로 5년간 매년 평균 30% 중후반 성장할 것”이라며 “2030년 초에는 PC 응용처보다 더 큰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SK하이닉스도 차량용 반도체를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차량용 메모리 전담 조직을 D램·낸드 조직 산하로 세분화한 뒤 인력 규모를 늘리고 있다.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자동차 고객을 추가해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에는 국내 반도체 기업 중 최초로 유럽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표준 인증이니 ‘오토모티브 스파이스(ASPICE)’ 레벨 2(CL2) 인증을 획득했다.

SK하이닉스는 “연평균 20% 이상 성장세가 예상되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UFS, SSD 등 당사 낸드 솔루션 제품 공급을 늘리며 수익성을 높여갈 것”이라고 전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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