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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주총 D-7, 윤경림 사의 표명에 또다시 혼돈 속으로

기사입력 : 2023-03-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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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대표이사 후보자 내정 이후 16일만
국민연금 등 여권 사퇴 압박 부담으로 느낀 듯
KT 주총 일주일 앞으로…경영 공백 현실화 우려

윤경림 KT 대표이사 후보자. 사진=KT이미지 확대보기
윤경림 KT 대표이사 후보자. 사진=KT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윤경림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마저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구현모닫기구현모기사 모아보기 현 KT 대표의 임기가 일주일 남은 상황에서 KT의 경영 공백 우려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24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KT 대표이사 후보자인 윤경림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은 지난 22일 이사회와 만나 “내가 더 버티면 KT가 망가질 것 같다”라며 대표이사 후보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KT 이사회는 윤 후보자의 사의 표명에 “회사를 생각해야 한다. 주총까지는 버텨야 한다”라며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윤 후보자의 사임 표명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이사회 수용 여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사장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KT노조(제1 노조)는 “현재의 경영 위기 상황을 초래한 이사진은 전원 사퇴하고, 즉시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해 경영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2 노조인 KT 새노조는 “윤 후보가 주주총회를 일주일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라며 “이로써 회사의 혼란은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이사회에 준엄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손실에 대해 배상을 포함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하며, 고의의 정도가 있다면 배임 여부에 대해서도 관계 당국이 수사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사회를 향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업계에서는 윤 후보자가 여권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KT는 지난해 말부터 차기 대표이사 인선을 세 차례나 치렀다. 당초 구현모 대표는 이사회로부터 연임 적격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지배구조 문제를 제기하자 구 대표는 이사회에 후보자 경선을 제안했고, 경쟁을 거쳐 최종 후보자로 결정된 바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비공개 공모’라며 셀프 연임 논란을 제기하자 KT 이사회는 CEO 인선을 공개경쟁 방식으로 재진행했지만, 이 과정에서 구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히며 연임을 포기했다. 이후 KT는 윤 사장 등 KT 사내 후보자 2명, KT 사장 출신의 사외 후보자 2명 등 면접대상자를 4명으로 좁혔고, 지난 7일 KT 이사회는 윤 사장을 최종 후보자로 결정했다.

윤 사장이 최종 후보자로 결정된 뒤에도 KT를 향한 외부의 압박은 끊이질 않았다. 그가 구 대표의 측근이었기 때문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종 후보자로 윤 사장을 확정지은 것을 두고 ‘이권 카르텔’이라고 지적했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주주들의 선임안 반대 의사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KT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부터 KT의 차기 대표이사 인선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함에 따라 윤 후보자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컸다.

또 KT의 우호지분으로 평가받던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도 KT 이사회에 “대주주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반대표를 시사한 것. 이에 국민연금을 최대 주주로 두고 있는 신한은행도 비슷한 입장을 내비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윤 후보자는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확정된 이후 여권에서 지적했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KT에 ‘지배구조개선TF(가칭)’ 신설을 요청하고, ▲대표이사 선임 절차 ▲사외이사 등 이사회 구성 ▲ESG 모범규준 등 그간 지적받은 사항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일각에선 윤 후보자가 여러 압박 속에서도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해왔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윤 후보자 선임안에 찬성을 권고했고, 국내 자문사인 한국 ESG 평가원과 한국 ESG 연구소도 찬성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KT의 소액주주들도 윤 후보자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결권을 결집에 나서는 등 단체행동도 이어가고 있다. 업계가 이번 주총에서 표 대결에 주목하고 있던 이유다.

그러나 한 시민단체가 현 대표인 구현모 사장과 차기 대표 후보자인 윤 사장을 검찰에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여권은 물론 검찰의 수사 압박까지 이어지자 부담을 느낀 윤 후보가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KT 차기 대표이사 인선 둘러싼 논란. 이미지 확대보기
KT 차기 대표이사 인선 둘러싼 논란.
주총을 일주일 앞두고 윤 후보자가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KT의 경영 공백은 불가피해졌다. 당장 오는 31일 구현모 현 KT 대표의 임기가 만료되면, 차기 대표직은 공석으로 남기 때문이다. 이사회가 새로운 후보자를 찾는다고 해도 7일 만에 새로운 대표 후보를 선임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KT는 당초 예정대로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만일 KT 이사회가 윤 사장의 대표 후보직 사의를 공식 수용하면, 이번 주총에서 대표이사 선임안은 폐기된다. 직무대행은 사내 규정에 따라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이 맡을 예정이다.

또 대표이사 선임안이 폐기 될 경우, 사내이사로 내정된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과 송경민 KT SAT 대표이사의 후보 자격도 자동으로 폐기된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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