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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산업 생산적 금융 역할 확대…혁신 생태계·제도개선 병행 [금융권 생산적 금융]

기사입력 : 2026-07-10 15:58

(최종수정 2026-07-1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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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신 뒷받침할 금융 생태계 구축 한목소리
보험사 장기투자 확대 위한 자본규제 개선 필요

김자봉 은행법학회장이 9일 열린 보험연구원 세미나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강은영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김자봉 은행법학회장이 9일 열린 보험연구원 세미나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강은영 기자
[한국금융신문 강은영 기자] 보험산업이 생산적 금융의 핵심 축으로 장기투자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을 뒷받침할 금융 생태계 구축과 자본규제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생산적 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해 보험사의 투자 유인을 높일 수 있는 지급여력(K-ICS) 제도 개선과 효율적인 자본관리 체계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9일 보험연구원은 '생산적 금융 시대, 보험산업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보험산업의 생산적 금융 역할과 향후 과제를 논의했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이 추진되는 가운데 금융시장과 보험산업이 직면한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생산적 금융을 위한 벤처 생태계 구축과 보험산업의 자본규제 및 자본관리 방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최신 연구 성과와 정책적 시사점을 공유했다.

김헌수 보험연구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정책의 방향과 산업의 현실 사이의 간극을 메워야 한다”며 “보험산업의 생산적 금융 확대는 지급여력 관리 부담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선도성장 위한 생산적 금융 생태계 구축 강조

먼저 김자봉 은행법학회장은 ‘생산적 금융의 의미와 과제’를 주제로 첫 번째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과거 고도성장을 이뤘지만 기존 성장모델이 한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으로 '기술선도성장'과 이를 뒷받침할 생산적 금융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자봉 회장은 “최근 한국 경제성장률은 0~1%대로 낮아지면서 성장동력이 낮아지고 소득·자산 불평등 심화로 구조적 문제에 직면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을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과 함께 모든 구성원이 성장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포용적 성장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제시한 기술선도성장은 연구개발(R&D)을 통해 지식을 축적하고 혁신을 지속하는 내생적 성장 이론에 기반을 둔 개념이다. 그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역시 이러한 기술혁신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라고 짚었다.

생산적 금융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제시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경쟁력은 특정 벤처캐피털(VC)이나 은행이 아니라 창업 초기부터 투자회수(엑시트)까지 모든 단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금융 생태계에 있다”며 “혁신은 높은 불확실성과 정보 비대칭을 수반하기 때문에 단계별 투자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비교해 한국의 혁신금융 생태계는 국가 차원의 개념검증 기관이 없고, 벤처기업 정보공개와 VC 등록이 활성화되지 않아 정보 비대칭이 크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연기금의 VC 투자 비중이 매우 낮고, VC 투자에 대한 규제 부담, 은행과 VC 간 협력 부족, 취약한 M&A 시장 등으로 혁신기업 성장 단계가 단절돼 있다고 진단했다.

김자봉 회장은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과제로 ▲정부 주도의 개념검증 기관 설립 ▲벤처기업 등록 의무화 및 정보공개 강화 ▲초기 R&D 벤처 투자에 대한 기관투자자 평가체계 개선 ▲은행의 벤처대출 활성화를 위한 위험가중치 및 제도 개선 ▲금융그룹 CVC·VC 투자 활성화를 위한 거버넌스 개선 ▲M&A 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 개선 ▲생산적 금융 확대를 뒷받침할 예금제도 개선 등을 제시했다.

끝으로 그는 “금융은 경제성장의 결과가 아니라 원인”이라며 “기업을 단순히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혁신을 이끌어가는 금융 생태계를 구축해야 기술선도성장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매칭조정·위험가중치 완화로 투자 여력 확보

이어 최우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회사의 생산적 금융과 자본관리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최우석 연구위원은 생산적 금융이 실물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분야로,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기조라고 설명했다. 보험회사는 장기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특성상 대표적인 ‘인내자본(Patient Capital)’ 공급자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보험사는 장기간 운용해야 하는 보험료를 기반으로 첨단산업과 벤처기업, 인프라 등 장기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며 “보험업계도 향후 5년간 40조원 이상을 생산적 금융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현행 자본규제가 보험사의 생산적 금융 참여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기자산 확보를 위해 초장기 국고채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하면서 수익률이 3% 수준에 머물러 자산운용 경쟁력이 떨어지고, 이는 역마진 위험과 상품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생산적 부문 투자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지급여력(K-ICS) 관리 측면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벤처기업 투자 등이 비상장주식으로 분류되면서 높은 위험가중치가 적용돼 요구자본이 크게 늘어나고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생산적 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급여력 제도의 합리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우석 연구위원은 “매칭조정(Matching Adjustment)을 활성화하면 생산적 자산의 수익률을 할인율에 반영해 자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영국처럼 적용 대상 자산을 확대하고 일정 수준의 현금흐름 미스매칭을 허용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 위험액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책금융 프로그램이나 적격 벤처투자, 장기보유 주식 등에 대해서는 위험가중치를 완화해 보험사의 자본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차원의 과제로는 ▲파생상품을 활용한 자본관리 고도화 ▲생산적 자산과 현금흐름이 맞는 장기 상품 개발 ▲전문 운용인력 확보 및 투자 의사결정 체계 정비 등을 제시했다.

최우석 연구위원은 “보험산업은 사회안전망 기능과 함께 장기 투자자로서 역할을 수행해 왔다”며 “자본규제 합리화와 효율적인 자본과리 체계가 뒷받침된다면 생산적 금융은 보험산업이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은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eyk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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