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발표한 ‘디스플레이산업 주요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이 42.5%를 차지하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한국은 36.9%로 2위를 차지했지만, 1위인 중국과의 격차는 5.6%로 전년 대비 2.4%p(포인트) 줄였다. 3위는 점유율 18.2%를 차지한 대만이다.
중국의 LCD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LCD 생산을 줄이는 대신 OLED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LCD 사업을 철수했고, LG디스플레이는 국내 생산을 종료했고, 현재 중국에서만 생산 중이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황이 수요 회복 지연과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기평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돌파구는 ‘OLED’라고 강조했다. 팬데믹 이후 세트 제품 전반에 걸쳐 고화질, 다양한 폼팩터 적용이 가능한 OLED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34.3%로, 전년 대비 7%포인트 확대됐다. OLED 전체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81.3%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17.9%로 2위다. 특히 TV가 주력인 대형 OLED 시장은 한국이 95.2%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마저도 OLED TV 시장에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기술을 보유한 한국이 점유율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기평은 중국의 OLED 시장에 대해 “그간 수율 및 품질 문제 등으로 자국 내 스마트폰 제조업체 중심으로 패널을 공급해오던 BOE가 2021년부터 애플에 아이폰용 OLED 패널을 납품하기 시작하는 등 질적 측면에서도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거센 중국 추격 속에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앞선 OLED 기술력을 기반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OLED 시장에 적극 대응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들은 올 하반기부터 디스플레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재고조정이 일년째 이어지면서, 최근 고객사들이 다시 재고를 쌓으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또 패널 물동은 세트 물동을 따라가는데, 지난 1년간 패널 물동량이 세트 물동량보다 낮았기 때문에 하반기부터 수요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본 것이다.
하반기 본격적인 업황 개선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투자를 강화해 다가올 미래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충남 아산 공장에서 ‘신규 투자 협약식’을 열고 오는 2026년까지 8.6세대 IT용 OLED 사업에 4조1000억원 투자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향후 노트북, 태블릿, 오토(차량용) 시장에서 스마트폰의 성공 사례 재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도 IT용 OLED 패널 수요 증가에 대비해 OLED 생산라인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익성이 악화되는 LCD 생산 비중을 줄이기 위해 국내 LCD 생산을 전면 철수했다. 현재 중국에서만 LCD를 생산 중인데, 올해 들어 현지 팹 가동률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대신 LG디스플레이는 현재 OLED 사업을 수주형 사업 중심으로 고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수주형 사업의 전사 매출 비중은 올들어 40% 초반까지 확대했다고 밝혔다. 향후 2~3년 내에는 70%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에는 OLED 사업 경쟁력 강화와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장기 차입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OLED 캐파를 현재 월 3만장 수준에서 연내 1만5000장을 추가로 증설할 계획이다. 또 내년 상반기 OLED 태블릿 패널 시장 진입에 따른 연 2조원의 추가 매출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2024년 상반기 OLED 태블릿 진입을 통해 자사 전략고객 태블릿 제품의 50% 이상 포지션을 예상한다”며 “현재 OLED 태블릿 전용 팹을 준비 중이다. 양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검증된 양산 경험을 기반으로 자산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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