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집값 고점인식 및 고금리 등으로 인한 부동산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건설 공사의 마중물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도 연일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 고금리 직격탄에 분양시장까지 경색, 이중고 겪는 건설업계
PF대출이란 은행 등 대출기관이 특정 사업의 사업성을 보고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말한다. 돈을 빌리는 주체의 신용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프로젝트의 사업성에 더 주목하는 대출로, 주로 건설업을 비롯한 대형 프로젝트에 주로 활용된다.
금리가 낮으면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비롯한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쉽지만, 금리가 높아지면서 PF대출 금리도 예년보다 뛸 수밖에 없었다. PF만이 아닌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뛰다보니 수요자들을 찾기도 쉽지 않아 분양시장마저 경색돼 건설업계의 이중고가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2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7만5438호로 집계돼 전월 대비 0.1%(79호)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 미분양 물량이 전월과 큰 차이가 없었던 것과는 반대로,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8554호로 전월(7546호) 대비 1008호 늘었다. 이는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가 시행됐던 지난 2021년 7월(8558호)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윤창현닫기윤창현기사 모아보기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2월 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29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말인 9월 말(128조1000억원) 대비 1조8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 역시 0.86%에서 1.19%로 0.33%p 뛰었다.
특히 2022년 12월 말 증권사 PF 대출 잔액은 4조5000억원, 연체율은 10.38%로 집계됐다. 잔액은 3분기와 동일했지만 연체율이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부동산 PF 부실 우려에 증권사들이 추가 대출을 자제하고, 회수 역시 부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 “공사비도 제대로 못 받는데”…늘어나는 공사미수금, 지방일수록 더 힘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원자재값, 인건비,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개별 현장의 공사비가 오르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이로 인한 고분양가 논란으로 청약시장이 경색되자 조합과의 갈등을 빚는 건설사가 속출하는가 하면, 제대로 된 공사비도 받지 못하고 공사를 진행하는 ‘미청구공사’ 잔액도 늘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건설사의 지난해 말 미청구공사(연결기준) 잔액은 13조13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0조9679억원보다 19.8%(2조1713억원) 늘어난 규모다.
10대 건설사의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방 중소 건설사들의 고충은 더욱 큰 상태다. 지방 건설현장 한 관계자는 “시행사 측에서 분양이 완료된 다음에 돈을 주겠다고 선언해 완판까지 돈 한 푼 못 받고 일한 경우도 있다”며, “여기에 지역 언론이나 노조 등 문제도 겹쳐 지방일수록 공사도 제대로 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훨씬 더 열악하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같아서는 주택을 아예 안 짓는 게 나은 수준이라는 공감대가 업계에서 퍼지는 분위기”라며, “저금리시기에 공격적으로 수주했던 물량들이 부메랑처럼 돌아올 시기가 도래하면서, 최소한 ‘손해는 보지 말자’는 이야기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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