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은 29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회관에서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 영세 가맹점주 등을 만나 취약계층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은 영세 카드가맹점‧취약계층을 위한 ‘상생금융 1호’ 지원책을 발표했다.
대출금리 인하에 무료 홍보까지
우리카드가 선보인 ‘상생금융 1호’ 지원책은 크게 금융 취약계층 대상 채무 정상화 지원 프로그램과 소상공인 대상 마케팅 지원 등으로 구성됐다. 총 지원규모는 2200억원 수준으로, ▲취약차주 채무정상화 프로그램 1300억원 ▲저소득 고객 대상 신규 대출금리 인하 800억원 ▲영세‧중소가맹점 대상 카드 이용대금 캐시백 지원에 100억원이 사용된다. 세부적으로는 연체채권 감면비율을 현행 20~60%에서 30~70%로 10%포인트(p) 일괄 확대한다. 전세사기 피해자에게는 최대 70% 채무 감면을 실시한다. 기존 대환대출 대비 금리를 50% 인하한 상생론도 출시한다. 연소득 2000만원 이하 저소득 고객에 한해 1인 최대 1000만원까지 신용대출금리를 기존 대비 4%p 인하한다.
영세·중소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사업자금 용도의 기업카드 이용 시 카드 이용대금의 1%를 할인해 준다. 점주 인근 상권과 고객 분석 리포트를 제공하고, 우리카드 고객 대상 홍보를 무상으로 지원한다.
우리카드는 이날 취약 계층의 실생활 지원을 위한 소상공인 물품 구매 후원금 2억원을 굿네이버스에 기부했다. 향후 상생금융 전담조직과 상담센터를 신설해 다양한 상생금융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 및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카드가 내놓은 이번 지원책은 사업별 진행기간이 상이하다. 취약차주 채무정상화 프로그램과 저소득 고객 대상 신규 대출금리 인하는 올해 말까지 운영된다. 한도 소진 시 조기 종료될 수 있다.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는 “’상생금융 1호’와 연계해 소상공인의 물품을 구매하고 사회 취약층에 기부하는 사회공헌사업도 실시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 금융 자립을 돕고 선순환할 수 있는 발판 마련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원장 “우리카드 지원책, 의미 있고 시의적절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어려운 경영환경으로 여력이 녹록지 않음에도 상생금융 방안을 마련해 준 우리카드에 감사를 표하며, 금융권 전반에 이러한 노력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소상공인은 새로운 대출을 받기도, 기존 채무를 상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이런 때일수록 금융사들이 ‘비 올 때 우산 뺏기’ 식으로 대응하기 보다 동반자적 입장에서 소상공인의 금융부담 경감과 재기를 위해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2금융권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것도 강조했다. 그는 “최근 2금융권 연체율 상승으로 인해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는 있으나, 합리적인 여신심사를 통해 서민에 대한 자금공급이라는 역할에 충실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카드 상생금융 패키지에 영세 가맹점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신규자금 지원을 포함한 것은 매우 의미 잇고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오는 9월 종료되는 채무 상환유예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이미 상환유예 이용금액에 대해 차주의 상환계획서에 따라 최장 2028년 9월까지 분할상환이 가능하도록 하는 연착륙 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연착륙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각 금융사가 힘써줄 것도 거듭 강조했다. 이 원장은 “각 금융사는 오는 9월까지 차주별 1:1 면담 등을 통해 실질적인 상환능력을 평가하고, 추가 지원이 필요한 차주에 대해서는 맞춤형 채무조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생 방안을 내놓는 금융사를 지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카드업계 전반에 상생금융 방안을 요구한 적은 없다”며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고 수익성과 건전성 상황도 다르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이를 일률적으로 하라고 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 원장은 “여력이 있는 다른 카드사나 캐피탈사에서 먼저 우리카드와 같은 이런 제안을 해주면 저는 언제든지 찾아가 금융당국이 지지한다는 말씀을 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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