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0주년’ 코빗… 국내 최초 가상 자산 거래소의 품격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어느덧 ‘탄생 10주년’을 맞이한 가상 자산 거래소가 있다. 코빗(Korbit‧대표 오세진)이다.

국내 최초 가상 자산 거래소 ‘코빗’은 3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그간의 성과를 담은 인포그래픽을 공개했다. 아울러 대고객 이벤트 진행 의사도 밝혔다.

앞으로의 포부 역시 빼놓지 않았다. ‘국내 최초’ 가상 자산 거래소로서 품격을 지켜나가겠단 의지를 내비쳤다.

오세진 대표는 “가상 자산 업계의 책임 있는 리더(Leader‧지도자)로서 건전한 대한민국 가상 자산 투자 문화 조성에 기여하겠다”며 “업계의 모범이 되는 거래소로 성장하겠다”고 피력했다.

비트코인‧이더리움 최초 거래소 ‘코빗’

코빗이 창립한 시점은 2013년 7월 5일이다. 대중이 비트코인(BTC‧Bitcoin) 존재에 대해서도 잘 몰랐던 당시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최초’ 가상 자산 거래소답게 여러 1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Ethereum)의 국내 첫 거래가 대표적이다. 비트코인은 2013년 9월 3일, 이더리움은 2016년 3월 25일 코빗에서 국내 최초로 거래됐다.

코빗은 국내 가상 자산 시장이 다시 호황기에 접어들자 다양한 새로운 정책을 가장 먼저 도입하며 주목받았다.

우선 지난해 1월, 신한은행(은행장 정상혁닫기정상혁기사 모아보기)과 손잡고 법인 대상 실명계좌를 발급받은 게 대표적이다. 법인이 가상 자산에 실제 투자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가상 자산 사업자(VASP‧Virtual Asset Service Provider)에 금융권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한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시행되면서 업계가 제도권으로 편입되기 시작한 2021년 이후 투자자 보호에 각별하게 신경 쓴 결과라 할 수 있다.

내부통제 강화와 바람직한 가상 자산 투자 문화 조성에도 앞장섰다.

특히 지난해 ‘루나(LUNA)-테라 USD(UST)’ 사태와 FTX 파산 등 가상 자산 관련 다양한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가상 자산 거래소의 운영 건전성이 화두로 떠오를 땐 더더욱 신경 썼다.

특금법 시행 후 업계 최초로 개소한 코빗 리서치 센터(Research Center‧연구원)가 주축이다.

2021년 11월 개소한 코빗 리서치 센터는 현재 가상 자산 투자 정보 비대칭성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뉴욕 금융권에서 20여 년 경험을 쌓은 정석문 리서치 센터장을 필두로 한다.

가상 자산 업계를 심층 분석하는 보고서를 평균 주 1회 선보이고 있다. 루나-테라 사태나 FTX 파산 등과 같은 현안이 터지면 번외 편 형태로 업계에서 해당 사안을 가장 빨리 분석‧전망한다.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가상 자산 업계 싱크탱크(Think Tank‧연구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코빗 리서치 센터가 운영하는 유튜브(YouTube) 채널도 눈길을 끈다. 구독자 수가 약 5만8000명으로, 5대 거래소 가운데 가장 많다.

코빗 관계자는 “정석문 센터장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업계를 분석하는 ‘피터의 커피 브레이크(Coffee break‧휴식시간)’나 신규 가상 자산 상장 시 고객에게 해당 자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면서 보상도 제공하는 ‘지식 저금통’ 등 다양한 콘텐츠(Contents‧제작물)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가상 자산 보유 수량‧지갑 주소 모두 ‘공개’

코빗은 ‘투명성’ 측면에서 노력하는 점도 업계에서 긍정적 평을 받는다.

코빗은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최초로 자사 가상 자산 보유 수량과 지갑 주소를 매일 최신화하면서 공개 중이다. 지금도 시장에서 ‘파격적’이라 평가받는 이 정책은 지난해 FTX 파산 사태로 가상 자산 거래소 운영 전반에 고객 의구심이 높아진 가운데 코빗이 선제적으로 시행했다.

