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4% 급감한 2조9957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별로는 석유화학 부문 부진이 눈에 띈다. 해당 부문 매출은 정기보수, 수요 부진 등에 따라 2021년 4조 820억원에서 지난해 1조 750억 원으로 무려 74%나 급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백신·성장호르몬 등 주요 제품 판매 호조에 따라 매출이 늘었다”며 “올해는 당뇨치료제 등 일부 제품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나 주요 제품 해외시장 매출 확대로 안정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올해 본격적으로 생명공학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핵심은 지난해 인수한 미국 항암신약 기업 ‘아베오’다. 아베오는 지난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FOTIVDA)’ 허가를 획득하는 등 매우 유망한 제약사로 꼽히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가 초기 연구와 생산공정 개발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유망 항암 물질 발굴 ▲전임상 및 초기 임상 ▲상업화 공정개발 등을 담당한다. 상업화 등 신약 개발 후발 작업을 진행하는 아베오와 함께 투트랙으로 글로벌 항암시장 공략을 꾀한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바이오사업 연구개발(R&D)에 총 2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항암, 대사질환 분야에서 4개 이상 신약을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이런 의지를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 생명과학 부문은 통풍 신약 3상을 개시하고 신약 파이프라인을 지속 확대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상업화 경쟁력 강화를 위한 아베오 인수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으며, 항암 중심 글로벌 혁신 신약 업체로 도약하고자 하는 당사의 비전과 의지를 전 세계에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글로벌 항암 시장 공략을 노리는 LG화학 생명공학 부문은 지난 1981년 구자경 LG그룹 2대 회장으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구자경 회장은 “유전공학이란거 한번 해봅시다”라며 고분자 중심 R&D를 바이오로 확대했다. 이런 노력은 1993년 국내 최초 성장 호르몬 ‘유트로핀’ 개발·상품화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1995년 구자경 회장에 이어 LG그룹 수장에 오른 구본무닫기구본무기사 모아보기 회장도 생명공학 육성에 힘썼다. 구본무 회장은 지난 2002년 LG생명과학 분사를 단행했다. 분사를 통해 독자적으로 생명과학을 키워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분사 1년 만인 지난 2003년에는 국내 최초 미국 FDA 승인(팩티브)이라는 성과도 냈다.
신약으로는 국내 최초로 1000억원대 매출을 돌파한 제미글로도 지난 2012년 구본무 회장 시절 탄생했다. 하지만 LG생명과학은 지난 2017년 다시 흡수합병됐다. 업계 관계자는 “40년에 걸친 LG그룹 바이오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단이라는 주장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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