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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바람 부는데 ‘와인클럽’ 오픈한 정용진

기사입력 : 2023-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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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스타필드하남점’ 그랜드 오픈
와인·위스키·맥주 등 7000여 상품 갖춰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미지 확대보기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이마트가 지난 4일 스타필드 하남에 ‘와인클럽’이라는 체험형 와인 전문매장을 열었다. 국내 최대 규모 구색을 갖췄다. 와인은 물론이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위스키와 수입맥주 등 7000여개 상품을 판매한다. 면적도 무려 700평에 달한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류 소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강희석닫기강희석기사 모아보기 이마트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 주류 시장 동향이 과거와는 다른 형태로 진전되고 있고, 와인 시장 자체 사업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 하에 추진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와인 사업 확장은 ‘와인 애호가’로 알려진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 신세계그룹 부회장 주도로 이뤄졌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미국 100% 자회사 스타필드 프라퍼티스(Starfield Properties, lnc.)를 통해 미국 나파밸리 쉐이퍼빈야드 지분 100%와 부동산을 2996억원(2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쉐이퍼빈야드는 나파밸리를 대표하는 최고급 와인 ‘힐사이드 셀렉트’를 비롯한 5개 럭셔리 와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와이너리로 사업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최상급 와인 생산에 적합한 기온과 토양으로 유명한 나파밸리 중에서도 최상의 입지로 손꼽히는 스택스 립 지역 중심으로 약 60만평 규모 포도밭 농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번에 대대적으로 와인클럽을 오픈했지만 롯데마트보다는 약 1년 반 정도 늦은 출발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021년말 ‘보틀벙커’라는 주류 전문 매장을 오픈해 이미 쏠쏠하게 재미를 봤다. 이마트로서는 한참 뒤늦은 추격인데다 인기 주종도 위스키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와인 전문매장을 오픈하는 셈이다.

롯데마트 따라하기 아니냐는 지적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3일 이마트 연수점에서 취재진과 만나 “(와인클럽은) 보틀벙커를 선보이기 이전부터 계획하고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주류매장과 상관 없다는 얘기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와인 구매 가격대별 매출 비중에서 5만원 이상 가격대 매출 구성비가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프리미엄 와인에 대한 고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와인클럽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프리미엄 등 희소 와인에 대한 상품 경쟁력을 지난 이미트가 두각을 나타내기에 우호적 상황이 조성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마트는 프리미엄 제품에 잔뜩 공을 들였다. 매장 안쪽 ‘GCC 프리미엄 셀러룸’은 와인 보관에 최적화된 온도 관리 시스템을 갖췄으며 프랑스 그랑 크뤼 클라세, 비평가 평점 100점 컬렉션, 생떼밀리옹 컬렉션, 부르고뉴 지역별 톱 생산자 와인 등으로 채웠다.

프리미엄 셀러룸 앞쪽에는 최근 와인 고급화와 다양성 트렌드에 맞춰 ‘프랑스 프리미엄 존’을 두고 매독, 뽀이약, 마고 등 보르도 좌안, 프롱삭, 생떼밀리옹 등 보르도 우안, 부르고뉴, 론, 르와르 등 프랑스 유명 산지를 세분화해 구성했다.

이마트 와인클럽은 특히 본격화하는 엔데믹에 따라 체험형 이벤트를 확대하는 등 오프라인 강점을 최대한 살린다는 방침이다. 약 20평 공간에 조성한 와인 LAB과 36종 아로마 키트를 통해 와인 고유의 향을 맡아볼 수 있는 ‘아로마 체험 존’을 도입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국내 최대 와인 매장이라는 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느냐는 질문은 아직 유효해 보인다. 현재 와인 시장은 한창 뜨거울 때와는 조금 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위스키가 주류 시장 ‘대세’를 점하면서 와인 열풍이 한풀 꺾였다. 위스키를 사기 위해 ‘오픈런’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한강 편의점마저 맥주 대신 위스키를 활용한 ‘하이볼’ 판매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역대 최대치인 5억8127만달러(약 7162억원)로 전년보다 3.8% 증가했다. 하지만 수입량은 7.3% 감소한 7만1020톤을 기록했다.

▲ 지난 4일 스타필드 하남에 대규모주류전문점 ‘와인클럽’을 열었다. 사진제공=이마트이미지 확대보기
▲ 지난 4일 스타필드 하남에 대규모주류전문점 ‘와인클럽’을 열었다. 사진제공=이마트
와인 수입사들 성적도 부진하다. 업계 1위인 신세계L&B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2064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21년보다 3.1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5% 가량 줄었다. 순이익 역시 66억원으로 57% 감소했다. 2위인 금양인터내셔날 사정도 다르지 않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5.2%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29% 줄어들었다.

반면 위스키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카치, 버번 등 위스키류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8.2%가 늘어난 8443톤에 달했다. 이 수치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역대 1분기 기준 최고치다. 전체 분기 기준으로도 바로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8625톤에 이어 두 번째다. 와인 수입량과 비교해 아직은 크게 적지만, 위스키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위스키 시장 가격대는 폭 넓게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1~2분기 위스키 t당 가격은 1만1000달러 수준에서 3분기 9600달러, 4분기 8500달러로 내렸다. 올해 1분기에는 7700달러로 더 떨어졌다. 와인만큼이나 대중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이마트 와인클럽도 위스키 수요에 대응한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위스키 매대를 구성했다. 백화점 쇼윈도를 연상시키는 위스키 유리 진열장으로 시선을 끌 뿐만 아니라 싱글몰트, 블렌디드, 스피린 등 총 650여종 상품이 전시된다. 또 국내 유명 바텐더를 초청해 칵테일 제조 시연 및 시음 행사를 진행하고, 현장에 비치 된 키오스크를 통해 나만의 위스키 취향을 알아볼 수 있는 ‘위스키바’도 만들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와인에서 위스키로 주류 문화가 바뀌어가는 것에 대해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 취향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와인은 한번 열면 한 병을 다 마셔야 하지만 위스키는 소량으로 먹고 저장할 수 있다.

또 샷으로 먹거나 희석할 수 있고, 하이볼이나 칵테일로 활용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아 여러 취향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MZ세대가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위스키가 소주와 맥주를 꺾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스키 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 주류문화가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는 만큼 시장 트렌드도 예측 불가능해졌다”며 “와인이 한풀 꺾이긴 했지만 대중화로 자리를 잡았고, 와인클럽도 다른 종류 주류도 판매할 예정이라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얼마나 다양한 종류의 술을 구비하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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