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1조4976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에 내줬던 리딩금융그룹 자리도 되찾았다. 경기 악화와 신용리스크 확대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1년 전보다 3.6배 늘렸지만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견조하게 늘면서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
KB금융은 27일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4976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 대비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시장 전망치도 6.7%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4036억원이다.
증권, 보험 계열사 등 비은행 부문의 수익 개선, 지난해 여신 성장과 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 그룹 차원의 비용 효율화 노력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늘었다고 KB금융 측은 설명했다.
서영호 KB금융 재무총괄(CFO) 부사장은 “어려운 시장여건 하에서도 견고한 기초체력과 다각화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우수한 실적을 시현했고, 그룹의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1%까지 확대되는 등 그룹의 이익 구성 내용도 한층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세부 실적을 보면 1분기 순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2조78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은행의 여신평잔 증가와 금리상승에 따른 대출자산 리프라이싱 효과가 이어진 영향이다.
순이자마진(NIM)은 그룹이 2.04%, 은행이 1.79%로 전분기 대비 각각 0.05%포인트, 0.02%포인트 상승했다.
핵심 예금 이탈이 이어졌지만 자산 리프라이싱과 탄력적인 조달 포트폴리오 관리 노력으로 은행 NIM이 확대됐고, 할부금융 중심으로 카드 자산 수익률도 개선됐다.
순수수료이익은 91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작년 1분기 중 증권 초대형 기업공개(IPO) 주관으로 IB 수수료가 크게 확대된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1분기 일반관리비는 1조5663억원으로 KB라이프생명 통합에 따른 관련 비용과 신규 전산개발 관련 물건비 및 감가상각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그룹 CIR은 35.9%로 전년 대비 14.3%포인트 하락했다.
KB금융은 1분기 신용손실충당금으로 6682억원을 적립했다. 이는 전년 동기(1458억원) 대비 258% 증가한 수준이다.
KB금융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연체율 및 부실채권(NPL) 비율이 상승하는 등 금융권 전반에 걸친 신용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대비하고자 그룹 차원에서 보수적 기준으로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의 3월 말 기준 총자산은 691조4000억원, 관리자산(AUM)을 포함한 그룹 총자산은 1170조원으로 집계됐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43%, NPL커버리지비율은 196.2%를기록했다. BIS자기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6.84%, 13.67%다.
계열사별 실적을 보면 KB국민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93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NIM 개선과 순수수료이익 확대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지원 차주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설업 등 취약부문에 대해 추가 충당금을 3210억원 규모로 적립한 영향이다.
KB증권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0% 증가한 140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은 각각 2538억원, 820억원, 93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KB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1분기 배당으로 주당배당금 510원을 결의했다.
서 부사장은 “KB금융은 작년부터 분기배당을 정례화했으며 이번 주당배당금은 올해 초 실행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의 효과로 전년 대비 소폭 확대됐다”면서 “앞으로도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고민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지난 2월 약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단행한 바 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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