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우리금융 회장 연임에 나서지 않고 최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며 “앞으로 이사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완전 민영화의 가치를 바탕으로 그룹의 발전을 이뤄갈 능력 있는 후임 회장을 선임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이날 오전 우리금융 이사회에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따라 임추위는 손 회장을 차기 회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손 회장은 2017년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한 뒤 2019년 1월 재출범한 우리금융지주의 초대 회장으로 올라 우리은행장을 겸임했다. 이후 지주 회장과 은행장직을 분리해 지주 설립 2년 차인 2020년 3월부터 우리금융지주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정례회의에서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에 문책 경고 상당의 조치를 의결했다. 금융회사 임원이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3~5년간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다.
그간 손 회장은 라임펀드 징계와 관련해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본안인 행정소송 제기 등 대응 방안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며 거취 등에 대한 입장 표명을 미뤄왔다.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사고와 관련해 앞으로 제도를 어떻게 바꾸고, 무엇을 잘못했다는 발표는 하지 않고 자꾸만 소송을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한 대응 방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소송 얘기만 하는 것은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원장도 작년 11월 “당사자께서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손 회장의 연임에 경고성 발언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달 21일 “개인이 사법적 쟁송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과 별개로 (손 회장 중징계가) 금융당국의 최종 입장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손 회장은 연임 포기와는 별개로 라임 중징계 조치에 대해서는 우리은행과 함께 효력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는 나서기로 했다.
손 회장의 용퇴 결정으로 금융권의 관심은 차기 회장 후보군에 쏠리고 있다. 임추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롱리스트 6~7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오는 27일 2~3명의 숏리스트를 선정한 뒤 2월 초께 최종 후보를 단독 추천할 계획이다.
현재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내외부 출신 인사들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잠재 후보군 중 현직 내부 인사로는 이원덕우리은행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전직 내부 임원 가운데 상업은행 출신 인사로는 황록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남기명 전 우리은행 부문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이, 한일은행 출신 중에서는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이 언급된다.
우리금융에서 은행과 비은행 경영을 두루 경험한 박영빈 건설공제조합 이사장도 하마평에 올랐다. 외부 인사 중에서는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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