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기준 연금액이 급증하면서 두 제도 간 연계 감액 실효성이 낮아진 데다 소득과 자산 수준이 높은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으로 편입됨에 따라 연금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단 분석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30일 ‘연금 개혁과 사회적 합의 모델에 관한 연구’ 보고서(연구책임자 류채린 부 연구위원)를 통해 기초연금 제도가 앞으로 계속 유지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유는 ‘재정 문제’다.
1인당 기초연금액은 2022년 월 30만7000원, 2023년 월 32만2000원을 지급하되 이후부터는 매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연계해 인상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또 국민연금 재정계산 5년 주기마다 A 값(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3년간 평균 소득 월액)의 일정 비율(A 값 대비 11.5%)을 유지하는 걸로 계산했다.
그 결과, 경상가격 기준 기초연금 지출액은 2020년 17조원에서 2080년 312조원으로 증가한다고 확인됐다. 같은 기간 기초연금 급여 지출이 국내총생산(GDP‧Gross Domestic Product)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8%에서 3.6%로 불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정부 11대 국정과제에 따라 기초연금을 2024년부터 월 40만원까지 인상하고 매년 국민연금 A 값 대비 13.9%를 지급할 경우, 문제는 더 커졌다.
2080년이 됐을 때 기초연금 지출액은 384조원, GDP 대비 지출 비중은 4.4%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에 관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진은 “인구구조 변화 상황 고려 시 노인의 70%를 지급 대상으로 하는 현행 기초연금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재정 안정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결론 내렸다.
현재 기초연금은 월 최대 30만원이다. 2014년 7월 기초연금 도입 당시엔 월 10만원이던 기초노령연금이 확대 개편돼 20만원을 지급했으나 2018년 9월 월 25만원으로 오르는 등 금액이 단계적으로 점차 늘었다.
올해는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최대 지급액이 월 32만2000원까지 올랐다. 소득‧재산 수준, 부부 수급 여부, 국민연금 지급액 등을 고려해 감액된다.
기초연금은 도입 당시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면 기초연금을 깎아 주는 이른바 ‘기초연금-국민연금 가입 기간 연계 감액 장치’로 기초연금-국민연금 사이 중층 보장이 이뤄지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기초연금 자체가 성격이 모호하고 국민연금과의 관계에 있어 역할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고, 기초연금의 기준 연금액까지 빠르게 증가하면서 지금은 두 제도 간 연계 감액 실효성이 낮아진 상태다.
연구진은 “기존 노인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소득과 자산 수준이 높은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으로 편입됨에 따라 과거에 비해 소득수준이 높은 노인들에게도 기초연금이 지급되는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연금 개혁 논의 과정에서 두 제도 간 역할을 분명히 재정립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1월 29일 재정계산 위원회를 발족해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연금-기초연금 재구조화 방안도 논의 내용 중 하나다. 국회도 현재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민간 자문위를 구성해 개혁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 관계자는 “재정전망을 기초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합리적인 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논의 과정에서 각계 전문가, 일반 국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사회적 수용성을 고려한 개혁 방안이 도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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