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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데이터 토론회 개최…소비지단체·의료계·보험사 간 입장차 여전

기사입력 : 2023-05-17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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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시작 전 시민단체 반대 시

무상의료운동본부가 17일 서울 여의도 건보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에서 건강보험자료 민간 제공을 위한 가이드라인 방향성 마련을 위한 토론회 시작 전 데이터 제공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2023.05.17.)./사진제공=무상의료운동본부이미지 확대보기
무상의료운동본부가 17일 서울 여의도 건보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에서 건강보험자료 민간 제공을 위한 가이드라인 방향성 마련을 위한 토론회 시작 전 데이터 제공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2023.05.17.)./사진제공=무상의료운동본부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건강보험공단 공공의료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 방향성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시민단체, 의료계 등 이해관계자 간 입장이 여전히 첨예하게 다투고 있다. 의견차이가 큰 만큼 건보공단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이 이뤄지기까지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건보공단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늘(17일) 서울 여의도 건보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에서 건보공단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공동으로 건강보험자료 민간 제공을 위한 가이드라인 방향성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자영업자, 소비자단체, 공급자단체, 전문가, 보험협회와 소속 보험사 관계자들이 참여해 건강보험 데이터 민간 제공 관련 입장과 의견을 공유하고 쟁점을 논의했다.

보험사들은 공공의료데이터 데이터3법을 근거로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을 요청해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공의료데이터 활용 길은 열린 반면 건보공단 공공의료데이터는 보험사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을 허용하지 않았다.

건보공단은 보험사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은 ▲취약계층 등의 배제 우려 ▲과학적 연구로 보기 어려움 ▲자료제공 최소화 위배 등으로 허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개인정보 유출 등을 우려하는 시민단체 반발에 따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면서 작년 10월 ▲특정 집단·국민에게 불이익 주는 연구에 자료 제공 거부 ▲공단·학계의 공동연구 참여 ▲연구 결과 활용 시 공단의 사전 동의 획득 등 '민간보험사 데이터 개방 가이드라인 방향'을 만들기도 했다. 가이드라인은 나왔으나 여전히 이견이 많은 상황이다.

토론회에서도 관계자들의 입장이 엇갈렸다.

의사협회에서는 보험사에 제공되는 데이터가 가명정보로 이뤄져있다고 하더라도 가명정보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민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가명정보라고 하더라도 얼마든지 개인 특정화가 가능하다"라며 "가이드라인 찬반을 논하는 토론회라고 생각하고 참석을 결정했다"라며 가이드라인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학계에서는 건강보험공단 정보를 민간 보험사에 제공할 때 위험성을 지적했다.

윤아리 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 총무이사는 "공단이 관리하는 건강보험자료의 경우, 양이 방대하고 민감한 정보가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민간 제공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재식별 가능성, 목적 외 이용, 제3자 제공 여부 등을 고려하도록 하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김명희 국립중앙의료원 정책통계지원센터장은 보험사가 상품 고도화를 위해 공공의료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보험 가입 거부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김명희 센터장은 "보험상품의 고도화를 위해 이러한 정보가 정말로 필요하다면 민간 보험사가 재원을 투자해 코호트를 구축하거나 주기적 서베이를 진행하는 등 직접 자료를 구축·분석하는 게 마땅하다"라며 "저위험군에 대한 보험료 할인은 다른 한편으로 위험률이 높은 가입자를 배제하거나 차등적으로 보험료를 인상하는 조치와 동전의 양면"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공공의료데이터가 보험가입 거부 등에 활용되지 않고 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보험상품 개발에 활용한다고 반박했다.

문병준 한화생명 과장은 "보험이 필요하지만 기존 병력으로 인해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고객을 위해 보험사도 노력하고있지만 보험사들이 가진 정보로는 유병자 상품을 개발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라며 "공공의료데이터를 이용해 정교한 분석을 통해 신규 위험률을 산출하고 그간 정보의 부족으로 만들지 못했던 신규 상품을 개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 전에는 '무상의료운동본부'는 토론회장에 입장해 반대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 진행으로 토론회 시작이 40분 지연되기도 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보험사는 영리추구 기관으로 데이터를 넘겨준다면 보험사들에만 유리한 상품개발을 하거나 보험 가입거절, 지급거절, 보험료인상 등에 활용할 것이 분명하다"라며 "지난해 말 국정감사에서 심평원이 민간보험사 10곳에 685만 건의 개인 의료정보를 팔아넘겼다는 게 드러났을 때 밝혀진 것처럼 보험사의 정보요구 이유는 노골적으로 ‘새로운 보험상품 개발’,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 등이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도 지적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아무리 ‘가명 처리’를 했다고 해도 다른 정보와 결합하면 쉽게 재식별될 수 있는 게 가명 정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정보는 더 쉽게 개인이 특정될 수 있고, 유출되었을 때 큰 문제가 발생하는 민감정보 중 민감정보"라며 "지금은 시민사회의 문제제기에 압박을 받아 공단과 심평원이 가명 정보 자체가 아니라 가명 정보를 활용한 결과인 통계 값만 반출하게 한다 할지라도, 그 과정에서도 얼마든 정보유출 위험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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