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한카드 창립 15주년을 맞아 임영진닫기임영진기사 모아보기 전 대표가 ‘라이프 앤 파이낸스(Life&Finance) 플랫폼’으로의 변화와 ‘차별화된 온리원 플랫폼 기업’으로 발돋움하자는 비전을 내세웠던 만큼, 문 대표 역시 전임 대표의 과업을 이어받아 성장과 도약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생활금융플랫폼 기업 만들자’…3X 전략 제시
문동권 대표는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고객이 사랑하고 사회적으로 존경받으며 신한카드인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는 대한민국 온리원 생활금융플랫폼 기업을 만들어 나가자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전략 방향을 3X(eXperience)로 설정하고 영어 단어를 따 3대 아젠다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CX(Customer eXperien ce·고객 경험)다. 방대한 고객과 데이터를 품은 넘버원(No.1) 카드업과 전 금융 포트폴리오를 아우르는 신한 네트워크 기반 위에 진정성 있는 ‘고객 중심 디지털’을 접목해 국내 톱(TOP)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금융과 비금융, 즐거움과 가치를 제공하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두 번째는 BX(Brand eXperience·브랜드 경험)다. 사회공헌뿐만 아니라 친환경 상품과 모델, 디지털 정책, 소비자보호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해 신한카드를 지속가능한 대표 브랜드로 만들자는 의미다. 신한카드 혼자만이 아닌 지구의 기후변화 속도까지 신경 쓰는 따뜻한 금융사가 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앞서 신한카드는 2021년 11월 국내 최초 지속가능경영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2021 대한민국 지속가능성 대회’에서 대한민국 지속가능성지수(KSI) 신용카드 부문 1위 기업에 선정된 바 있다. 그간 ▲ESG 전담 부서 신설 ▲이사회 내 ESG 위원회 설치 ▲전사 ESG 협의체 운영 ▲ESG 성과보고서 발간 ▲CDR(Corporate Digital Responsibility·기업의 디지털 책임) 경영 선언 등을 진행하며 적극적인 ESG 경영을 통해 2019년 이후 12년 연속 1위를 달성해 왔다.
2023년 정기 조직개편도 이에 발맞춰 디지털과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페이먼트(Payment)그룹과 멀티 파이낸스(Multi Finance)그룹, 플랫폼비즈(Biz)그룹을 이익을 창출하는 3대 사업그룹으로 편성했다.
기존 플레이(pLay)사업본부를 플랫폼비즈본부로 개편해 플랫폼 사업에서의 우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총괄 역할을 부여했다. 디지털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플랫폼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 연구조직인 ‘D&D(Digital & Data)연구소’를 신설했다. 플랫폼 사업에서 고객 경험관리(CX)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만큼 담당 부서를 기존 팀 단위에서 DX(Digital eXperience)본부로 격상했다.
고도화하고 정교화된 마케팅을 위한 조직 개편도 실시했다. 고객마케팅팀과 공공마케팅팀을 신설하고 영업기획팀의 역할을 확대해 단기 영업전략과 중장기 마케팅 전략을 조정하는 기능을 제고했다.
사기거래와 부정사용을 방지하는 FD팀을 소비자보호본부로 이동시켜 CCO(Chief Customer Officer·최고고객책임자) 산하에 편제시켰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를 위해 소비자보호팀 내 내부통제파트도 신설했다.
그룹 주요 부문 거친 CEO…수익성·건전성 제고 기여
업계에선 문동권 대표가 향후 경영 행보를 어떻게 이어 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및 기업어음(CP) 금리 추가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과 이자비용 증가에 맞서 수익성을 어떻게 제고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해 차주의 이자 지급 부담이 늘어날 것에 대한 건전성 리스크 관리도 관심사다.문 대표 역시 올해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위기라고 규정했다. 그는 신년사에서 “올해는 최악의 경기침체와 부동산 위기, 고금리 등 카드업을 짓누르는 암울한 전망들이 줄을 잇고 있다”며 “우리 앞에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맞바람이 불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선 문 대표가 올해 신한카드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 등 내실경영을 강화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시각도 있다. 카드업에서만 20년 넘게 몸담았으며 신한카드의 전신인 LG카드 때부터 재무와 전략, 기획, 영업 등 여러 분야를 두루 경험했기 때문이다.
앞서 2019년 경영기획그룹장을 맡은 문 대표는 신한카드의 사업구조 재편을 혁신적이고 추진력 있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라이프앤파이낸스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아젠다를 설정하고 디지털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경험 확대와 통합을 적극 지원했다.
같은 해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역임하면서 신한카드가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달성하도록 도왔다. 2019년 12월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4878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12월에는 5783억원, 2021년 12월에는 6581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개선됐다. ▲2019년 12월 6579억원 ▲2020년 12월 7926억원 ▲2021년 12월 8973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순이익률(ROA)도 개선세를 이어갔다. ▲2019년 12월 1.6% ▲2020년 12월 1.7% ▲2021년 1.8%로 매년 0.1%p씩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건전성 지표들도 안정화 추세를 보였다. 연체율은 2019년 12월 1.5%에서 2020년 12월 1.4%를 거쳐 2021년 12월 1%로 지속 낮아졌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2019년과 2020년 1.1%에서 2021년 0.9%로 감소하며 안정적으로 관리됐다.
또 문 대표는 2009년 통합 신한카드 출범 이후 첫 카드사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1968년생인 그는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후 1996년 LG할부금융에 입사했다. 1998년 LG할부금융이 LG카드로 합병되면서 카드업에 발을 들였다.
2005년 LG카드에서 경영관리팀 차장(팀장)을 맡았으며, LG카드가 신한금융그룹으로 편입된 후에도 신한카드에서 2009년~2012년까지 경영관리팀 부장(팀장)을 역임하며 재무·전략·기획 분야 전문성을 쌓았다. 2013년 상품R&D센터 부장과 2014년 전략기획팀 부장, 2017년 영남BU 본부장을 거치며 영업 분야를 경험했다. 2018년 기획본부장과 2019년 경영기획그룹 상무를 맡은 후 2021년 부사장에 올랐다.
현재 신한카드가 기존 지불결제업의 경계를 넘어 데이터·플랫폼 기업으로 진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가 문 대표에게 거는 기대감이 높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
신한카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그는 카드업에 대한 탁월한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략기획과 재무관리, 리스크 관리, 상품개발 등 다양한 직무경험 및 전문성, 외부 규제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 변화 대응을 위한 전략적 사고 역량과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올해 신한 네트워크와 시너지를 기반으로 신한카드만의 차별화된 성장을 통해 고객과 사회에 더 큰 가치를 주는 온리원 플랫폼 기업으로 끊임없이 진화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그는 “변화와 위기 속에서 고객 중심 혁신을 통해 2023년을 더 큰 성장과 도약의 한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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