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챗 GPT’(Chat GPT) 열풍을 타고 엔비디아(NVIDIA) 등 글로벌 기업 주가가 뛰면서 편입된 ETF 수익률도 동반 상승했다. 또 연초부터 코스닥 시장 중심으로 에코프로 그룹주가 고공행진 하면서 2차전지(배터리)주가 수혜를 입은 영향도 반영됐다.
수익률 1위 반도체 ETF…레버리지형 날갯짓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3년 1분기(1~3월) 기준 국내 ETF 수익률 1위는 반도체 ETF, 2위는 2차전지(배터리) ETF, 3위는 코스닥 ETF가 차지했다.구체적으로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대표 최창훈, 이병성)의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 ETF가 1분기 71.37%로 최상위 수익률을 기록했다. 나스닥에서 발표하는 'PHLX Semiconductor Sector 지수(원화환산)'를 기초지수로 해서 지수의 일간 수익률의 양(+) 2배수 수익률과 연동돼 있다.
이어 3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로 1분기 기간 수익률로 65.57%를 기록했다. 코스닥150지수 일간 수익률의 양(+)의 2배수 수익률을 추구한다.
수익률 톱10에 들어간 다른 ETF를 보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 ETF가 65.21%,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가 64.93%, NH-Amundi자산운용의 ‘HANARO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 ETF가 64.66%, KB자산운용의 ‘KBSTAR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 ETF가 61.87%,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 ETF가 60.60%, KB자산운용의 ‘KBSTAR 배터리 리사이클링iSelect’ ETF가 56.60%,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산업’ ETF가 53.41%였다.
전체 10종목 가운데 7종목 ETF가 레버리지형 상품으로, 주가 상승 국면에서 더욱 수익률이 배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마이너스(-) 수익률로 부진했던 수익률 순위를 보면, 인버스(Inverse) 상품이 대다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지수 하락 방향에 초점을 맞춘 ETF가 주가 상승에 따라 역(逆)배수로 수익률 하강 곡선을 그린 셈이다.
구체적으로 ‘KOSEF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23.71%),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23.45%), ‘KBSTAR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23.35%), ‘ARIRANG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23.30%), ‘TIGER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23.20%), ‘TIGER 200선물인버스2X’ ETF(-18.84%),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18.70%), ‘ARIRANG 200선물인버스2X’ ETF(-18.58%), ‘KOSEF 200선물인버스2X’ ETF(-18.55%), ‘KBSTAR 200선물인버스2X’ ETF(-18.37%) 등이 대체로 부진한 수익률을 냈다.
감산·K-칩스법·AI…반도체 ETF 두각
한국투자신탁운용(대표 배재규)의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ETF는 1분기 기간 수익률 41.15%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반도체 ETF 중 레버리지 제외 시 성과가 가장 앞섰다. 메모리, 비메모리, 반도체 장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등 반도체 세부 섹터 4개 대표기업들에 각각 20%씩 투자하는 게 특징적이다. 4개 대표기업은 삼성전자, 엔비디아, ASML홀딩, TSMC이며, 나머지 20%는 시가총액 기준 상위 6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측은 "연초 이후 엔비디아 등 비메모리 반도체 업종 주가가 시장 성과를 크게 상회한 영향이 반영됐다"며 "반도체 핵심 4개 산업군 중 대장주를 선별해 반도체 산업 전반에 두루 투자해서 섹터 간 성과 격차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챗 GPT 등장 이후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영향도 반영됐다. 엔비디아는 AI 트레이닝 핵심인 GPU(그래픽처리장치) 매출 증가가 기대되면서 강력한 수혜주로 분류됐다. AI의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연산처리 과정 속도를 높여주는 반도체 가속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KB자산운용(대표 이현승닫기이현승기사 모아보기)의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 ETF의 경우 올해 1분기 수익률이 35.19%로 집계됐다. 주식형 액티브 ETF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70%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 관련 국내주식에 투자한다. 국내 파운드리 업체인 DB하이텍, 시스템 반도체 기업인 에스앤에스텍,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LX세미콘 등이 편입돼 있다. ‘K-칩스법’ 발효로 설비투자가 확대되며 반도체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주목받아 성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자산운용(대표 조재민닫기조재민기사 모아보기, 김희송)의 'SOL 한국형글로벌 반도체 액티브' ETF 1분기 수익률은 32.72%로 집계됐다. 글로벌 반도체 대표기업에 선별투자하는 ETF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 50종목에 분산 투자한다. 비메모리와 메모리도 약 7대 3의 비중으로 나눠 투자한다. 주요 종목은 엔비디아, ASML,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인피니언 테크놀로지 등이다.
삼성자산운용(대표 서봉균)의 'KODEX 미국반도체MV' ETF는 1분기 기간 수익률 35.45%를 기록했다. 미국에 상장된 대형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며, 반도체의 설계, 생산, 조립, 검사 공정의 대표기업 25개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엔비디아, 반도체 설계업체 AMD(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 TSMC 등이 수익률을 견인했다.
또 2006년 상장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반도체' ETF의 1분기 수익률은 31.51%로 집계됐다. 기초지수로 KRX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고, 반도체 감산 조치, K-칩스법 정부 정책 지원, AI 산업 수요 확대 등이 맞물려 수익에 보탬이 됐다.
연초 증시 이끈 ‘쏠림 현상’ 지속? 그만?
연초 이후 증시 상승이 일부 소수 종목 '쏠림’으로 여겨지면서 향후 증시 하락 방향에 무게를 둔 공매도가 늘어나고 있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3년 4월 첫 거래일부터 18일까지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코스피 6276억원, 코스닥 3548억원으로, 월별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감산 발표가 최근 반도체 공급체인(supply chain) 주가 강세의 배경"이라며 "다만 과거와 같이 설비투자(Capex)의 정상화 시점이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단하기 어렵다"고 제시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지수가 상승한 반면 일부 소수 종목들의 편중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쏠림 현상은 경기 및 금리인상 사이클 후반부라는 점, 위기 이후 부동자금이 늘어난 것과 관련이 높아 보이며, 물가 둔화가 실질금리를 상승시킬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2차전지를 중심으로 한 코스닥 쏠림현상은 역대급으로 몰렸던 수준으로 이제는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며 “쏠림 현상의 완화가 의미하는 바는 두 가지인데 주도주가 무너져 높이를 맞추거나, 다른 업종들로 매수세가 확산되며 레벨을 맞추거나이고, 후자일 가능성이 좀 더 높다고 판단된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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