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가 태국 방콕에서 ‘금융협력포럼’을 개최해 양국 간 교류와 상생을 약속했다.
양국의 금융시장 및 은행 산업 현황 논의
금융위는 지난 13일 방콕에서 열린 ‘한국-태국 금융협력포럼 및 IOSCO 회의’에 참석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정각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비롯해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부원장보, 박종규 해외금융협력협의회 의장, 윤차용 예금보험공사 부사장, 문승현 주태국 대한민국 대사 등이 자리했다. 태국에선 세타푸트 수티와르나루에푸트(Sethaput Suthiwartnarueput) 태국 중앙은행 총재가 자리를 빛냈다.
‘한-태국 금융협력포럼’은 금융위와 태국 중앙은행, 해외금융협력협의회가 지난 2017년에 이어 연 행사다.
금융당국인 금융위와 태국 중앙은행을 포함해 양국 금융기관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개최됐다. 해외금융협력협의회는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2013년 2월 출범한 협의체다. 국내 금융 공공기관과 협회 등 총 25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선 양국의 금융시장 및 은행 산업 현황, 금융혁신과 발전을 위한 금융협력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김정각 금융위 증선위원은 축사를 통해 한국-태국 간 금융협력 현황을 소개하는 동시에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한국의 선진 시스템과 고도화된 금융시장 운영 노하우(Knowhow‧비법)를 태국에 전수한 경험을 언급했다.
이를테면 지난 2012년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가 운용하는 비상장 시장 ‘코넥스’(KONEX) 개장 경험을 살려 태국 증권 거래 위원회에 제3 주식 시장 설립을 자문했던 점, 금융결제원(원장 박종석)이 공동 결제 시스템(Open Banking) 기술 지원 프로그램으로 태국 중앙은행에 지식공유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점 등이다.
또한 한국이 전 세계에서 선도적으로 도입‧시행 중인 ▲인터넷 전문은행 ▲오픈 뱅킹 시스템 ▲본인 신용 정보관리업(Mydata) 등은 디지털 전환을 통한 금융혁신 사례로 태국이 추진하는 가상은행에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피력했다. 국내 금융기관이 이에 대해 적극적인 참여 의지도 나타낸다는 점 역시 전달했다.
김 증선위원 축사 뒤엔 타릿 판티엠라스(Tharith Panpiemras) 태국 중앙은행 부총재의 ‘태국 금융산업 혁신과 경쟁, 미래’ 발표가 이어졌다. 타릿 판티엠라스 부총재는 태국 자금 시장에서 은행 및 비은행 금융기관, 자본시장 역할과 경쟁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태국 소매금융시장에서 비은행금융기관 역할이 커지고 있음에도 한국을 포함한 외국 금융기관 역할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태국이 디지털 전환 작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신원 증명 △디지털 결제 △데이터 활용에 대해 태국 금융당국의 금융 인프라(Infrastructure‧사회적 생산 기반) 및 규제 샌드박스와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있었다는 점을 콕 집어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해 혁신 금융 서비스를 개발·출시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태국 측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파리왓 카니타센(Pariwat Kanithasen) 결제 시스템 정책 부국장 역시 태국이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ASEAN‧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국가들과 추진 중인 ‘지급 결제 시스템 연계’ 사업을 언급했다.
그는 “태국과 한국의 교역‧송금 규모를 봤을 때 한국의 지급 결제 시스템과의 연계가 양국 모두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감을 표했다.
이 밖에도 한국 측에선 한국금융연구원(원장 박종규), 금융결제원, 신용보증기금(대표 최원목닫기최원목기사 모아보기) 등이 발표에 나섰다. 이들은 한국의 금융제도 현황과 발전 방향, 각 기관이 추진하는 해외 진출 사업 소개 시간을 가졌다.
