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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최대어’ 기가비스, 흥행 가도 달릴까… “글로벌 반도체 시장 선도할 것”

기사입력 : 2023-05-1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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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판 검사 자체 개발 기술력 보유

2020년부터 영업이익률 35% 이상 유지

지난해 매출액 997억원‧영업이익 439억원

공모 금액 763억~881억… ‘상반기 최대 규모’

올해 상반기 ‘코스닥(KOSDAQ) 최대어’로 꼽히는 기가비스의 강해철 대표이사가 2023년 5월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시장 전망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IR큐더스(대표 이종승)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상반기 ‘코스닥(KOSDAQ) 최대어’로 꼽히는 기가비스의 강해철 대표이사가 2023년 5월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시장 전망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IR큐더스(대표 이종승)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기가비스(대표 강해철)는 두 발 앞선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Global‧세계적인) 반도체 검사 기업입니다. 유망한 중소·벤처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한 장외 주식거래 시장 ‘코스닥’(KOSDAQ) 상장을 통해 그 입지를 다질 것입니다.”

올해 상반기 ‘코스닥 최대어’로 꼽히는 기가비스의 강해철 대표이사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와 같은 포부를 밝혔다. 반도체 기판 검사‧수리 자체 기술력을 앞세워 전 세계를 사로잡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반도체 업황이 최근 불황 굴레에 들어간 상황이라 기가비스의 상장 움직임은 더욱 주목된다. 자체 기술력과 안정적 재무 상태, 시장 친화적 공모 구조 등을 내세워 흥행 가도를 달린다면 얼어붙은 IPO 시장을 조금이나마 녹일 수 있어서다.

반도체 기판 검사‧수리 모두 ‘자체 기술’

기가비스는 광학 기술로 반도체 기판 내층을 검사하고 수리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모두 ‘자체 개발’한 기술이다.

반도체 기판의 패턴(Pattern‧일정한 형태)을 검사하는 자동 광학 검사설비(AOI‧Automated Optical Inspection)와 검출된 불량 패턴을 수리하는 자동 광학 수리설비(AOR‧Automatic Optical Repair)가 대표 제품으로 꼽힌다.

특히 AOI, AOR 등 다양한 설비를 하나의 라인으로 묶어 완전 자동 운영하는 인라인(Inline) 무인화 설비는 업계 최고 설비로 인정받은 상태다.

그뿐만이 아니다. 반도체 기판 회로선 폭 3㎛(마이크로미터) 검사설비(AOI)와 반도체 기판 회로 선폭 5㎛ 수리 설비(AOR)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기술력도 입증받기도 했다.

3㎛ 검사 설비(AOI)는 일본‧대만‧미국 등 글로벌 대형 고객사에 시제품으로 출시됐다. 5㎛ 수리 설비(AOR)는 글로벌 최상급 패키지 기판 제조사에 공급 중이다. 1㎛은 100만분의 1미터(m)에 해당한다. 회로 선폭은 반도체 기판 회로선 사이 간격을 뜻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및 자율주행 등에 들어가는 시스템반도체가 주목받는 상황은 기가비스를 더 돋보이게 만든다. 반도체 공정 난이도가 복잡해지며 반도체 기판 검사‧수리 역량도 덩달아 조명되고 있어서다. 기가비스는 AI 전용 반도체에 주로 활용되는 최고 사양의 기판 ‘PC용 플립 칩 볼 그리드 어레이’(FC-BGA‧Flip Chip Ball Grid Array) 시장에서 현재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23년 상반기 ‘코스닥(KOSDAQ) 최대어’로 꼽히는 기가비스(대표 강해철)의 주요 경영진./자료제공=IR큐더스(대표 이종승)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상반기 ‘코스닥(KOSDAQ) 최대어’로 꼽히는 기가비스(대표 강해철)의 주요 경영진./자료제공=IR큐더스(대표 이종승)

통상 기판에 결함이 발생할 경우, 폐기해야 해 수율 문제가 항상 뒤따랐다. 기가비스는 자체 기술인 AOI로 반도체 기판에서 불량을 확인하고 AOR을 추가해 이를 수리한다.

우리 몸으로 치면, 뇌(반도체 칩)와 몸(메인보드)을 연결하는 신경망 역할인 반도체 기판 안정성을 책임지는 것이다. 직접적인 반도체 수율 향상에 주요 기둥 역할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시장도 가파른 성장세다. AI와 가상현실, 자율주행의 연평균 성장률(CACR‧Compound Annual Growth Rate)은 각각 27%, 28%, 22%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데이터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4차 산업 영향이다.

