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와 이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가 부동산시장의 지형도마저 바꿔놓고 있다.
연도별 학생 수 또한 2017년 644만여 명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에는 585만명으로 6년 사이 59만여 명이 줄었다. 경기도 소재 초등학교 교사 A씨는 “한 반에 40여 명에 달하던 초등학교 한 반이 20여 명으로 줄어든 지도 오래됐다”고 말했다.
학령인구의 감소와 정반대로,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빠르게 늘었다. 2010년 537만여 명이었던 고령인구는 2020년 815만여 명을 지나 2030년에는 1300만여 명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올해 1월 기준 고령인구비율은 18.1%로,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고령인구 비율 20% 이상)를 바라보고 있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령인구를 위한 요양병원의 수도 늘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요양병원 수는 2008년 대비 2배 늘어난 1582개로 집계됐다. 노인복지시설 역시 2017년 7만6천여개에서 2021년 기준 8만5천여개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그간 ‘명문학군’이라는 이미지로 집값 상승을 견인했던 지역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구 수성구·부산 해운대구·대전 유성구 등 기존 지방에서 명문학군으로 통했던 지역은 물론 서울에서도 대치·도곡·목동 등의 명문 학군들에서 집값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
도곡동 ‘도곡렉슬’ 85㎡A 타입은 지난해까지 27~28억원대에 거래됐지만, 올해 1월에는 23~24억원대 매물이 나오고 있다. 최고 26억원까지 실거래가 이뤄졌던 대치 은마아파트 76㎡형도 올해 1월 17~18억원대 매물이 실거래되고 있는 상태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출산은커녕 결혼까지 포기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면서 앞으로는 ‘학군’이라는 조건이 집값을 올리는 데에 그다지 큰 메리트로 다가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일부 초 명문학군 등을 제외하면 나머지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의 명문학군 지역은 점차 축소되거나 소멸할 것으로 보이며, 이들이 빠진 자리를 고령인구에게 맞춘 요양병원이나 노인복지시설 등이 차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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