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매출 100조”…LG전자 조주완, 가전 넘어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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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여러분이 지어주신 ‘가전은 역시 LG’라는 명성을 자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희는 현재에 만족하고 머무르지 않겠습니다. 가전을 넘어 집, 상업 공간, 차량을 포함한 이동 공간, 메타버스까지 고객의 삶이 있는 모든 공간에서 고객의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이 될 것을 선언합니다.”

조주완닫기조주완기사 모아보기 LG전자 대표이사(사장)가 글로벌 선도 가전 브랜드를 넘어 고객에 다양한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특히 스마트 라이프를 위한 비(非) 하드웨어와 B2B 사업, 신사업 등 3대 신성장동력을 바탕으로 2030년 매출 100조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LG전자(대표 조주완)는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LG전자의 미래 비전과 중장기 전략을 소개했다. 시장 트렌드와 사업환경의 변화에서 고객가치 창출의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이를 성과로 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조 사장은 “앞으로 LG전자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최고 가전 브랜드에 그치지 않고 사업모델과 방식의 혁신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도약하는 담대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며 “목표를 향한 일하는 방법과 소통하는 방식까지 리인벤트해 새로운 LG전자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중·장기 미래 사업환경에서 주목해야 할 변곡점으로 △서비스화(Servitization) △디지털화(Digitalization) △전기화(Electrification)를 꼽았다. 이러한 변화 속 LG전자는 ‘3C 2S((Connectivity, Care, Customization, Servitization, Sustainability)’ 경험 영역에 집중해 새로운 접점을 모색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추구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또 2030년까지 ‘트리플 7(연평균 성장률 7% 이상, 기업가치 7배 이상)을 달성해 매출을 10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LG전자는 고객 점점과 경험 확장을 위한 3대 신성장동력으로 ▲Non-HW 사업모델 혁신 ▲B2B 영역 성장 ▲신사업 동력 확보를 중점 추진한다. 2030년엔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이들 3대축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사업포트폴리오 대전환은 물론 사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2030년까지 R&D(연구개발) 투자 25조원, 설비투자 17조원, 전략 투자 7조원 등 총 5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그중에서도 B2B 영역인 EV(전기차 충전)와 전장, 로봇 등에 상당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기존 가전 판매 중심으로 이뤄진 사업 구조를 콘텐츠와 서비스, 구독, 솔루션 등의 사업을 더해 수익을 지속 창출하는 순환형 모델로 혁신한다. 전 세계 고객이 사용 중인 수억대 LG 제품에 서비스를 결합해 고객 관계 중심 사업모델을 만든다.

TV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HE사업본부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업체’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다. LG OLED, LG QNED 등 차별화된 TV 제품 경쟁력에 콘텐츠·서비스·광고 영역을 더한다는 방침이다. LG 채널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도 5년간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질적성장을 이룬다. 또 외부 TV 브랜드에 웹 OS 플랫폼 공급을 늘리고 TV 외 타 제품군으로도 웹 OS 적용을 확대해 고객 접점을 넓힌다.

생활가전 사업은 서비스 기반 포트폴리오로 대전환하는 ‘홈 솔루션 사업’으로 확장한다. 단순히 제품 구매뿐 아니라 구매 후에도 필요한 솔루션을 업그레이드하는 업(UP)가전을 더 진화시켜 초개인화, 구독, 스마트홈을 접목하는 ‘HaaS(Home as a Service)’를 지향점으로 한다.

전장 사업은 2030년까지 매출액을 2배 이상 키워 20조 규모의 ‘글로벌 톱10 전장업체’로 진화시킨다는 목표다. 차량 전동화, 커넥티드 서비스 등 트렌드에 대응해 자율주행, SW 솔루션, 콘텐츠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의 신규 기회를 적극 모색한다.

은석현 VS사업본부장은 “올해 VS사업분부의 전체 매출은 8조6000억원, 누적 수주잔고는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2030년에는 20조 이상의 매출 규모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향후 전장사업의 분사 가능성에 대해 조 사장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LG전자의 성장동력인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부분이 많아 당분간 LG전자 내에서 작업을 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HVAC) 사업은 2030년까지 매출액을 두 배 이상 성장시킨다. 북미·유럽 등 주요 지역에 연구개발부터 생산, 영업,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한다. ▲ESS(저장) ▲HEMS(관리) ▲VPP(가상발전소) 등 에너지 서비스화 영역에서도 선제적으로 준비한다.

LG전자는 미래 신사업으로 디지털 헬스케어와 전기차 충전, 메타버스를 꼽았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북미이노베이션센터(NAIC)가 중심이 돼 전략적 투자를 이어간다. 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 원격의료기업 암웰과 함께 북미에서 비대면 원격진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예방 및 사후관리 영역으로 확장도 검토 중이다.

조 사장은 “펀드를 조성해 미국에 신규법인을 세우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 사업은 단순 충전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관제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엔 자회사 하이비차저(HiEV Charger)를 통해 국내향 제품 4종을 출시했으며, 내년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한다. 연내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추가 생산기지 구축도 시작할 예정이다.

전기차 충전 사업 경쟁력에 대해 장익환 BS사업본부장(부사장)은 “LG전자의 강점은 ‘제조역량’이다. LG만큼 오랜기간 제조사업에서 축적해 온 품질·서비스 역량을 가진 경쟁자는 없다”며 “해외 버티컬 파트너사들과 협력한다는 2030년 1조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메타버스 사업은 폭넓은 전략적 협업관계를 구축한다. 혼합현실(MR) 기기는 글로벌 유력 플랫폼사와 공동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증강현실(AR) 기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R글라스 고도화 및 콘텐츠 제작 생태계 구축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로봇사업 경쟁력 강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장 부사장은 “한국에서 상업용 로봇 시장이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가정용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한국은 주요 파트너사와 사업을 하고 있고, 일본·북미·아시아로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현재 서비스 로봇을 넘어 ‘물류로봇’에 집중하고 있다. 높은 인건비와 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로봇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장 부사장은 “현재 물류로봇에 집중하기 위한 역량을 확보하고 있고, 가정 내 배송, 실내와 실외가 연결되는 라스트마일까지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LG전자는 사내 조직문화부터 고객과의 접점에서 표현되는 브랜드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역과 세대를 초월해 꾸준히 사랑받는 아이코닉(ICONIC)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조 사장은 “60년이 넘는 기업으로서 오래된 기업으로 가다보니 브랜드가 다소 에이징(Aging, 노화) 되어가는 것 같은 느낌도 많이 들었다”며 “그래서 브랜드를 역동적으로, 에너지틱하게, 정적인 브랜드가 아닌 인터랙티브한 브랜드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LG전자는 내부적으로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위해 조직문화 혁신 캠페인 ‘리인벤트(REINVENT) LG전자’를 선포했다. 구성원 스스로가 즐거운 변화를 만들어 새로운 LG전자를 재가동하기 위함이다.

조 사장은 “오늘 CEO로 부임한지 551일째 되는 날이다. 지난해 CEO로 부임하고 현장과 시장, 고객을 이해하면서 들었던 생각이 지금 방식으로는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힘들겠다고 생각했다”며 “그간의 태도를 바꿔나가고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 바꿀 수 없는 것도 바꿔보자 해서 ‘리인벤트(REINVENT)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저희 구성원뿐만 아니라 여러 키스틱 홀더들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해 계획을 공유하고, 변화하겠다는 모습을 선언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