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시중유동성 회수를 위한 금리 상승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세계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국내 부동산시장은 지난 2년과는 확연히 다른 ‘집값 대세하락’의 터널에 진입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부동산 매매동향에 따르면 10월말 기준으로 누적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노원구(-5.13%)였다. 노원구는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폭이 9.12%로 가장 컸지만, 최근 연달아 –0.30% 이상의 가파른 하락세가 나타나며 작년의 상승이 무색할 정도의 하락을 보이고 있다. 마찬가지로 5.96%로 누적 상승폭이 작지 않았던 도봉구도 올해 –5.06%의 하락폭을 보이며 작년 상승분을 거의 다 반납한 상태다.
노원구와 도봉구는 그나마 아직까지는 하락폭이 작년 상승폭보다 크지는 않지만, 이미 작년 상승분을 반납한 것을 넘어 하락폭이 더 커진 지역들이 있다. 종로·성북·강북·서대문 등 4개 구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지역은 각각 지난해 10월말까지 3.54%·4.74%·3.74%·4.04%의 상승폭을 보였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3.97%·-4.74%·-3.84%·-4.30%로 하락폭이 상승폭을 넘어섰다.
작년 상승폭보다 올해 하락폭이 더 가파른 지역들에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공통점은 2030세대 ‘영끌족’의 접근성이 높은, 기존 서울의 중저가 지역으로 통하던 곳들이라는 부분이다.
한국부동산원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를 보면 지난해 노원구 아파트의 2030세대 매입 비중은 49.3%로 전체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도봉구 또한 2030세대 매입 비중(41.3%)이 40%를 넘겼다. 두 곳 모두 당초 2030 세대의 매입 비중이 30%에 미치지 못했던 것을 고려하면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서대문구의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비중도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으며, 강북구도 비중이 높았다.
다만 이 같은 집값과 시세 하락은 일부 ‘이상 하락거래’로 인한 착시현상이라는 주장도 있다. 서대문구에 위치한 ‘e편한세상 신촌’ 59㎡형은 약 14억원대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지만, 지난달 12억8천만원에 매매거래가 성사되며 시세보다 1억원가량 낮은 가격으로 거래됐다. 같은동 ‘DMC파크뷰자이’ 111㎡형도 시세인 13억원보다 낮은 12억원대 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지난달 서대문구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단 17건뿐으로, 극심한 거래절벽 속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한 급매물 거래가 전체 집값의 하락으로 비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현재의 거래절벽 상황에서 집값이 대세하락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을 내놓기는 이르지만, 당분간 금리를 비롯한 집값 반등 요인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움직임이 길어지고 급매물이 아닌 전체 시세 자체가 내려가는 상황이 된 다음에 대세하락이나 폭락장 등의 해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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