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2024.11.22(금)

규제 다 풀어도 예상보다 더딘 건설경기 회복, 통제 어려운 변수 ‘금리’

기사입력 : 2023-04-17 15:38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3월 회복세 점쳐졌지만 다시 70선 머무른 CBSI, 4월도 전망 어둡다
원자재 대란은 안정화 노력 가능하지만 금리는 美영향 커…대책마련 제한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3.04.11)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3.04.11)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규제 완화로 투자심리가 풀어지며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회복세에 접어든 것과는 대조적으로, 건설업계가 체감하고 있는 건설경기 회복은 요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규제완화 이후 묶였던 거래심리가 다소 회복됐고, 원자재값 대란 역시 정부의 지원으로 숨통을 트이고 있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금리는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라는 통제 불가능한 변수 때문에 대응이 쉽지 않다.

한국은행은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3.50%대로 동결시키며 부동산시장의 ‘경착륙(급격한 하락)’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2020~2021년 제로금리 시절에 비하면 높은 수준의 금리가 유지되고 있어 부동산시장의 하방압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1년 사이 CBSI 변동 추이 / 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1년 사이 CBSI 변동 추이 / 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


◇ 기대치 못 미친 건설 경기 회복세, 미분양 늘고 PF도 난항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충재)이 매달 발표하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100을 넘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CBSI는 지난해 11월 1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52.5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수치를 나타냈지만, 12월~올해 2월에 걸쳐 세 차례 상승하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에 건산연은 3월 전망치로 2월보다 1.7p 높은 80.1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3월에는 오히려 CBSI가 6.2p 하락해 지수가 4개월 만에 다시 하락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주택과 토목 등 신규수주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3월 신규수주 BSI는 전월 대비 11.8p 하락한 70.8로 최근 4개월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택이 10.9p 하락한 59.1로 부진했고, 토목도 6.3p 하락한 76.6으로 전월보다 지수가 감소했다. 자금조달과 공사기성 지수 등은 전월보다 소폭 개선된 모습을 보였지만, 신규공사 수주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전체 지수 회복을 저해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금리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건설 공사의 마중물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도 먹구름이 꼈다. 2022년 12월 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29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말인 9월 말(128조1000억원) 대비 1조8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 역시 0.86%에서 1.19%로 0.33%p 뛰었다.

올해 2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7만5438호로 집계돼 전월 대비 0.1%(79호) 증가했다. 전체 미분양 물량이 전월과 큰 차이가 없었던 것과는 반대로,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8554호로 전월(7546호) 대비 1008호 늘었다. 이는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가 시행됐던 지난 2021년 7월(8558호)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시멘트 수급불안 관련 현장점검에 나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 / 사진제공=국토교통부이미지 확대보기
시멘트 수급불안 관련 현장점검에 나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 / 사진제공=국토교통부
◇ 원자재 대란은 해결 가능하나 美 금리 등 글로벌 변수는 해결 어려워

그나마 공사현장을 고통받게 했던 시멘트 등 원자재값 문제는 정부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시멘트 생산량은 97만t(톤)으로, 지난달 마지막 주 대비 4.7%(4만t) 증가했다. 시멘트가 부족해 공사가 멈춘 현장들을 원희룡닫기원희룡기사 모아보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발로 뛰며 의견을 청취하고 시멘트 생산 확대를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해부터 지속적인 강달러 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만큼은 우리나라 정부도 손 쓸 방도가 많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경제학자 62명을 대상으로 지난 7∼11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응답자 중 61%가 올해 안에 미국의 금리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나오는 것에 대해 "과도하다"고 경고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통제 가능한 변수는 우리 정부가 최대한 해결하고 있지만, 금리를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과 관련된 변수는 접근이 힘든 부분”이라며, “우선은 금리 동결이라는 카드로 부동산시장 연착륙(완만한 하락)을 유도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건설경기 회복을 점치기에는 무리가 많다고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issue
issue

장호성 기자기사 더보기

유통·부동산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