투명성 제고와 투자자 보호에 전력을 기울이겠단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아직도 업비트(Upbit·두나무 대표 이석우닫기이석우기사 모아보기), 빗썸(Bithumb‧대표 이재원닫기이재원기사 모아보기), 코인원(Coinone·대표 차명훈), 고팍스(GOPAX·스트리미 대표 이중훈) 등 국내 다른 원화 마켓 거래소는 코빗과 같은 정책을 도입하고 있지 않다.

올해 4월엔 업계에서 가장 먼저 종합신용평가 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대표 황종섭)와 사망자 정보 수집 관련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거래소가 갖고 있던 사망자의 정보 파악 어려움을 해결하는 동시에 이용자 보호 조치를 강화한 조치다. 은행, 보험 등 기존 금융사들은 사망자 재산 조회와 동결 절차가 가능한 데 비해 가상 자산 거래소는 상속인 금융 거래명세 관련 서비스 대상에서 지금까지도 제외돼 있다.

재무 보고 관련 내부통제 측면에서도 여러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코빗은 국내 최초로 올해 2월, 재무 보고 관련 내부통제 분야의 글로벌(Global‧전 세계) 표준 인증이라 불리는 ‘SOC 1의 Type 1’ 절차를 완료했다. SOC 1 인증을 이미 획득한 코인베이스(Coinbase·대표 브라이언 암스트롱)나 제미니(Gemini‧타일러 윈클레보스) 같은 글로벌 대표 거래소 수준에 부합하도록 다음 단계 절차를 진행 중이다.

보안 분야에서도 앞서고 있다.

코빗은 지난 2021년 8월,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 관리체계 국제 표준 인증(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4종을 동시 보유한 국내 1호 거래소다.

국내 1호 NFT 마켓 플레이스… ‘미래 혁신’ 도모

코빗은 사업 측면에 있어선 대체 불가능 토큰(NFT‧Non-Fungible Token)으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21년 5월, 국내에서 NFT 마켓 플레이스를 가장 먼저 개시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첫 거래 작명권을 NFT로 만들어 판매해 1억6000만원을 벌었는데, 이를 모두 넥슨어린이재활병원(원장 이원일)에 기부해 주목받았다.

지난해 2월엔 적립식 투자 서비스를 제일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가상 자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적은 금액으로도 쉽고 편리하게 가상 자산 투자가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적립식 투자 방법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코빗은 또 한 번의 혁신을 거듭했다.

고객이 설정한 조건에 따라 ‘트레이딩 봇’이 가상 자산을 자동 매매할 수 있도록 하는 오토 트레이딩(Auto Trading) 서비스를 올해 상반기에 출시한 것이다. 거래 편의성을 한층 더 높인 ‘혁신’이었다.

혁신을 이어간 결과 현재 코빗의 누적 회원 수는 136만명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13년 말 당시 2만2000명이던 규모가 60배 이상 늘었다. 창립 첫해 200억원이던 누적 거래액은 91조7000억원까지 치솟았다. 4500배 넘게 더 불었다.

성별 고객은 남성(69%)이 여성(31%)보다 두 배 이상 더 많았다. 연령별 고객 분포에선 30대(31%)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40대(27%)와 20대(19%)가 뒤를 이었다.

플랫폼별 거래 비율에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73%)을 이용한 거래가 웹(27%)보다 월등히 높았다. 일주일 중 금요일 거래가 가장 활발했으며 24시간 중엔 오전 9시~10시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코빗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가상 자산은 ‘비트코인-리플(XRP‧Ripple)-이더리움’ 순으로 나타났다.

엄격한 상장 심사… 자신 있는 신규 거래 지원

코빗이 지난 10년간 유지한 ‘엄격한 상장 심사’ 기조도 빛을 발했다.