기가비스의 경우, 반도체 업황 불황에도 크게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고성능 반도체 기판을 중점으로 사업을 하는 데다 시스템반도체 수주잔고는 넘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실제로 전방시장이 커지면서 수주잔고와 공장 가동률은 꾸준히 늘고 있다. 대만과 중국, 일본, 국내 등의 주요 반도체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데 2020년 182억원이던 수주잔고는 2021년 695억원, 2022년 1228억원으로 급증했다. 공장 가동률도 2020년 86%에서 2021년 88.1%, 2022년 92.2%를 기록 중이다.

기가비스는 공모를 통해 조달한 금액 절반 이상을 ‘생산부지 확장 이전’에 사용하려 한다. 금액으로 치면, 490억원 정도다.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에 있는 본사에서 진위면에 건설 예정인 산업단지로 확장 이전하려는 계획이다. 다년간 외형성장을 지속했기에 앞으론 생산 능력 확대에 초점을 맞추려는 행보다.

아울러 해외 영업 거점 확대와 연구인력 확충 등 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자금 투입을 예정하고 있다. 130억원가량을 타 법인 증권 취득 자금으로 사용한다. 기가비스의 주력 제품인 AOR 핵심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에 투자해 안정적 부품 수급과 원가 절감을 도모하는 것이다. 신제품 개발 및 기존 제품 개량을 위한 연구원 영입과 해외 영업 인력 충원엔 80억원을 쓴다.

강해철 대표는 “기가비스만의 기술 경쟁력을 더 높이고자 2㎛까지 검사할 수 있는 AOI 설비를 개발했고, 연내 정식 출시를 준비 중”이라며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회로 선간 폭 3㎛까지 수리할 수 있는 설비도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가비스는 시대보다 한 발짝이 아닌 두 발짝 앞서는 글로벌 기술 선도 기업을 목표로 여기까지 달려왔다”며 “경쟁사와 기술격차를 더 넓히기 위해 지속해서 첨단 설비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가장 빠르게 보여드릴 수 있는 연구 결과는 UV AOI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에 의하면 UV AOI는 형광 현상을 활용해 회로를 검사하는 설비로, 현재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쇼트 결함 검출 기술력을 획기적으로 향상하는 게 그가 잡은 목표다.

2023년 상반기 ‘코스닥(KOSDAQ) 최대어’로 꼽히는 기가비스(대표 강해철)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이./자료제공=IR큐더스(대표 이종승)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상반기 ‘코스닥(KOSDAQ) 최대어’로 꼽히는 기가비스(대표 강해철)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이./자료제공=IR큐더스(대표 이종승)

‘안정적’ 재무 상태와 ‘시장 친화적’ 공모 구조

기가비스는 지금까지의 재무 상태 또한 안정적이라 평가받는다. 지난 2020년부터 영업이익률 3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9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 늘었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액이 749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439억원으로 176%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우리사주조합에 무상으로 자사주를 준 주식 보상 비용 100억원을 제외하고 278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의 경우, 매출액 10% 이상 증가가 전망된다.

강해철 대표는 이에 관해 “2021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주요 고객사 공장 화재로 인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일시적 감소를 나타냈다”며 “2022년 해외 수주 증가를 통해 다시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공모 구조가 시장 친화적이라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기가비스의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 비중은 23.2%(294만1239주)로 낮다. 전체 상장 예정 주식 수 1267만5758주 중 294만1293주만 유통할 수 있다.

보호예수 물량이 973만4465주로, 76.80%다. 최대 주주‧특수관계인 주식 775만2167주(61.16%)는 상장일로부터 2년 6개월 뒤, 45만500주(3.55%)는 6개월 뒤 풀린다. 기관투자가 등이 보유한 주식 108만4629주(8.56%)도 상장일 6개월 뒤 시장에 나온다. 우리사주조합 31만5000주(2.49%)는 상장일 5년 뒤, 우리사주조합 청약분 13만2169주(1.04%)는 상장일 1년 뒤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보호예수는 한국예탁결제원(KSD·사장 이순호닫기이순호기사 모아보기)나 증권사가 고객의 유가증권을 고객 명의로 보관하는 업무다. 투자자 피해를 막고자 대주주 지분 등을 일정 기간 매각하지 못하게 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주 매출 비중도 6.65%(14만7500주)로 공모 규모에 비해 작은 편이다. 구주 매출은 대주주나 일반 주주 등의 기존 주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 지분 중 일부를 일반인들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일을 뜻한다.

