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고를 졸업한 한 사장은 철도청(코레일의 전신)에 다니다 행시(37회)에 합격했으며, 코레일에서 경영혁신실장, 기획조정실장, 경영정책실장,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지낸 40년 경력의 ‘철도전문가’로 통한다.
원 장관은 공공기관인 코레일의 안전수준은 국가의 안전수준과 직결된다면서 “작년에 발생한 대전 조차장 SRT 탈선사고, 무궁화열차 영등포역 탈선사고, 오봉역 작업자 사망사고와 같이 안타까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업무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을 지시했다. 아울러 “지난해 사고에서 문제점으로 드러난 철도안전 체계에 대해서는 근본적 개선이 필수적이므로, 국민안전 확보를 영순위 과제로 삼고 사장께서 직접 챙겨줄 것”을 당부했다.
코레일은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안전사고는 물론 정부의 경영평가 ‘아주 미흡’ 등급 및 철도노조와의 갈등을 비롯해 대내외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아울러 코레일은 지난 2년간의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유일하게 ‘아주 미흡(E)’ 등급을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코레일의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 4조9586억원으로 전년대비 2조가량 줄어든 이후, 2021년 5조7646억원, 2022년 6조2038억원으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적자도 2020년 1조2113억원에서 지난해 3969억원 규모까지 줄였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자 기조 자체는 변하지 않고 있다.
노조와의 갈등 역시 한 사장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꼽힌다. 최근 철도노조는 국토부의 철도 쪼개기 민영화 추진과 SRT 운영사 SR의 부당 특혜를 규탄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준법투쟁에 돌입한 상태다. 또 이번 사장 공모 과정에서 임원추천위원회 평가 결과가 외부로 유출되는 등 내부기강 해이 역시 도마에 올랐다.
한문희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최근의 철도 사고는 국민이 코레일의 실력을 미덥지 않게 생각하는, 우리가 당면한 위기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진단하며, 안전을 중심으로 제도와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아울러 국민과 이용객에게 코레일의 저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직원들이 맡은 바 임무에 자긍심을 갖고 책임을 명확히 수행할 것을 당부했다.
주요 경영방향으로는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조직 역량 총력 집중 ▲강도높은 경영개선을 통한 재정건전화 및 지속가능한 시스템 구축 ▲디지털 중심의 고객 서비스 혁신 ▲미래 핵심역량 구축 ▲활기차고 자긍심 넘치는 직장 구현 등을 제시했다.
특히 철도 안전을 강조하며, “안전향상을 위한 노후 설비 투자와 IT 신기술 도입이 중요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철도 현장의 직원 한사람 한사람이 서로의 직무와 역할을 이해하고 스스로의 직분을 정확히 수행하는 것”이라며 ‘사람중심 안전경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어서 사고의 근원적 원인은 여러 제도와 조직문화, 지휘체계 등 복합적이기 때문에 ‘철도를 가장 잘 아는 코레일이 대책을 마련하고 해결해가야 한다’고 안전에 대한 무한책임을 강조했다.
2004년 KTX 도입 과정에서 철도 직원들이 실력과 집중력을 발휘해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해나가며 결국 정해진 기간 내에 고속철도를 개통한 사례를 들며 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한문희 사장은 “우리는 직원들이 가진 저력을 한데 모아 ‘전시상태를 방불케 하는 난관’을 극복해냈다”며 “코레일은 충분한 실력과 혁신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안전향상, 경영혁신, 고객서비스, 핵심역량 구축과 같은 주요 현안에 대해, 방향성과 우선순위·예산·정부 지원 등을 종합적이고 세밀하게 검토하여 재정립하겠다”며 “조직문화와 제도 전반에 대한 혁신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자”고 밝혔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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