양국 금융당국에겐 이번 포럼이 두 나라의 금융산업 현황과 방향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한국의 발전된 디지털 금융 인프라에 대해 태국 금융당국은 적극적인 관심과 향후 한국 금융당국과의 지속적인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김정각 상임위원은 태국 금융당국 의지에 깊은 사의를 표했다. 그리고 태국 중앙은행이 추진하는 가상은행에 대한 한국 금융기관의 관심을 드러냈다. 더불어 향후 태국 중앙은행과의 협력도 태국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IOSCO 회의 참석… 지속 가능 금융‘ 등 논의
금융위는 금감원과 전 세계 증권시장 규제당국이 참여하는 IOSCO 회의에도 참석했다.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방콕에서 열린 이번 ‘IOSCO 제48회 연차총회’에서 △지속 가능 금융 △펀드 유동성 리스크(Risk‧관리) △사모 금융 △레버리지론‧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 등 글로벌(Global‧전 세계) 자본시장 논의에 함께한 것이다.
IOSCO는 증권시장에서 세계 표준을 설정하고 증권 규제 현안을 공유하기 위한 약 129개국의 규제당국 간 협의체다. 한국은 금융위, 금감원이 참여하고 있다.
14일 열린 이사회에선 ‘지속 가능 금융’과 관련해 이달 말 최종안 발표 예정인 ISSB의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일반‧기후 분야)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ISSB는 2021년 11월 국제 재무 보고 기준(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재단 산하에 설립된 위원회다. 글로벌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3월 ISSB는 IFRS S1(일반)‧S2(기후) 2개 공시기준 초안을 발표하고, 7월까지 전 세계 의견을 들어왔다. 이달 말 최종 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IFRS S1은 ‘일반 요구사항’으로 목적, 핵심 요소, 보고 기업‧빈도‧위치 등 지속가능성 정보 공시 전반에 대한 일반적인 공시 원칙이다. IFRS S2는 ‘기후 관련 공시’로 기후 분야의 구체적인 지속가능성 정보 공시항목을 말한다.
그간 IOSCO는 지속 가능 금융 임시조직(TF‧Task Force)을 산하에 구성해 ISSB 기준 평가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회의에선 ISSB 기준에 대한 회원국의 IOSCO 공식 지지(Endorse) 여부를 묻는 의견수렴이 시행됐다.
지속 가능 금융 TF에 따르면, ISSB 기준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기후 등 지속가능성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Frame Work‧골격)라는 잠정적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IOSCO 이사회에서 ISSB 기준에 대한 ‘공식 지지’를 승인할 것을 제안했다.
한국은 IOSCO에서 ISSB 기준을 지지하는 것에 원칙적으로 ‘찬성’(Agree in-principle) 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투자자에게 보다 일관되고 비교 가능한 양질의 지속가능성 정보가 제공되는 데 기여할 수 있단 판단에서다.
다만, 개별 회원국별로 법‧제도 및 기업 관행‧준비상황 등이 다른 만큼 ISSB 기준을 고려하는 방식과 속도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덧붙였다.
IOSCO는 이달 말 ISSB 기준 최종안이 발표되면 마지막 평가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다음 달 중 공식 지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확정하려 한다. 이번 회의에서 많은 회원국이 ‘지지’ 의사를 밝힌 만큼 ISSB 기준에 대한 IOSCO의 공식적인 지지 선언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 보고 있다.
IOSCO의 ‘공식 지지’ 결정이 이뤄지면 회원국에 자국 내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 설계 시 ISSB 기준을 고려할 것을 권고하게 된다.
ISSB는 2021년 11월 설립 당시부터 IOSCO로부터 지지 받았다. 그간 꾸준히 상호 간 협력을 지속하기도 했다. ISSB 최종 공시기준 발표 직후 IOSCO의 ‘지지’ 선언이 나온다면, ISSB 기준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으로 자리 잡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의 경우, 오는 2025년부터 ‘상장사 ESG(친환경‧사회적 책무‧지배구조 개선) 공시가 단계적으로 의무화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에 대비해 올 3분기 내로 ’국내 ESG 공시 제도 로드맵(Roadmap‧청사진)을 발표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내 ESG 공시 제도의 글로벌 정합성 측면에서 앞으로도 계속 글로벌 시장 및 각국에서의 ISSB 기준 활용 현황을 모니터링(Monitoring‧관찰) 할 예정”이라며 “이를 감안해 국내 ESG 공시 제도 로드맵과 ESG 공시기준도 마련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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