통상적으로 기업은 상장 때 주로 신주를 발행하고 조달되는 자금을 회사 성장을 위해 쓰는데 구주 매출 비중이 클 경우, 기존 주주들마저 회사 성장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데다 공모 자금이 회사 성장과 무관하게 쓰인다는 점에서 IPO 흥행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구주 매출 비중이 작다는 건 불필요한 의혹을 줄이고 최대한 IPO 흥행 가도를 달리겠단 뜻과 같다.

2023년 상반기 ‘코스닥(KOSDAQ) 최대어’로 꼽히는 기가비스(대표 강해철)의 공모 개요 및 일정과 공모 후 주주구성./자료제공=IR큐더스(대표 이종승)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상반기 ‘코스닥(KOSDAQ) 최대어’로 꼽히는 기가비스(대표 강해철)의 공모 개요 및 일정과 공모 후 주주구성./자료제공=IR큐더스(대표 이종승)

기가비스는 현재 발 빠르게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이틀간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금융 투자업계에 따르면, 흥행몰이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모 주식 수는 221만8258주이며,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4400~3만9700원이다. 희망 공모가는 반도체 검사 장비 제조 업체인 ▲고영테크놀러지(대표 고광일) ▲파크시스템스(대표 박상일) ▲넥스틴(대표 박태훈) ▲인텍플러스(대표 이상윤) 등 4곳과 주가수익비율(PER‧Price-Earning Ratio)을 비교해 결정했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Earning Per Share)으로 나눈 수치다. 주가가 1주당 순이익의 몇 배인지 나타낸다.

기가비스는 주식 보상 비용을 차감하지 않은 37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비교기업 PER과 곱해 평가 시가 총액을 계산한 뒤 회사 주식 수로 나눠 주당 평가가액 6만5082원을 확정했다. 공모가 할인율 39~47.14%까지 반영한 수치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기업의 평균 할인율인 22.79~34.62%에 비해 높은 할인율이다.

그 결과 기가비스의 공모 예정 금액은 총 763억~881억원에 달한다. 상장 후 예상 시가 총액은 약 4360억~5032억원으로 점쳐진다. 15일부터는 이틀간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달 중 코스닥에 상장한다. 삼성증권(대표 장석훈닫기장석훈기사 모아보기)이 상장 주관을 맡았다.

과연 코스닥 대어로 자리할 수 있을지 시장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IPO에 입성한 기업 중 공모가 기준 시가 총액이 5000억원을 넘긴 기업은 아직 없다. 전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 증시가 냉각기를 맞은 탓이다.

앞서 공모 규모 500억원을 넘긴 신규 상장사도 제이오(대표 강득주)와 티이엠씨(대표 유원양) 두 곳뿐이다. 공모가 상단에 해당하는 3만9700원으로 확정될 경우, 기가비스는 상반기 ‘최대어’로 자리하게 된다.

다만, 투자 유의가 필요한 지점도 있다.

우선 미국과 중국 사이 벌어지는 ‘반도체 패권 경쟁’이다. 미국은 지난해 반도체 지원법을 발효하고, 중국 등 안보 위협 국가에서 미국 보조금을 받는 회사가 반도체 설비를 구축하는 걸 금지했다.

아직 기가비스의 경우, 반도체 기판 검사 장비가 규제 대상이 아니라 안심되는 부분이나 반도체 기판까지 중국 수출 제한이 걸리면 매출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 기가비스는 현재 중국 및 글로벌 고객사들의 중국 공장에 제품을 납입 중이다. 지난해 매출 비중의 29.9% 중국에서 발생했다.

또한 소수 거래처에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것도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지난 2020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상위 6개사 매출 비중이 80%를 웃돌았는데, 주요 거래처 요구 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관계가 악화하면 실적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

기가비스 측은 이에 관해 “반도체 기판 제조 업체의 최상위 기업들로부터 대규모로 수주받은 것”이라며 “주요 거래처가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어 다른 거래처를 개척하는 데 오히려 긍정적”이라 해명했다. 그러면서 “사업 초기 국내 비중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해외 반도체 기판 제조업체들의 주문을 수주받았고, 앞으론 미국과 유럽 거래처 확보를 위해 영어권 인력 보강에도 중점을 둘 계획”이라 덧붙였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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