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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넘은 SK하이닉스, 3분기 HBM·DDR5로 하반기 반등 노린다

기사입력 : 2023-07-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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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손 2.9조…상반기만 적자 6.3조 기록
메모리 2분기부터 회복세…HBM·DDR5 수요 급증
낸드 감산 규모 확대…“재고 감소 속도 더뎌”
2026년부터 HBM 4세대로…품질도 1등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올해 상반기에만 6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SK하이닉스(대표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 곽노정닫기곽노정기사 모아보기)가 하반기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낸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감산 효과가 하반기 본격 반영되고, DDR5와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증가가 실적 반등을 이끌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SK하이닉스 분기별 실적 추이. 자료=SK하이닉스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 분기별 실적 추이. 자료=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7조3059억원, 영업손실 2조8821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당기 순손실은 2조9879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에만 6조284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손실은 적자전환했다. 반면,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적자폭은 줄었다. 영업손실률도 1분기 67%에서 2분기 29%로 줄었다.

이번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하는 실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 컨센서스(추정치)는 6조2663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조8943억원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D램과 낸드 판매량이 늘었는데, 특히 D램 평균판매가(ASP)가 전 분기 대비 상승하면서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또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도 늘면서 ASP가 1분기보다 높아졌다.

실제로 회사에 따르면 D램 전체 매출의 20%가 약 HBM에서 나왔다. 지난해엔 전체 매출 비중의 한 자릿수에 불과했지만, 4분기 들어 10%를 기록했고, 올해 수요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20%까지 올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메모리 시장은 1분기를 저점으로 이제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된다”며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HBM3와 DDR5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었다”고 말했다.

재고 수준도 전 분기 대비 소폭 줄었다. DDR5와 HBM 등 수요가 늘어나는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DDR4와 LPDDR4는 전방 수요 약세로 회복세가 더뎌 낮지 않은 수준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이날 낸드 제품 감산 규모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D램에 비해 낸드의 재고 감소 속도가 더디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다. 실제로 낸드 가격이 하락하면서 SK하이닉스 재고평가손실도 5000억원에 이르렀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메모리반도체 수요는 올해 2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계 전반 재고 수준을 정상화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낸드플래시는 D램에 비해 업계 재고 수준이 더 높아 기존 낸드 감산 규모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12단 적층 HBM3. 사진 제공=SK하이닉스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12단 적층 HBM3. 사진 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이날 하반기 실적 개선에 기대감을 표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메모리 기업들의 감산 효과와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이에 SK하이닉스는 AI용 메모리인 HBM3, 고성능 D램인 DDR5, LPDDR5와 176단 낸드 기반 SSD를 중심으로 판매를 꾸준히 늘려 하반기 실적 개선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올해 10나노급 5세대(1b) D램과 238단 낸드의 초기 양산 수율과 품질을 향상시켜 다가올 업턴 때 양산 비중을 빠르게 늘릴 계획이다.

최근 각광 받고 있는 HBM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년간 HBM2부터 HBM3로 넘어오는 과정, HBM3E 적용 플랜을 종합하면 1~2년 간격으로 라이프 사이클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26년경부터는 HBM4 세대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객 피드백 종합하면 제품 완성도나 양산 품질, 필드 품질도 SK하이닉스가 가장 앞선다고 확인되고 있다”며 “당사는 HBM 시장 형성 초기부터 경험과 기술경쟁력을 축적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을 계속해서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진 제공=SK하이닉스이미지 확대보기
사진 제공=SK하이닉스
투자 방향에 대해선 HBM 양산 확대를 우선순위에 두지만, 전사적으로는 캐파 증설보단 공정 전환에 집중해 CAPEX(설비투자) 효율성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김우현 부사장은 “전사 투자를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없지만, 그동안 경영 효율화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향후 시장 성장을 주도할 고용량 DDR5와 HBM3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는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C)의 합병에 대해선 “구체적인 조건이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의 주요 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의 핵심 투자자다. 이들은 “현재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합병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양사 합병이 키옥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낸드 자회사인 솔리다임과의 시너지 창출에 대해선 “솔리다임간의 개별 역량을 통합하고, 비용구조 개선을 위한 조직 간소화 등 중복 비용을 계속해서 제거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사 차원의 CAPEX·OPEX 관리 강화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며 “고부가 제품 믹스 확대를 통해 업황이 회복되면 빠르게 실적 개선이 가능하도록 컨트롤러 기술개발과 같은 SoC 경쟁력 확보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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