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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이창용 "이번 기준금리 동결, 금리인상 기조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아야"

기사입력 : 2023-02-2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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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 모두발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한국은행 창립 제72주년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2.06.10)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한국은행 창립 제72주년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2.06.10)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2023년 2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금번 기준금리 동결을 ‘금리인상 기조가 끝났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로 동결했다. 2021년 8월 이후 1년반 가량 금리를 총 3.00%p 올렸는데, 이번에 숨 고르기를 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에는 물가가 이례적으로 급등하여 매회 기준금리를 인상해 왔지만 그 이전에는 금리를 인상한 후 시간을 두고 추가 인상 여부를 검토해오던 것이 일반적이었다"며 "금일 결정은 이러한 과거의 일반적인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4월 이후 매 금통위 회의 시 기준금리를 인상해오다가 금번에 동결한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2023년 2월 금통위 후 이 총재 기자간담회 모두발언 전문.

기자간담회 모두발언(2023.2.23일)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3.5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먼저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을 설명드린 후에 금번 기준금리 결정 배경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대외여건의 변화를 살펴보면, 세계경제는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이 이어졌지만 둔화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진 모습입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컸었던 미국과 유로지역은 양호한 고용상황 지속, 온화한 날씨에 따른 에너지 수급 우려 완화 등으로 경기 연착륙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중국은 방역정책 완화 이후 경제활동 재개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요국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에서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4%로, 지난해 12월 6.5%보다 0.1%p 낮아지는데 그치는 등 둔화 속도가 빠르지 않은 모습입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었습니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로 약세를 보여왔던 미 달러화가 2월 들어 미국의 고용과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빠르고 큰 폭으로 강세 전환하였고 주요국의 장기시장금리도 하락 흐름을 이어오다가 2월 이후 상당폭 상승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서 미 연준뿐 아니라 일본은행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국내 경기는 성장세 둔화를 지속하였습니다. 글로벌 경기둔화 정도가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IT 경기부진 심화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높아진 물가 수준과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소비의 회복 흐름도 약화되었습니다. 물가 상황을 보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2%로 전월 5.0%보다 오름세가 확대되었습니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전기요금이 인상되고 가공식품 가격 등도 높은 오름세를 지속한 데 따른 것입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월중 4.1%,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월중 4.0%를 나타냈습니다.

국내 금융·외환시장도 변동성이 확대되었습니다. 시장금리가 주요국의 국채금리 움직임에 주로 영향받아 상당폭 하락하였다가 반등하였으며,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초반까지 낮아졌다가 미 달러화의 강세 전환 등으로 최근에는 1,300원 내외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상황을 보면, 주택 매매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하락세를 지속하였으며, 금융권 가계대출은 금리 상승과 주택경기 부진 등으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경제전망 이후의 대내외 여건 변화를 반영하여 앞으로의 물가와 성장 흐름을 다시 점검해 보았습니다. 먼저, 금년중 성장률은 1.6%로 지난 11월 전망치 1.7%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과 유럽의 연착륙 가능성, 중국의 경기 회복 등 상향조정 요인과 IT 경기부진, 국내 부동산 경기 둔화 등 하향조정 요인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입니다. 하반기 이후에는 성장세가 점차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의 통화정책, 중국경제의 회복 상황, 국내 부동산 경기 등과 관련한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판단됩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중 5% 내외를 나타내다가 3월에는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상당폭 낮아지겠으며 이후에도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면서 연말에는 3%대 초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결과 연간 상승률은 11월 전망치 3.6%를 소폭 하회하는 3.5%로 전망됩니다. 다만 금년중 물가 흐름을 주요국과 비교해 보면, 인플레이션 수준은 주요국보다 대체로 낮을 것으로 보이지만, 공공요금 인상의 영향 등으로 둔화 속도는 주요국에 비해 완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같은 물가 전망에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둔화 정도, 공공요금 인상의 파급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입니다.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연중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여러 불확실성 요인들, 즉,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미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 중국 경기 회복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부동산 경기의 금융안정 영향,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결정에 대해 조윤제 위원은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내셨습니다.

향후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서는 앞으로의 물가 흐름이 현재의 전망에 부합하더라도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연중 지속되는 것이기 때문에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나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앞서 설명드린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과 그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정교하게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을 더 드리면, 지난해 4월 이후 매 금통위 회의 시 기준금리를 인상해오다가 금번에 동결한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금번 기준금리 동결을 ‘금리인상 기조가 끝났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에는 물가가 이례적으로 급등하여 매회 기준금리를 인상해 왔지만 그 이전에는 금리를 인상한 후 시간을 두고 추가 인상 여부를 검토해오던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금일 결정은 이러한 과거의 일반적인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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