가상 자산 거래 지원(상장)과 거래 지원 종료(상장 폐지)에 있어서 다른 거래소와 두드러진 차별점을 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 폐지는 최소화하면서 신규상장은 조금씩 늘려가는 태도다.

코빗에 따르면, 지난 2020년까지 코빗에서 거래 지원한 누적 가상 자산 수는 35개다. 해당 기간 업계 1‧2위인 업비트와 빗썸이 150여 개 가상 자산을 거래 지원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다.

이후 코빗은 VASP 자격을 획득하고자 금융당국으로부터 심사 받던 2021년 한 해에만 49개 가상 자산을 새롭게 거래 지원했다. 지난해와 올해도 꾸준히 새로운 가상 자산을 고객에게 선보였다. 그 결과 현재까지 거래 지원한 가상 자산은 총 136개로 늘었다.

반면, 코빗이 올해까지 거래 지원 종료한 가상 자산은 15개에 불과하다. 5개 거래소 중 가장 적다.

2019년 3개 가상 자산이 거래 지원 종료된 것을 시작으로 2020년엔 6개, 2021년엔 0개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코빗은 6개 가상 자산 거래를 종료했는데, 이는 모두 디지털 자산 거래소 공동 협의체인 ‘DAXA’(Digital Asset eXcahnge Alliance·의장 두나무 대표 이석우) 차원에서 공동 대응한 것이다.

현재 코빗은 내·외부 상장 심사위원회의 심사 기준을 통과한 가상 자산 120여 종에 관한 거래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빗은 2021년 거래 지원 종료는 전혀 없이 오히려 자신 있게 신규 거래 지원 가상 자산 규모를 늘릴 수 있었던 배경에 관해 ‘보수적 상장 기조’를 꼽았다.

코빗 관계자는 “지난 2021년 당시는 가상 자산 거래소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VASP 자격을 받기 위해 엄격히 심사 받던 시기였다”며 “당시 타 거래소들이 신규상장엔 소극적이면서 무더기 상장 폐지로 시장에 문제를 일으킨 것에 비해 코빗은 가상 자산 사업자 심사 과정에서 창립 때부터 고수한 보수적 상장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코빗의 보수적 상장 기조는 2013년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기술력을 인정받아 소프트뱅크(Softbank·대표 마사요시 손), 판테라캐피탈(Pantera Capital·대표 댄 모어헤드) 등 세계 유수 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이후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7년 9월, 글로벌 게임 업체 ‘넥슨코리아’(대표 이정헌) 지주 회사인 NXC(대표 이재교)가 코빗을 인수한 것을 포함해 2021년 11월 SK그룹(회장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내 투자 전문 회사인 SK스퀘어(대표 박성하)가 코빗에 지분을 투자한 상황에서도 보수적 태도를 잃지 않았다.

코빗은 앞으로도 운영 건전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코빗 지분 65%를 보유한 NXC와 34%를 가진 SK스퀘어, 두 기업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만큼 코빗도 주주 경영 이념에 부합하겠단 각오다.

오세진 코빗 대표는 “비트코인이란 단어조차 생소했던 10년 전 코빗이 국내 가상 자산 업계 개척자로서 지금의 가상 자산 업계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가상자산업권법 원년이자 코빗의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때인 만큼 주주들의 ‘정도 경영’ 이념에 발맞출 것”이라 말했다.

이어 “가상 자산 업계의 책임 있는 리더로서 우리나라에 건전한 가상 자산 투자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앞장서는 한편, 시장에 모범이 되는 거래소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코빗은 ‘창립 10주년’읠 맞아 대고객 설문조사 및 글짓기 이벤트(Event‧행사)를 진행한다.

참여 고객 전원에게 코빗 10주년 기념 NFT를 ‘에어드롭’(Airdrop)으로 지급하며 글짓기 이벤트 참가자 705명에게 추첨을 통해 최대 3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과 코빗 10주년 기념 굿즈(Goods‧상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에어드롭은 특정 코인을 보유한 사람에게 투자 비율에 따라 신규 코인 등을 무상으로 지급하는 것을 뜻한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