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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읽고 또 읽어도 ‘아리송한 보험 약관’

기사입력 : 2023-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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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일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 김형일 기자
[한국금융신문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일 기자] “읽고, 읽고, 또 읽어도 아리송하다”

올해 들어 보험을 활용한 순간이 많았지만, 생각만큼 도움이 되진 않았다. 고객 입장에서 약관이나 서비스 내용이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기자는 한 달 간격으로 켜지는 타이어 공기압 경고등으로 애를 먹었다. 결과적으로 미세 펑크가 원인이었지만, 이를 알아차리는 데 시간이 걸렸다.

가장 난처했던 것은 지인과 여행을 떠나기 직전에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던 것. 급하게 보험사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청했으나 원인을 찾지 못했고 제공 서비스에 대한 입장차만 확인했다.

문제가 됐던 서비스는 타이어 교체. 기자와 주변 지인 모두 새 타이어로 교체해 줄 것이라고 믿었던 이 서비스는 예비 타이어(스페어 타이어) 등 기보유한 타이어를 단순히 교체해 준다는 뜻이었다. 교체라는 단어를 제공자와 수요자가 다르게 바라볼 수 있음을 깨달았다.

특히 서비스 내용이 간단하게 소개된 모바일 앱으로 확인한 것이 오해를 불러왔다.

서비스 내용을 알고 있었음에도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경험도 있다.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는 현상이 발생해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청했지만, 자동차 배터리 방전이 의심된다는 조언을 해줬을 뿐 별다른 조치 없이 서비스는 종료됐다.

배터리 방전으로 시동이 불가한 경우 임시 충전으로 운행이 가능하도록 조치한다고 명시됐지만, 정당한 요구를 하지 못한 것이다. 억울한 마음에 긴급출동 서비스 내용도 다시 살펴본 결과 생각보다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았다.

도로이탈, 장애물 등으로 자력 운행이 불가능한 경우 긴급구난이 가능하지만, 특수구난에 따른 추가 금액은 고객이 부담한다고 쓰여있었다.

특수한 구난이 2.5톤 초과 구난형 특수자동차로 구난한 경우, 구난작업 연결고리 결합 30분 초과를 의미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기자는 1년 간격으로 재가입 주기가 찾아오는 자동차보험을 선택할 때 신중했고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고 자부해 왔다.

운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말뿐인 점을 고려해 주행거리가 짧으면 보험료를 줄일 수 있는 마일리지 할인 특약, 오프라인 가입 할인, 블랙박스 장착 특약 등을 활용했다. 약관이나 서비스 내용을 좀 더 꼼꼼히 살펴봤어야 했음을 자책했다.

보험용어가 너무 어려워 이해까지 시간이 걸린 적도 있다. 기자는 독감으로 여러 병원을 내원했다. 고열과 기침, 인후통, 두통, 오한으로 진료비와 약값이 꽤 나왔고 실손의료보험으로 이를 보전받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일부 보험금 청구 건이 반려됐다. 공제금 미만인 경우 약관상 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에 포함돼 보험금 지급이 어렵다는 답변이 왔다.

공제금 미만이라는 뜻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기자는 검색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같은 질문을 하는 이들을 다수 볼 수 있었다. 2021년 7월 이후 판매분을 의미하는 4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한 기자는 급여(주계약) 항목은 병·의원급 최소 1만원·상급·종합병원 최소 2만원, 비급여(특약)최소 3만원에 해당해야 보험금 지급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보험약관과 서비스에 대한 부주의로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 역량이 생각보다 높지 않을 수 있다. 초중고교 시절 금융교육을 받은 이들이 많지 않은 점이 그렇다.

이러한 문제는 특정 단어가 부각되도록 하는 눈속임 설계(다크패턴)에도 금융소비자들이 속아 넘어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금융사와 금융당국이 함께 금융소비자 역량 제고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김형일 기자 ktripod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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