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 주가 급등 배경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가 있다. 유력 후보로 거론돼온 나경원 전 의원이 3·8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안 의원이 당 대표에 가까워지자 안랩 주가도 들썩인 것이다.
주가는 나경원 전 의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 불출마 기자회견을 한다고 알려지던 오전 10시쯤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7만200원에 시작한 주가는 8만원대를 뚫고 치솟더니 오후 들어 가격제한폭(29.91%)까지 올랐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당 대표직을) 용감하게 내려놓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철수 의원은 본인의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Social Network Service) 계정에 “나 전 의원이 밝힌 낯선 당의 모습에 저도 당황스럽다”며 “안타깝고 아쉽다”는 반응을 올렸다.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로 3월 8일에 열릴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거는 ‘윤심’(尹心) 김김현 의원과 ‘연대 보증인’ 안철수 의원 구도로 좁혀지게 됐다. 나 전 의원은 아직 연대 가능성에 관해 “연대 제의가 여기저기서 오고 있지만, 안 받고 있다”며 일축한 상태다.
지금까진 ‘안’의 승리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설 연휴 기간인 지난 22~23일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대표 이병일)이 YTN(대표 우장균)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의힘 지지층 2002명에게 한 여론조사를 펼쳐 784명이 응답한 결과, 차기 당 대표 적합도는 ▲김기현 의원 25.4% ▲안철수 의원 22.3% ▲나경원 전 의원 16.9% 등 순으로 나타났다. 지지 후보가 없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률은 19.9%였다.
정치권에선 양자 대결에서 안 의원이 우세한 이유에 관해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표가 분산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표가 모이기 때문”이라 분석하고 있다. 남은 변수는 비윤(비 윤석열)계 유승민 전 의원 결단만이 남았다. 현재는 유 전 의원과 최측근들은 언론 노출을 피한 채 장고에 들어간 상황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차기 당 대표 자리에 가까워지면서 안랩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안랩 지분을 18.6%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전에도 안랩 주가는 안 의원 정치 행보에 따라 오르내리길 반복해왔다.
지난 2021년 야권 대통령선거 후보로 거론되던 당시엔 대표적인 정치테마주로 꼽히며 주가가 출렁였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안 의원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수 위원장 자리에 오르면서 안랩 주가는 17만5800원까지 뛰었다. 총리 입각설을 연료 삼아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주가는 지난해 10월 5만90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조금씩 상승하더니 이날 9만원대까지 회복했다.
한편,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2400선으로 우뚝 섰다. 전 거래일(2395.26) 대비 1.39%(33.31p) 상승한 2428.57에 마쳤다.
1.31% 오른 2426.58에 출발하더니 견조한 흐름을 지속했다. 3거래일째 오름세다. 2420선에서 문 닫은 건 지난달 5일 2419.32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2차 전지 업종이 상승을 주도한 결과로 분석된다.
투자자별 현황을 보면 개인 투자자들이 791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과 기관 투자가들이 각각 7652억원, 28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상한가’는 따로 없었고 528개 종목이 상승했다. 하한가도 없었다. 330개 종목이 하락했고 76개 종목이 등락 없이 장을 끝냈다.
업종별로는 소프트웨어(+7.36%), 창업 투자(+4.13%), 건강관리 기술(+3.58%) 등이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출판(-3.98%), 화장품(-2.04%), 무선통신서비스(-1.78%) 등이 내림세를 걸었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은 대부분 웃었다. ‘대장주’ 삼성전자(대표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경계현)는 전일(6만1800원) 대비 2.59%(1600원) 증가한 6만3400원에 문 닫았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1.61%(900원) 오른 5만6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대표 권영수닫기권영수기사 모아보기) +3.09% ▲SK하이닉스(대표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곽노정) +4.34% ▲LG화학(대표 신학철닫기신학철기사 모아보기) +4.32% ▲삼성SDI(대표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호) +4.85% ▲현대자동차(대표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장재훈·이동석) +0.73% ▲네이버(NAVER·대표 최수연) +3.06% ▲카카오(대표 홍은택) +2.29% 등도 빨간불을 켰다.
유일하게 파란불을 켠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 임존종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일(80만원) 대비 0.25%(2000원) 하락한 79만8000원에 끝냈다.
코스닥은 전날(717.97) 대비 2.00%(14.38p) 뛴 732.35를 기록했다. 지수는 1.01% 상승한 715.23에 시작해 오름세를 유지했다.
코스피도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개인이 3377억원치 물량을 던졌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509억원, 2029억원어치를 받아내는 모습이었다.
코스닥에선 앞서 언급한 안랩을 비롯해 ▲레인보우로보틱스(대표 이정호) ▲에프에스티(대표 장경빈) ▲코난테크놀로지(대표 김영섬) ▲씨이랩(대표 이우영) 등 5개 종목이 상한가를 쳤다. 이를 비롯해 1082개 종목이 올랐다. 하한가는 없었고, 386개 종목이 내렸다. 보합 마감은 95개 종목이다.
코스닥 시총 상위 기업 10곳은 전부 상승했다.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대표 주재환‧최문호)은 전 거래일(9만9400원)보다 2.31%(2300원) 높아진 10만1700원에 문 닫았다. 이어서 ▲셀트리온헬스케어(대표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기) +0.69% ▲엘앤에프(대표 최수안) +6.21% ▲카카오게임즈(대표 조계현) +3.87% ▲HLB(대표 진양곤·김동건) +0.32% ▲에코프로(대표 김병훈) +3.99% ▲펄어비스(대표 허진영) +2.36% ▲오스템임플란트(대표 엄태관) +14.65% ▲리노공업(대표 이채윤) +4.84% ▲셀트리온제약(대표 서정수) +0.92% 등이 미소를 지었다.
이날 하루 증시 거래대금은 코스피 시장 6조5668억4200만주, 7조5645억2700만원으로 집계됐다. 거래량은 각각 5억3982만5000주, 9억9219만1000주로 파악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35.5원)보다 3.8원 내린 1231.7원에 종료했다.
이경민 대신증권(대표 오익근) 투자분석가는 이날 증시에 관해 “연휴 기간 미국에서 기준금리 조기 동결과 연착륙 기대감이 유입되면서 글로벌(Global·전 세계) 증시 강세가 전개되자 코스피도 키 맞추기 영향으로 갭(Gap·전일 대비) 상승 출발했다”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대표 사티아 나델라) 실적 가이던스(Guidance‧추정치) 하향 영향으로 뉴욕증권거래소(NYSE·New York Stock Exchange)에서 뉴욕 증시 상장 종목 중 핵심 기술 종목 100개를 모아 만든 나스닥(NASDAQ·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 100 선물이 0.7% 하락하면서 연휴 기간 증폭된 위험 선호 심리가 다소 진정되는 양상을 나타내며 코스피도 추가 상승은 제한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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