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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코 KT’ 이끌어 낸 구현모, 사상 첫 내부 출신 연임 CEO 될까?

기사입력 : 2022-12-1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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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표이사 후보심사위원회 개최…이번주 결정 날 듯
3년간 경영실적 및 기업가치 상승…KT 1노조도 ‘지지’ 표명
연임 동의 시, KT 사상 첫 내부 출신 연임 CEO
최대주주 국민연금 방향성이 관건

구현모 KT 대표가 AI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KT이미지 확대보기
구현모 KT 대표가 AI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KT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를 외치며 KT를 통신기업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온 구현모닫기구현모기사 모아보기 대표의 연임 여부가 이번 주 결정 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오는 13일 대표이사 후보심사위원회를 열고 오는 16일까지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KT 정관상 정기주총 3개월 전에 새로운 CEO 후보를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KT의 정기주총은 매년 3월에 열린다. 이달 중으로 후보를 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표이사 후보심사위원회는 구 대표의 △경영 성과 △고객·직원·임직원·주주 등 대내외 이해관계자 만족도 △기업가치 제고 △리더십 등을 평가해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당초 위원회는 지난 8일 열린 이사회에서 구 대표의 프레젠테이션 이후 연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내부적으로 의견이 갈리면서 2차 면접을 실시하기로 했다. 내부에선 일부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은 구 대표의 지난 3년간의 경영 성과와 디지코 전략에 공감하고 있어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구현모 대표는 지난달 8일 이사회에 연임 의사를 전달했다. 만일 구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KT 민영화 이후 첫 내부 출신 대표'와 '사상 첫 내부 출신 연임 대표' 두 타이틀을 얻게 된다.

구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디지코’ 전략을 강조하며,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왔다. 지난 8일 열린 프레젠테이션에서도 연임을 통해 디지코 성과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연임 의사를 밝히고 첫 공식 석상에서 기자들과 만나 “디지코 KT를 선언한 지 2년이 지났고 이를 통해 상당한 성과를 이뤘다. 매출 성장이나 사업의 성장이 과거 KT의 어떤 역사보다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주가도 취임 전보다 80% 이상 올랐다. 운동장을 넓힌 디지코 전략이 옳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KT는 올해 연매출 16조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구 대표가 취임하기 전인 2019년 KT의 연간 영업이익은 1조1596억 원, 취임 첫해인 2020년엔 1조1841억 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취임 2년차인 지난해에는 디지코 성과가 본격 반영되면서 연간 영업이익 1조6718억 원을 기록했다. 1년 만에 영업이익이 약 5000억 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2019년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영업이익이 약 41%가량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1조5387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 구 대표가 추진해 온 ‘디지코’ 사업의 비중이 전체 매출의 41%에 달한다. 업계에선 올해 KT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7000억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가도 구 대표 취임 첫해인 1월 1만9700원이었다면, 3년 뒤인 올해 5월에는 3만8500원을 넘어섰다. 시가총액도 2020년 1월 7조원에서 3년 만에 10조원으로 끌어올렸다. KT의 주가가 10조원까지 오른 것은 9년 만이다.

이어 “해외 주주들은 KT가 단순히 통신회사를 넘어 전 세계 통신회사가 따라야 할 롤모델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라며 “이러한 변화가 구조적으로 바뀌어 새로운 형태의 사업자로 변화할 수 있느냐 하는 면에서 아직 확신이 어려워 연임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KT 연간 영업이익 추이. 자료=KT이미지 확대보기
KT 연간 영업이익 추이. 자료=KT
조합원 1만6000여명이 소속된 KT의 제1노조인 KT노동종합(위원장 최장복)도 최근 이례적으로 구현모 대표의 연임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KT노조는 “구현모 대표는 10여 년만의 내부 출신 CEO로서 지난 3년 전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재임기간동안 대내외 여러가지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괄목할만한 경영 성과를 창출했다”라며 “매출과 영업이익은 의미있는 성장을 지속했고, 계속해서 내려갔던 주가도 실로 오랜만에 대폭 상승하여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올라갔고, 이러한 회사의 성장으로 인해 조합원의 근로조건도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성과가 과거 낙하산 CEO들이 단기성과를 위해 추진했던 인력구조조정이나 자산매각을 통해 고용안정을 위협하면서 달성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해 달성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구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봤다. 실제로 구 대표이 연임을 반대하는 이들 중 일부도 해당 리스크를 문제 삼고 있다. 그러나 KT는 구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해소됐다고 본다. 구 대표는 지난 6월 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사안에서 벌금형 1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KT 정관 제 5장(이사) 제25조(대표이사의 선임 등) 6항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 또는 집행유예를 받은 자가 회사의 이사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구 대표의 연임 절차에서 발목을 잡을 만한 사법리스크는 푼 셈이다. 오히려 구 대표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한 상태다.

구현모 KT 대표가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KT이미지 확대보기
구현모 KT 대표가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KT
다만, KT의 지분 10.35%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방향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KT가 올 초 열린 주총에서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지만, 국민연금이 해당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그러나 구 대표가 임기 기간 중 현대차그룹, 신한금융그룹과 교환한 지분이 지지세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KT의 지분 7.7%를, 신한은행은 5.58%의 KT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둘의 지분을 합하면 13.28%로 국민연금보다 많다.

국민연금이 반대를 행사하더라도, 나머지 주주들이 찬성한다면 구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구 대표가 연임이 되면, 디지코 전략은 물론 KT의 지주형 회사 전환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 대표는 지난 3월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지주형으로의 전환에 관심이 있다”며 “지주형 전환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고, 그렇게 되면 KT 주가는 상승할 여력이 있지 않나 보고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날 이사회가 구 대표의 연임에 동의한다면, 구 대표는 내년 3월 KT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돼 최종 승인받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만, 연임이 부적격하다고 판단될 경우 복수 후보자를 대상으로 공모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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