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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움트는 '자발적 탄소배출권' 선점 열기

기사입력 : 2023-02-1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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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M 부수업무 국내 증권사 8곳…하나·SK·NH 등 적극
규제적 시장 대비 잠재력 "프로젝트 기반 배출권 창출"

(왼쪽부터) 하나증권, SK증권, NH투자증권 본사 / 사진제공= 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하나증권, SK증권, NH투자증권 본사 / 사진제공= 각사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잠재력이 큰 자발적 탄소 시장(Voluntary Carbon Market, VCM) 선점에 힘을 싣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규제적 시장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민간 장외 시장으로, 증권사들은 프로젝트 기반 배출권 창출이라는 '새 먹거리'에 주목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에 '자발적 탄소배출권에 대한 자기매매 및 장외거래 중개 업무'를 부수업무로 보고한 국내 증권사는 2023년 2월 현재까지 8곳으로 집계됐다.

하나증권(2022년 3월)을 시작으로, 한국투자증권(4월), KB증권·SK증권·NH투자증권(7월), 신한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8월), 삼성증권(11월)까지 모두 2022년 한 해동안 자발적 배출권 시장 진출이 이뤄졌다.

탄소배출권 시장은 두 갈래다.

먼저 탄소감축 의무가 있는 규제 대상 기업이 배출권을 사고 파는 규제적 탄소 시장(CCM, Compliance Carbon Market)이 한 축이다.

또 감축 대상에 속하지 않은 기업, 기관, 비영리조직(NGO) 등이 자율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활동으로 확보한 탄소 크레딧을 거래하는 자발적 탄소 시장(VCM)이 있다.

하나증권은 업계에서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에 첫 진출을 한 증권사다. 하나증권은 지난 2022년 4월 방글라데시 6개 주에 화석연료 대신 태양광 정수시설 123대를 보급하는 프로젝트로 94만톤의 탄소 크레딧을 확보했다.

자발적 배출권 시장 관련 해외 프로젝트에 적극 투자하는 등 초기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싱가포르 소재 자발적 배출권거래소(CIX)와 MOU(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협업도 적극적이다.

하나증권 측은 "정책 당국의 배출권 거래시장 고도화/선진화 방안과 궤를 같이 하며 국내 탄소배출권 일임업무 및 선물 시장 도입 시 적극 참여를 위해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SK증권(대표 김신닫기김신기사 모아보기, 전우종)도 2023년 ESG부문에서 미래전략부문으로 조직을 확대해 자발적 시장으로 업무 범위를 적극 확장하고 있다.

2017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탄소 금융 업무를 시작한 SK증권은 방글라데시 CDM(청정개발체제) 사업으로 국내 금융권 최초 해외 외부사업인증을 완료했으며, 2021년 3월 금융권 최초로 외부감축실적(i-KOC)을 획득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CDM 사업으로 등록됐으며, 파리체제에 따라 SDM(지속가능개발체제) 사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자발적 탄소시장 관련해서는 2021년 내부 탄소배출량 중립을 위해 베라(Verra) 및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에서 인증받은 고품질 자발적 탄소 크레딧 구매 및 상쇄 프로젝트 자문을 진행했다. 또 해외 디벨로퍼와 협업해 자발적 탄소 사업 공동투자 검토를 진행하는 등 자발적 탄소 사업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 SK증권은 국내 금융기관 최초 자발적 탄소 크레딧을 활용한 내부 탄소배출량 탄소중립을 달성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SK증권 측은 "이번 성과를 계기로 관련 비즈니스 모델 수립, 자발적 크레디트를 통한 탄소중립에 관심있는 기업에게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은 2023년 운용사업부 내 탄소금융팀을 신설했다. 특히 범농협의 비즈니스 밸류체인과 연관성이 높은 농축산부문에 대한 탄소감축사업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발행한 탄소배출권을 국내외 탄소시장에 원활히 유통하기 위한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2023년 2월 바이오차 생산기업인 4EN(포이엔)과 온실가스 감축사업에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차는 바이오매스(biomass, 유기물)와 숯(Charcoal)의 합성어로 유기물과 숯의 중간 성질을 갖도록 만든 친환경 소재다. NH투자증권은 이번 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총 16만7000 tCO2에 상당하는 자발적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H투자증권 측은 "향후 바이오차를 비롯한 농축산업 관련 탄소감축활동이 금융시장에 원활히 연계될 수 있도록 배출권 시장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며 "해외 사업으로는 국내 사업자들과 함께 해외 개발도상국의 환경 및 생활 개선과 더불어 온실가스를 저감하고, 이를 배출권으로 수익화하는 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KB증권(대표 박정림닫기박정림기사 모아보기,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도 2022년 7월 FICC운용본부 내 탄소/에너지금융팀을 신설했다. KB증권 측은 "자발적 배출권 시장에서 탄소크레딧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도 2022년 8월 자발적 탄소배출권에 대한 자기매매 및 장외거래 중개업무 부수업무 신고와 함께 전담조직인 배출권시장조성팀을 구성했고 "향후 관련 업무 영위를 위해 인프라 및 인력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은 2022년 12월 한국중부발전과 '자발적 탄소시장 배출권 사업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온실가스 절감을 위한 각종 국제 사업에 공동 투자하면서 2030년 도입 예정인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정부도 배출권 시장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다.

환경부는 2023년 1년간 기존 산업은행, 기업은행,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SK증권을 비롯 신규로 KB증권, 신한투자증권을 추가해 총 7개 배출권 거래 시장조성자가 활동하도록 하고 있다. 또 증권사가 보유할 수 있는 배출권의 한도도 50만톤으로 기존(20만톤)보다 상향됐다.

향후 배출권 수요 확대를 고려하면 자발적 탄소 시장(VCM) 확대를 필연적으로 보는 견해가 높다.

성지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자발적 탄소시장의 부상과 금융회사의 신규 사업기회 검토' 리포트에서 "ESG 경영 강화, 탄소절감 노력 확산으로 배출권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자발적 탄소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라며 "신규 배출권 창출이 보다 중요한 자발적 시장 성장과 함께 금융회사의 역할도 중개·파생상품 중심에서 프로젝트 기반 배출권 창출 업무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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